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을 둑이 따라가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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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을 둑이 따라가서는 안 된다
  • 남해타임즈
  • 승인 2019.08.19 16:30
  • 호수 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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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국의 시대공감

과거 비가 오지 않으면 왕이 기우제를 지냈다. 국민은 가뭄의 원인이 나라님의 부덕으로 몰아 세울 때 대신들은 여론을 잠재우려 왕에게 기우제를 지내게 하고 비가 오면 그만이고 혹여 내리지 않으면 누군가를 탄핵해 책임을 회피하게 했다. 그때는 과학이 발전하지 못했고 국민이 무지해 잘못인 줄도 몰랐다.
배움의 수준이 세계 최고수준이고 지능 또한 최고인 작금의 우리지만 연쇄살인사건이라도 일어나면 책임을 물어 경찰청장이 옷을 벗는다. 청장의 능력과 애국심, 청렴은 그를 지키지 못한다. 그의 임기 중 사회가 큰 사건 없이 무탈한 것이 공직 생활을 결정짓는 유일한 요소처럼 보인다.
빠른 사회발전은 법과 제도를 급히 변하게 만들고 혹여 여론이 양분되는 사건은 옳고 그름을 떠나 논쟁에 표류하며 적정한 시간을 넘겨 국민감정의 골을 깊게 만든다. 그중 세법과 소방법의 변화는 자고 나면 바뀌어 많은 이를 당황시키는데, 일을 처리하는 공무원의 자세가 민원인을 더욱 힘들게 하는 실정이다.
지금은 오폐수처리가 전용 설비를 두고 처리장에서 모아 일괄적으로 걸러 정리함으로써 모든 하천이 살아났지만, 예전엔 건물에 정화조를 묻어 하천으로 흘렀다. 당시 정화조 법이 급변할 때 대부분의 기존의 건물은 지하에 정화조를 묻어 두었기에 건물 내 사업장의 용도를 변경하지 못해 사업에 혼선을 빚어 힘들어했다.
포항의 지진, 야영장과 노래방의 화재 등 일련의 사건은 건축물 관리법을 크게 변화시켰다. 당연한 변화임에도 많은 이가 불편한 건 우리나라 건축물 대다수가 예전에 지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시절 건물을 현 법률에 적용하니 많은 위법이 발생하고 있다. 공무를 집행하는 이가 규제, 관리하는 책무를 맡으니 왠지 군림하는 느낌이다.
법이 급히 바뀌어도 따르고 시정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지만 일을 처리하는 공무원의 자세도 적발과 시정명령에 앞서 계몽과 홍보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정부와 공무원의 존재 이유는 국민 위에 군림이 아니라 보호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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