원숭이 사냥
상태바
원숭이 사냥
  • 남해타임즈
  • 승인 2019.08.02 11:44
  • 호수 6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충국의 시대공감

일본 벳푸에서는 재밌는 직업을 가진 이들이 있다. 이 지역에는 원숭이가 많아 관광지로 개발된 숲에 사는 원숭이들이 사람을 상대로 소매치기를 하고 특정한 장소에서 바나나, 고구마 등 그들의 먹거리와 물물교환을 한다고 한다. 원숭이가 관광객의 핸드백이나 카메라를 훔쳐 달아나버리면 이를 찾아주는 직업을 가진 이들이 과일과 고구마를 메고 산에 올라가서 원숭이와 흥정하고 핸드백과 카메라를 주인에게 돌려주는 일을 한다.
똑똑한 원숭이도 사람들에게 생포돼 일생을 재롱을 피우거나 노동을 하며 살아가기도 하는데 생포하는 방법이 재미있다. 살아있는 원숭이를 잡을 때 원주민들은 코코넛 열매에 손이 들어갈 만큼의 크기의 구멍을 내어 견과류를 반쯤 채운 뒤 원숭이 거주지에 두고 멀리 숨어 지켜본다. 사람이 사라지면 경계를 푼 원숭이가 나무에서 내려와 코코넛에 손을 넣어 견과류를 꺼내려 하는데 욕심이 많아 양손을 다 사용한다. 이때 숨어있던 원주민이 허공에 총을 쏘거나 큰소리를 내며 달려가면 당황한 원숭이가 양손 가득 견과류를 움켜지고 도망가려다가 생포되고 만다. 움켜쥔 견과류를 포기하지 못해 코코넛 열매에서 손을 빼지 못하고 생포된 원숭이는 목줄이 채워진 채 서커스에 재롱을 피우던가 아니면 사육을 당하며 인간을 대신하는 노동에 투입된다. 이렇게 영악하고 빠른 원숭이가 견과류 한 움큼에 일생이 송두리째 바뀌듯 우리의 인생도 조그마한 욕심 하나로 때론 인정하기 싫은 질투 때문에 너무 많은 것을 잃는 실수를 하곤 한다.
우리는 눈앞에 보이는 조그마한 이득에 눈이 멀어 크게 손실을 보는가 하면 그릇된 판단으로 본인의 삶마저 위태롭게 하는 실수들을 반복하며 살아가고 있는 듯하다. 원숭이의 실수는 오롯이 실수한 원숭이의 삶이 파괴되는 것으로 책임지어진다. 하지만 공동체 생활을 하는 우리 인간은 혼자의 실수가 사회 전체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그때야 비로소 우리의 삶은 더욱 안전하고 평화로우며 다수의 안정과 평화가 내 삶에 행복으로 다가옴을 알수 있다.
경제가 어렵고 일본과의 무역 전쟁까지 발발한 이때 현실을 직시하며 매일 찾아오는 수많은 견과류가 든 코코넛 통을 슬기롭게 지나치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