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조면 팔랑마을, 수협 위판장 악취 거센 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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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조면 팔랑마을, 수협 위판장 악취 거센 항의
  • 전병권 기자
  • 승인 2019.08.02 15:00
  • 호수 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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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협, 팔랑마을 지선 간이위판장 사용 7개월 초과
미조면 팔랑마을 간이위판장.

기온상승, 생선부산물 부패가속화로 악취 진동

 미조면 팔랑마을에 도착하자 심상치 않은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마을정자에 모인 팔랑마을 주민들의 표정은 어둡다. 원인을 쫓아가 보니 마을 인근 남해군수협에서 임시로 사용 중인 간이위판장 근처에 다다르니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여름철 기온이 올라가고 멸치수확량이 증가함에 따라, 멸치를 옮기며 생기는 핏물과 기름, 이름 모를 물체들이 뒤섞여 발생시키는 악취가 계속되자, 팔랑마을(이장 이재원, 어촌계장 주이래) 주민 30여명은 지난 15일 오전 10시 남해군수협 간이위판장에 모여 격렬히 항의했다.
 항의를 마치고 난 뒤 만난 이재원 이장은 "하루 이틀 참아온 게 아니다.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도 그렇고, 우리 마을에서는 남해군수협이 하는 일이라 양보하고 참아왔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악취는 독해지고 밖에서 운동하기조차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며 "악취도 악취이지만, 배수로에서 걸러지지 않은 썩은 물이 그대로 바다로 흘러간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위판장에서 바다까지 가는 배수로 초입.

2017년 12월로 거슬러가 보니
 남해군수협이 거점단지 공사로 인해 기존의 위판장을 사용할 수 없게 되자, 팔랑마을 지선에 해당하는 고등어선별장(2020년 7월까지 점사용 허가)을 임시로 1년간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며 마을에 요청했다. 이에 마을 측에서는 어떠한 대가나 보상 없이 허락했다. 그때가 2017년 12월이었다.
 주이래 어촌계장은 "당시 남해군수협에서는 거점단지 공사가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는지 모르겠지만, 공사가 끝나면 다시 본래 위판장을 사용하는 내용으로 돌아간다고 했었다. 그런데 2018년이 지나고 군수협에서는 아무런 협의도 없었다. 그렇게 지금까지 흘러왔다"며 말했고, "만약 공사가 지연되거나 잘 안 될 경우에는 우리 마을과 협의하겠다고 약속했었는데 무소식"이라고 호소했다.

팔랑마을 주민들이 원하는 것
 이재원 이장은 "주민들은 악취로 인한 피해보상이나 대가는 바라지도 않는다. 2018년이 지나고 계약기간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7개월이 될 동안 군수협에서는 아무런 협의요청이 없었고, 마을에서 항의를 할 때까지 무관심했다는 점에 화가 난다"며 "그저, 하루빨리 우리 마을에서 위판작업을 그만하고 돌아만 갔으면 한다"며 마을주민 입장을 대변했다.
 

초입을 지나 길게 뻗어 있는 배수로.
배수로에서 바다로 향하는 모습.
배수로에 생선부산물이 가득 차 있다.

8월말 공사 준공 예정, 이전 준비 빠르게 할 것
 15일 주민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남해군수협과 남해군청 환경녹지과 관계자들이 현장을 방문했다.
 항의가 끝나고 남해군수협 현장 담당자는 "멸치를 배에서 위판장으로 양류하게 되면 불가피하게 생선피가 생긴다. 올해 5월부터 날이 더워지면서 냄새가 강해진 것 같다"고 설명한 뒤 "청소를 하지 않는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이 부분은 전혀 아니다"며 "경매가 있는 날이면 매일 모터를 2개씩 돌리면서 물을 퍼내고 있고 청소를 해왔다"고 설명했고 "경매가 오전까지 진행되기 때문에 배수로로 모이는 물은 오후가 돼야 한다"며 "오전에 냄새가 심할 수 있다. 주민들께 죄송하다"고 답했다.
 마을 측이 원하는 내용을 전달하고 답변을 구하자, 담당자는 "현재 진행 중인 공사가 8월 말에 준공예정이다. 힘드시겠지만 지금보다 더 청소 관리를 하고 최대한 이전 준비를 서두르겠다"며 마을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이와 관련해 남해군청 환경녹지과 담당자는 15일 당시 상황에 대해 "배수로 안에는 위판한 흔적과 생선 유분기가 떠있었다. 날씨가 더워서 기존보다 빠르게 부패된 것으로 보였다"며 "바다로 방류되는 물질을 채취해서 검사를 의뢰했고 위판장과 관련해서는 관련법을 검토하고 있다. 검사결과와 위법사항이 확인되면 그에 따라 행정조치도 할 수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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