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축제, 성장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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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축제, 성장통이 필요하다
  • 남해타임즈
  • 승인 2019.11.08 16:15
  • 호수 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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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필 │ 공유경제남해연구소장

매년 남해군의 10월을 축제로 뜨겁게 달구는 남해독일마을맥주축제(이하 맥주축제). 맥주축제는 남해군을 넘어 경상남도에서도 인정하는 경남 대표 축제다. 올해는 다행히 태풍이 일찍 비켜가 축제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지금 시점은 축제 분위기에서 충분히 벗어났기에, 과거 다른 지역에서 축제를 기획하고 연출했던 나의 경험을 살려 아쉬웠던 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남해군 축제 중 가장 많은 예산이 드는 맥주축제는 아쉽게도 축제진행 사업체를 남해군이 아닌 창원업체로 입찰해 매년 진행하고 있다. 남해군의 예산을 다른 지역에 사용하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다. 축제를 운영하는 업체가 다른 지역이더라도 남해군 업체에게 일정 역할을 줘서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도 종종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 경험들을 쌓다보면 몇 년 후에는 남해군 업체도 전적으로 축제를 담당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본다.
물론 남해군 업체가 이런 큰 축제를 치르는 데 전적으로 소화하기엔 부담감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해군 업체들도 역량을 강화하고 교육을 받는 등의 준비를 해야 된다.
축제의 내용은 지난 축제와는 차이가 없어 보인다. 이는 도시의 큰 업체가 축제를 기획하고 진행한다고 했지만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이러한 한계를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옥토버페스트에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맥주축제가 시작된 독일의 맥주축제를 매년 내지 격년이라도 보고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은 남해군화시켜야 한다.
축제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중앙무대가 아닌 독일마을 곳곳에서 부스 이외에도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필요했다. 또한 거리 퍼레이드라도 독일마을 메인도로에서 중앙무대로 들어가는 것뿐만 아니라, 독일마을 골목으로 돌며 축제 전체를 느낄 수 있게끔 했으면 어땠을까? 또 운영사무국의 사무국장을 조직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부스 행사 관리자와 출연자 관리자 등 중간 관리자들을 적극 활동시켰다면 좀 더 유연한 축제진행과 완성도 높은 체계를 가질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많은 참여 부스업체들이 있었지만 어디서 무슨 내용을 즐길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기에는 좀 멀어보였다. 부스들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도 추가됐으면 하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태풍으로 인해 홍보물은 미리 인쇄돼 수정이 안 되면 현장에서 배치도 실사간판이라든지 진행자가 참여 부스업체들 한 번씩 소개해 주는 것도 좋을 듯하다.
좀 더 멀리보자면, 맥주축제의 명성이 높아지는 만큼 장애인들에 대한 배려도 필요해 보인다. 인도나 도로, 셔틀버스, 화장실 등 지체장애인이나 시각장애인 등 장애인들이 축제를 즐기기에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는 축제기간뿐만 아니라 평소의 독일마을을 관광하는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갈수록 배리어프리(Barrier Free: 고령자나 장애인들도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제도적 장벽을 허물자는 운동)에 대한 인식이나 법률이 강화되는 만큼, 장애인들도 마음놓고 즐길 수 있는 맥주축제가 된다면 그야말로 성숙한 축제로 거듭나고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맥주축제는 갈수록 성장하고 있지만 성장통이 더 필요한 어린아이와 같다. 내년이면 열 살이 되는 축제가 무럭무럭 잘 자랄 수 있도록 많은 이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맥주축제의 큰 장점은 경남뿐만 아니라 외국인과 서울·경기·충청 등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참여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맥주축제는 남해군민의 주민잔치가 아닌 전국 단위 축제로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명성에 걸맞게 수정·보완되는 열 살의 맥주축제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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