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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남해 아름다운 자연이 준 선물, 사진을 찍는 원동력오지여행 전문 사진작가 이해선 향우
하혜경 서울주재기자 | 승인2019.09.16 18:03|(662호)

티벳 인도 라다크 등 오지 찾아다니며 사진 촬영

아름다운 고향 남해는 수많은 예술가를 배출한 고장이다. 아름다운 풍광은 서정을 불러일으키고 그 자양분은 남해인들 마음속에 켜켜이 쌓여 범인(凡人)으로 태어난 사람들 마저도 예술가로 변신시키는 거름이 되곤 했다. 지난달 군향우회 만찬 행사에 뜻하지 않게 만난 고향 출신 사진작가 이해선 향우도 바로 그런 사람이다. 평범한 삶에 우연히 찾아온 사진예술. 발 앞에 놓인 인연을 하나씩 쫓아가다보니 어느새 우리나라 `오지여행전문 사진작가`로 인정받는 예술가가 됐다는 이해선 향우. 평소 강연과 글쓰기를 통해 여행 경험을 나누는 이 향우를 지난달 26일 판교노인복지관에서 만났다.

책 한권으로 시작된 사진과의 인연
1952년 미조면 송정리 바닷가에서 태어난 이 향우는 경기도 안성에 정착했다. 중앙대 문예창작과에 다니던 조카가 빌려온 `사진책` 한 권이 그녀의 삶을 바꿨다.
"사진보다 글쓰기에 관심이 있었는데 조카가 사진과 수업을 들으며 빌려온 사진책을 보고 사진에 관심이 생겼다. 그 후 동아일보 문화센터에 등록해 좀 더 깊이 사진을 배웠다. 그 때 강동문 교수님을 만나 작업실을 찾아다니며 암실작업부터 배우기 시작했어요"
안성에서 서울까지 짧지 않은 거리를 오가며, 사진을 배우는 즐거움에 힘든 줄도 몰랐다는 이 향우. 
"제가 사진을 찍어가면 교수님이 제 사진을 보고는 인문학적 영양분이 많다고 칭찬해 주셨던 기억이 나요.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교수님께 배운 사진이 지금의 저를 키워준 시간이었다"

92년 대학로에서 첫 전시 잔잔한 파장 일으켜
91년 유럽여행을 다녀온 후 그해 겨울 인도에서 트럭을 타고 한 달 동안 여행을 하며 찍어온 사진이 그녀에게 `오지여행 전문 사진작가`라는 타이틀을 얻어줬다. 이 향우는 "당시 흑백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다녀온 후 교수님께 보여드렸더니 전시회를 권하셨어요. 전시장소도 직접 연결해 주셨는데 대학로 바탕골 미술관을 1주일 가량 빌려 첫 전시회를 열었다"고 말한다. 그때가 1992년 이었다.
전시회 반응은 호평일색이었다. 특히 대학로 주변 연극인, 문학인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황금찬 시인은 그녀의 사진전을 두고 "인도의 낯선 시간을 담아냈다"고 극찬했다고 알려졌다.
전시회 성공 후 잡지사와 신문사에서 사진 요청이 쏟아졌다.
다음해인 93년 아프리카 종단에 참여했다. 한 중앙일간지가 기획한 여행에 사진작가로 결합했다가 돌아와서는 특집 글까지 적었다.
"문창과 나온 조카가 신문에 싣는 글은 `중학생이 이해되는 수준`으로 적으라고 귀띔해 주길래 쉽게 풀어서 작성했다. 원래 글을 쓰기로 했던 사람이 여행 후 못쓰겠다고 빼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글과 사진을 함께 싣게 되었다"는 이해선 향우.

남해·진교를 운행하던 남흥여객 버스가 미얀마 시트웨에서 만달레이를 달리고 있다.

미얀마에서 만난 `남흥여객 버스`
고향에 온 듯 편안해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아프리카를 가리지 않고 여행을 다니던 시절 고향과 연관된 특별한 기억을 잊을 수 없다. 바로 미얀마에서 불탑 사진을 찍기 위해 버스를 타고 20시간 넘게 이동하던 날이었다. "미얀마에는 우리나라 버스들이 많이 들어와 있어요. 그런데 하필 그날 내가 탄 버스가 바로 `남흥여객` 버스였던 거예요. 반갑기도 하고 약간 소름이 돋았어요. 내가 이 버스를 타고 고향을 방문했을 텐데. 먼 이국에서 만나니 얼마나 반갑던지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특히 이 향우는 "세계 아무리 예쁜 풍경을 봐도 남해보다 더 아름다운 곳을 보지 못했어요. 그리스의 아름다운 해변보다 장담하건데 남해의 물미도로 해안선이 훨씬 더 아름답다"고 말한다. 그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하는 추억이 오늘도 사진을 찍게하는 힘이 된다는 이해선 향우.

유배문학관 개관 전시회 수익금은 장학금 기탁
이 향우는 고향 유배문학관에서 전시회도 열었다. 남해군이 장학기금조성을 위해 제안한 전시회에 그녀가 흔쾌히 응했던 것이다. 하지만 직접 그 전시회에 참석하지는 못했다. 전시회 준비 중 척추뼈가 4개나 골절되는 교통사고를 당한 것이었다. "저 없이도 전시는 잘 마무리돼서 수익금을 장학기금으로 전달해 기뻤어요. 언젠가 기회가 닿으면 다시 한 번 작품과 함께 고향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는 이 향우.
요즘 이 향우는 `아름다운 노년의 삶`을 주제로 여행에서 깨달은 이야기들로 강연을 주로 다닌다. "행복한 삶이란 꼭 물질이 풍요로운 삶은 아니라는 걸 오지를 여행하며 느낀다. 30~40년 전 우리의 모습을 닮은 오지 사람들에게는 물질이 주는 풍요가 아니라 마음이 풍요롭다. 우리가 잃어버린 그 기억을 찾아낸다면 훨씬 더 아름다운 노년의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이해선 향우는 말한다.


하혜경 서울주재기자  ha-nul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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