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시간과 싸우는 택배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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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시간과 싸우는 택배기사입니다
  • 전병권 기자
  • 승인 2019.08.19 10:01
  • 호수 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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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 모르는 택배기사의 하루

8월, 남해군은 최고온도 35℃(5일)까지 오르는 날씨 속에서 비 오듯 땀 흘리며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는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고, 때로는 행복을 전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그 이름 택배기사. 택배를 주고받는 발송·수령인 입장에서는 "왜 당일배송, 제 시간에 배송이 지켜지지 않는지, 택배기사에게 전화해도 잘 받지 않는지" 등 불만이 많이 있을 것이다. 남해군에서 가장 많은 택배물량을 소화하는 CJ대한통운택배에 취재요청을 했고, 택배와 관련해 평소 궁금했던 점들을 현장에서 전달한다. <편집자 주>
 

간선차량이 도착하자 모든 택배기사들이 각자에게 해당된 물량을 분류하는 모습이다. 박 소장에 따르면, 다른 택배사에는 물건을 보내는 레일과 선풍기조차 없는 곳도 있다고 한다.

하루 평균 배송물량 기사 1인당 230개


9일 오전 11시 30분
CJ대한통운 경남남해대리점 터미널

 남해군 전역으로 배송될 택배들을 싣고 큰 화물차 한 대가 들어온다. 전쟁이 시작됐다. 대기하고 있던 택배기사 10명과 아르바이트생 까지 모두 분주히 자신의 위치로 간다. 화물차가 싣고 온 물량은 하루 평균 2300여개. 택배기사 10명이 230개씩 배송한다고 보면 된다. 물량이 적을 때는 2100개에서 많을 때는 2500개를 넘는다고 한다.
 이미 상자와 물품들을 하차하는 역할을 맡은 사람들과 10개 읍면으로 지정된 택배기사들이 레일을 바라보며 각자의 물품에 바코드를 찍고 자신의 트럭으로 옮긴다. 그렇게 소요된 시간은 평균 1시 30분. 오전 12시, 오후 1시가 돼서야 기사들은 배달할 곳으로 나선다. 그런데, 일과가 끝난 것처럼 땀에 젖어있다.

평균 10시간 이상 근무
 아침 겸 점심식사를 마치고 각자 배정된 차량을 몰고 남해군 10개 읍면으로 배송을 나서는 택배기사들. 배달을 마쳐도 일과는 남아있다. 이들은 배달 중 고객들이 다른 지역으로 보낼 물건들을 전달받고, 대리점으로 발송할 물건들을 집하, 상차작업까지 해야 모든 일과를 마친다. 시계바늘은 밤 10시나 11시를 가리킨다. 물량이 적은 날에는 밤 8시에 퇴근할 때도 있지만 대체로 10시 이후가 퇴근시간이다.
 
 

박상태 CJ대한통운 경남남해대리점 소장이 무거운 물건을 자신의 트럭으
로 옮기는 모습이다. 배송하기 전 이미 땀으로 샤워하고 얼굴이 붉어졌다.

택배기사 지원자는 얼마나
 현재 10명의 택배기사가 근무하지만 모두 근로시간이 많기 때문에, 인력을 더 고용할 수 없는지에 대한 의사를 물었다. 박상태 소장은 "택배기사 일과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모르고 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만나서 이야기 해보면,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고 "시간에 쫓겨 일하지만 교통사고 없이 잘 해오고 있다. 현재 호흡도 잘 맞다"고 답했다.
다른 지역보다 남해군에 택배가
늦게 도착하는 이유
 박 소장은 "화·목·금·토요일은 평균 오전 11시부터 12시 사이에 간선차량 1대가 도착한다. 물량이 가장 많은 날인 수요일은 시간대가 비슷하더라도 간선차량이 2대가 오기 때문에 물량이 평균 4500개에 이른다. 월요일은 물량이 적은 편이라서 남해에 간선차량이 도착하면 오전 9시나, 9시 30분이 된다"고 설명했다.
 각 지역에서 보내진 택배들을 실은 여러 차들은 물량이 많은 도시에 먼저 도착하고, 그 뒤에 농어촌 순으로 도착한다. 남해군의 경우, 간선(幹線: 주요 도시를 연결하고 교통의 동맥이 되는 도로나 철도)차량은 대전광역시에서 출발해 이곳 터미널까지 온다.
 참고로, 모든 택배사가 CJ대한통운과 같은 시간대에 간선차량이 도착하지는 않는다.
 
힘든 점은
 박 소장은 "요즘 날씨에 무게도 제각각인 택배물품들을 운반할 때는 숨이 찰 때가 많다. 그래서 고객분들과 통화하는 경우에는 목소리 톤이 올라갈 수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고객들이 택배기사들이 불친절하다는 것으로 오해하시는 경우도 있는데, 결코 그런 것이 아니다"며 양해를 구했다.
 
자유롭게 하고 싶은 말
 끝으로 박 소장은 "우리는 항상 시간과 싸우고 있다. 시간이 모자라다보니 밤까지 물건을 배송한다. 그래서 우리는 뛰어다녀야 한다"며 "고객과 기사가 1대1 전담 시스템이 아니고 수백 명을 상대로 배송해야 되기에, 우리 기사들에게도 최대한 서비스업 관련 교육을 한다. 배송이 조금 늦어지더라도 넓은 마음으로 택배기사들을 배려해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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