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천장(爪甲穿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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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갑천장(爪甲穿掌)
  • 남해타임즈
  • 승인 2019.08.19 16:15
  • 호수 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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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기 │ 창선고 교장

爪 : 손톱 조     甲 : 손톱 갑     穿 : 뚫을 천     掌 : 손바닥 장

손톱이 손바닥을 뚫는다는 뜻으로, 굳게 결심을 실천하여 자기의 목적을 달성하기까지 의지를 굽히지 않는다는 말.

조갑천장은 조선시대 역대 인물들의 전기·일화 등을 뽑아 엮은 책인 `대동기문(大東奇聞)`에 나오는 말이다.
조선 중종 때에 양연(梁淵)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양연은 어려서는 성품이 월등하게 뛰어나서 세상의 물정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의지대로 행동하고 학문에 힘쓰지 않았다. 나이 40살이 되어서야 비로소 학문에 뜻을 두어 공부를 시작했다.
발분망식(發憤忘食)하며 학업에 정진하기로 결심하고 왼손을 꽉 쥔 채, "문장의 대가(大家)가 되지 못한다면 절대로 손을 펴지 않으리라"고 맹세했다. 그리하여 북한산 중흥사(中興寺)에 들어가 글을 읽게 되었는데, 일 년 남짓 학문의 이치(理致)를 깨닫고 시를 짓는데 격조도 맑고 고아한 경지에 이르렀다.
양연이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오르던 날, 그제야 꽉 쥐고 있던 왼손을 펴보니까 손톱이 손바닥을 뚫어버렸다. 이 일화에서 나온 말이 `조갑천장(爪甲穿掌)`이다. 손톱이 자라서 손바닥을 뚫었다는 말이다. 이후 `독한 결심`을 할 때를 일컬어 `조갑천장`이라고 부른다. 범인(凡人)들은 처음에 다짐했던 결심이 시간이 지날수록 희미해져 가는 것을 대부분 느낄 것이다. 이는 처음부터 너무 거창한 목표를 세웠거나 혹은 자신의 의지력이나 주변 환경이 변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치밀한 계획을 세우지 않았기 때문으로 변명에 불과하다. 큰일을 이룬 사람은 시작하기 전에 면밀한 분석과 계획으로 손바닥까지는 뚫지 않더라도 피나는 노력을 기울인 사람이다. 어떤 일의 성공여부는 여러 변수가 있겠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요소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강인한 의지에 달려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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