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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급식센터 거점으로 지역농업 전략 세워야구점숙 │ 남해농정포럼 사무국장
남해타임즈 | 승인2019.08.13 11:51|(658호)
구  점  숙
남해농정포럼 사무국장

- 나주 로컬푸드통합지원센터를 다녀와서 -

지난달 23일, 남해농업기술센터 유통지원팀의 인솔로 전남 나주시의 로컬푸드사업 현황 전반을 보고 듣고 왔습니다. 탐방에는 남해학교운영위원장님과 학교장협의회 부회장님과 교육지원청 담당직원, 여러 학교 영양사, 농정포럼 회원들이 참가했습니다. 평소라면 모일 기회가 없을 다양한 구성원들이 함께 한 이유는 단 하나, 남해군공공급식센터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입니다.
현재 이동면의 농업기술센터 부지에 남해군공공급식센터 건립 공사가 한창입니다. 학교급식이 별 탈 없이 진행되는데 왜 갑자기 행정에서 공공급식센터를 지을까? 여기에는 두 가지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하나는 아이들에게 지역의 건강한 먹거리를 공급하려는 것이고(현재는 쌀과 쇠고기만 지역농산물로 공급되고 있음), 다른 하나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공공급식에 이용해 지역농업을 살려내자는 것입니다. 이는 남해만의 고민이 아니라 전국적인 상황입니다. 서울시는 2017년부터 지역농산물로 급식을 시행하는 시군단위와 1대1 매칭 협약을 맺어서 산지의 소농 생산시스템을 지원하는 형태로 공공급식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와의 협약이 이후 전망이나 상징성으로 봐서 매우 의미있다 보니 지자체들이 경쟁도 하고, 다른 대도시도 서울시의 공공급식모델을 따르는 등 이러한 교류방식이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물론 처음 우리 지역에서 공공급식센터를 설계할 때 이러한 전국적 상황을 고려하지 못했다면 이러한 요구가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이야말로 공공급식센터를 중심으로 지역농업의 전략을 새로이 수립할 절호의 기회입니다. 올여름 마늘값 폭락사태에서도 드러나고 있지만, 지금의 농업문제는 어떻게 손을 써야 할지 모를 절망적인 상황입니다. 1990년대 농업시장을 개방하면서 규모화, 기계화, 전업화로 승부를 걸겠다던 농업정책의 결과가 결국 이렇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더욱 큰 문제는 10년 후의 남해농업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도, 책임지지도 않은 채 농민들만이 그 참담한 결과를 감당하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도 일부 농민들과 전문가들은 로컬푸드라는 이름으로 지속가능한 농업을 꾸준히 고민해왔고 그 성과는 이제 푸드플랜(먹거리전략)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또 공공급식은 지역 먹거리전략과 궤를 같이하면서 지역농업에 다소나마 희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단작화·규모화되면서 대부분 외지 농산물로 채워지는 아이들의 밥상을, 소농들이 생산한 다품종의 지역농산물로 채우자는 것입니다. 이렇게 아이들의 밥상과 지역농업을 동시에 엮어 지역 먹거리전략을 수립해온 선진 나주의 경험을 배우고자 하는 것입니다. 나주 견학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지역농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나주로컬푸드지원센터를 운영한다는 것입니다. 나주시가 운영하는 로컬푸드직매장과 농산물가공센터는 그동안의 정책적 지원에서 소외된 소농들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가공하고, 서울시 학교급식에도 납품하고 있었습니다.
남해군은 학생 수가 점점 줄고 있습니다. 그러니 급식 납품으로 무슨 농업의 대안이 마련되겠나 하는 우려가 앞서겠지만, 그러니 새로운 대안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기왕에 건립되는 공공급식센터를 지역 먹거리전략 수립의 거점센터로 운영하여 당장의 학교급식은 물론 종래에는 마을급식도 남해농산물로 채우고, 남는 농산물은 인근 대도시의 공공급식으로 납품할 계획도 세워야겠지요. 그러자면 우리지역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행정 담당부서도 확대 개편하고, 무엇보다 소농들을 조직해서 같이 준비해야 합니다. 학부모는 물론 지역의 소비자들도 농업과 먹거리를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길러야 합니다. 새로 진입하는 귀농인들이 텃밭농사로도 일정한 수입을 낼 수 있도록 희망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이렇듯 공공급식센터를 운영하는 것은 학교급식을 납품하는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지역을 바꿔낼 수 있는 매우 중차대한 전략적인 문제입니다. 때문에 공공급식센터의 운영계획에서부터 지역민과 농민, 행정의 협치를 우선에 놓고 지자체가 결심한다면 우리지역에도 소박하지만 확실한 미래가 만들어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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