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건 그때일까? 그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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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건 그때일까? 그대일까?
  • 남해타임즈
  • 승인 2019.09.25 16:15
  • 호수 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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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국의 시대공감

벗들과 점심식사 후 카페에 앉아 커피 한잔과 지난 얘기로 담소를 나누고 있는데 카페 벽면에 걸린 `그리운 건 그때일까? 그대일까?`라는 글귀가 시선을 잡는다.
지나온 날들의 추억에 잠시 머물다 벗들에게 물었다. 넌 그리운 게 그때니? 아니면 그대니? 화두가 정해진 듯 모두 생각에 잠기다가 한마디씩 거들기 시작했다. 첫사랑이 그립다는 이, 세상근심 없이 물장구치던 시절이 그립다는 이, 각자의 추억을 공유하며 이야기에 몰두했다. 각자의 추억과 그리워하는 것들이 다들 비슷하다 공감할 때 지금 첫사랑을 만나면 예전 같을까? 자연스레 화제가 전환되자 중년의 그녀는 상상하기 싫다며 다들 고개를 저었다. 기억 속 앳되고 순수한 그녀이기에, 의리를 위해서는 뭐든 할 수 있다고 말하던 소년들이기에, 지금도 그리워하고 추억하며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공감 후 우리는 그때의 그대가 그리움과 추억의 대상이며 둘이 붙어있어야만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 `우리의 지난 지도자들 또한 그 시절 나름의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난했던 시절 박 대통령은 다른 것은 몰라도 경제개발만큼은 크나큰 성과를 만들었고 기성 특권층의 권위에 만민이 평등하다는 원칙을 둔 노무현 대통령은 스스로 권위를 낮춤으로 개혁을 주도한 사실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가난한 시절 먹고 사는 것이 숙제였던 노년층에게 잘 살게 해 주겠다는 대통령이 영웅일 것이며 부당한 차별과 개혁을 꿈꾼 젊은 세대는 개혁을 실천한 대통령이 위인일 것이다. 그때 그 시절 고통을 함께 느껴보지 못한 이가 업적은 당연하다 말하고 부족했든 인권을 빌미로 또 스스로 권위를 버린 지도자에게 위엄 없음을 꾸짖는 이중 잣대로 항상 누군가를 비방하는 우리는 과연 어느 정도 자격을 갖췄나 궁금하다.
세월이 흐른 후 자식 세대가 우리를 추억할 때 즐거운 회상이 될 수 있도록 깊은 사고와 처신으로 멋진 그때의 그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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