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회복이 먼저 이뤄져야 정의와 평화가 실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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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회복이 먼저 이뤄져야 정의와 평화가 실현됩니다"
  • 김수연 기자
  • 승인 2019.11.07 17:02
  • 호수 6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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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김일광 `동그라미` 대표

28일 창립한 회복적 정의 실천과 평화로운 공동체를 위한 `동그라미` 초대 대표에 김일광 마을교사가 선임됐다. 김일광(57·삼동 지족) 씨는 올 3월부터 5월까지 4회에 걸쳐 회복적 정의에 대한 기고문을 본보에 연재하며 남해 군민들에게 그 개념을 알린 데 이어 올 여름에는 자택을 동그라미 센터로 리모델링했다. 그가 사재까지 출연하며 이 운동에 적극 나서게 된 계기와 앞으로의 활동이 궁금해 만나봤다. <편집자 주>

회복적 정의는 무엇이며 왜 필요한가? = 우리 사회는 응보적 사회다. 잘못하면 반드시 벌을 받는다고 교육받고 실제로 그래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실질적인 피해자는 늘 소외되거나 2차 피해에 노출된다. 이것은 진정한 정의가 이루어진 사회가 아니다. 무엇보다 피해자를 회복시켜야 정의가 진정으로 이루어지는 거다. 피해자가 회복되게 하고 가해자도 거기에 동참해서 어울려 공존할 수 있을 때만이 평화로운 공동체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동그라미`의 활동 계획은 = 교육청과 학교와 연계해 교육활동을 주로 하지만 마을과 지역사회로 범위를 넓혀 평화로운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게 목표다. 갈등 및 분쟁 조정 활동도 한다. 우리 중에서 갈등분쟁 조정 전문가 자격증 소지자가 3명이다. 회복적 경찰활동도 시작할 예정이다. 어떤 문제로 법원에 가기 전에 먼저 조정하고 해결하는 일이다. 올해 초 경기도가 경찰청과 협약을 맺었고 내년부터는 전국적으로 확대실시한다. 남해도 우리가 있어서 그런 활동을 할 수 있는 지역에 포함됐다. 남해 경찰서에도 지원할 준비를 하고 있다.

회복적 정의 실천운동에 참여한 계기는 = 부산에서 태어나 30여 년을 부산에서 살았다. 열병합발전소에 들어가 근무하던 중에 건강이 나빠졌다. 요양차 남해로 내려왔다. 외가와 친가가 모두 남해다. 남해에 온 지 25년 됐다. 온 지 10년 정도 지나 몸이 회복된 후부터 마음을 회복하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됐다. 4년 전부터 비폭력대화와 회복적 정의를 공부했다. 이후 이걸 통해 삶을 나눌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직접 남양주 본 센터에 가서 1,2차 교육을 받고 서클 진행자, 분쟁 조정자 과정까지 마쳤다. 그러던 차에 경남 교사들의 모임에서 회복적 생활교육을 하는 교사들과의 교류가 시작됐다. 그들과 만나던 중에 남해에도 마을교사 양성과정이 작년부터 시작됐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나섰다.

자택을 `동그라미` 센터로 만들었는데 = 올여름에 아내(백경애·57)와 함께 직접 페인트칠도 하고 리모델링을 해서 센터로 만들었다. 1층을 마을도서관이자 무료카페로 개방할 계획이다. 여기 상주하며 찾아오는 사람들과 대화하고 갈등과 하소연도 들어주려고 한다. 아내도 학교 교사이면서 교육도 같이 받고 활동도 같이 하고 있다. 젊은 시절부터 사람들과 뭔가 나누고 살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 집을 센터로 리모델링하면서 그 꿈이 실현되는 느낌이 들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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