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는 사원이 출판인쇄 중심, 남해 옛 절터 발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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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는 사원이 출판인쇄 중심, 남해 옛 절터 발굴해야
  • 김수연 기자
  • 승인 2019.11.29 10:47
  • 호수 6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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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경 심포지엄 3
`대장경과 일연 그리고 남해` 토론에서 다양한 질의응답
"분사도감은 관청 아닌 관직, 직접적인 유물유구는 없을 것"

팔만대장경의 고향 보물섬 남해 학술심포지엄 `대장경과 일연 그리고 남해`를 정리·요약하는 세 번째 시간. 최영호 동아대 교수가 좌장으로, 배상현 신라대 교수, 임종욱 박사(동국대), 고상현 박사(조계종 교육원)가 토론자로 나서 종합토론을 벌였다. <사진> 세 토론자의 토론문을 참조해 이날 나온 질의응답을 정리해봤다. 고상현 박사의 `제언` 부분은 다음호에 소개한다. <편집자 주>

 

"대장경판각지성역화사업,  남해군과 대장경연구자들이 함께 해나가야"
 최영호 교수 : 남해지역의 대장경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는 오랜 과제다. 남해에서 판각했다는 핵심적인 근거는 아무것도 없다. 룗종경록룘의 간기에 남해라는 명칭만 있다. 그 당시 활동인물 2명과 두 사람의 유적 중심으로 발굴조사가 이뤄졌다. 정안과 일연 이와 관련한 정림사 위치, 고고학적 발굴 성과 설명이 아직은 부족하다. 남해가 정말 판각지로서 모습을 갖추는 데 문제제기가 더 필요하다. 아직까지 남해에는 답이 없다.
 
 배상현 교수 : 발표자는 정안의 활동을 하동과 남해로 구분하고 있는데 이러한 구분이 분사대장도감의 활동과는 어떤 연관이 있는가. 또 `사제 중심의 활동`이라고 했는데 마치 대장경 조성이 사제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 아닌가.
 
 최연주 교수 : 정안이 두 번 낙향했는데 그중 남해에서의 활동 중심으로 얘기했다. 철저한 문헌적 검토를 통해서 했다. 활동영역을 달리 본다면 남해·하동 넘어 남해안 일대를 행동반경으로 볼 수 있다. 각성사업을 중심으로 해서 구분한 것이다.
 
 배상현 : `고종 30년에 분사도감판이 산출되기 시작한 연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고려대장경 각성사업과 정안의 불전 간행은 상호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또 이른바 `정안 불전`의 각성인들 가운데 상당수가 대장도감 조성 참여자와 겹치고 있다. 
 
 최연주 : 도감은 기구의 성격이 아니고 사업유지를 위한 위원회나 담당관청이었을 것이다. 대장이나 외장이나 중요성이 같다. 외장에서 판각된 각판이나 각수도 동격으로 봐줘야 한다.
 
 배상현 : 룗고려사룘 열전에 정안에 관한 기사를 보면 `불사가 크게 번거로워 한편에서는 싫어하고 괴로워했다`고 나온다.
 
 최연주 : 고려사에서 어려워하고 불편해했다는 내용은 해인사 대장경을 포괄하는 것이다. 대장경 만드는 사람들을 `심작`이라고 표현한다. 열심히 판각을 했다고 나온다. 수고한 사람들의 기억도 함께 가져가야 한다.
 배상현 : 토론자는 고려대장경 판각지에 대한 연구는 서지적 차원을 넘어서는 전방위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남해라는 지역적 특성을 적극 감안해 `네트워크` 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접근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국가(중앙)-지방(남해), 지방(남해)-지방(하동, 진주, 남해 등), 그리고 계수관을 둘러싼 지방사회의 내적 연관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최연주 : 이 부분은 남해군 전체, 대장경 연구자들이 함께 해나가야 할 방향이라 본다.
 

2019 팔만대장경 학술 심포지엄 참석자들이 진지하게 토론 내용을 들으며 자료집을 보고 있다.
2019 팔만대장경 학술 심포지엄 참석자들이 진지하게 토론 내용을 들으며 자료집을 보고 있다.

"망덕사지, 성산성, 정안궁터 등 훼손 전 발굴 시급하다"
 임종욱 박사 : 간기 형태가 다양해서 분사도감이 여러 군데 설치됐을 거라고 추론한다. 분사도감이란 말은 모든 간기에 들어간다. 조각방식의 의미인 `중조`, `개판` 등도 분사도감이 나뉘어 있다고 볼 만큼 큰 차이는 아니지 않은가.
 
 최연주 : 정미세 고려국 대장도감 1유형으로 나온다. 분사도감은 여러 종류가 나온다는 것이다. 그게 6가지 유형으로 나뉜다고 본다. 대장도감과 대비했을 때 여러 분사도감이 있었다고 하는 것이다.
 
 임종욱 : 일연선사가 제자들을 먼저 보내 판각을 시킨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일연선사의 제자들의 판각 시점은 다양하나 1243~45년에 집중돼 있다.
 
 김봉윤 향토사연구위원 : 일연 문도들이 참가했다지만 언제부터 문도가 됐는지는 특정할 수 없기 때문에 확신할 수 없다. 판각하면서 제자가 됐을 수도 있다. 최연주 교수의 주제 발표 내용을 보면 분사도감에서 65%가 판각된다. 그중 1243~45년에 전체 55%가 판각된다.
 
 최영호 : 분사도감의 다양성, 판각공간의 다양성은 여러 군데, 여러 지표를 통해 알 수 있다. 동방, 중방 등 판각 공방 지표는 여러 공간으로 다양하게 나올 수 있다. 판각공간이 다양하게 존재한다는 건 여러 근거들이 있다. 가지산문 계통이 여기 참여했다. 이때 100% 일연의 제자, 문도는 아니다. 종파를 봐야 한다. 참여한 분들은 화엄종, 천태종 등이 다양하게 다 참여한다.  
 임종욱 : 글자가 다른 제자들의 이름을 열거했는데 이름이 달라진 이유는? 문자에 얽매이지 않는 불가의 흐름이 반영된 게 아닌가.
 
 김봉윤 : 동일인인지 문제는 알 수 없다. 일연문도의 판각 참여에 불교계 전체가 참가했을 거다.
 
 최영호 : 동음이자는 일반화돼 있다. 고려서적이나 조선 서적에도 나온다. 같은 지문에서도 동음이자는 나온다. 일반적으로 한 사람이 앞뒷면을 판다. 동일인이 파는데 앞뒤가 차이가 있는 건 거의 동일인으로 볼 수 있다. 많은 기준지표가 있다.
 
 정영란 군의원 : 최연주 교수는 분사남해대장도감의 비밀을 밝혀줄 결정적 유물이나 유구가 없어서 판각지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씀했다. 결정적 유구나 유물은 무엇일까.
 
 최연주 : 분사남해대장도감의 비밀은 룗종경록룘 17권 간기에 대한 것이다. 조각도나 경판 조각이 나오면 좋겠으나 어떤 유물, 유구를 지칭하는 게 아니고 분사남해대장도감이 어디에 있었나, 어떤 규모냐를 밝혀줄 만한 것을 말하는 거다. 6년간 판각하면서 분사도감 전체 판각량의 20%밖에 안 된다. 판각보다는 물적 자원의 조달에 많은 비중을 두지 않았을까 추정한다. 분사라는 용어는 고려시대의 분사제도라는 게 있다. 분사는 분점의 기능이다.
 
 최영호 : 유물유구가 발견될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이다. 분사도감은 기존 체계에서 관료의 겸직 체계이다. 관찰사로 내려와 분사도감 직을 맡아서 하는 거라 관청이 존재하지 않는다. 판각 공간은 사원체제에서 활용해 사원체제에서 나온다. 도감과 사원의 차별성이 나온다. 대장도감은 조선 태조 때까지 존재하다 이후에 없어진다.
 
 정영란 : 대장도감에서 나온 판량과 분사남해대장도감에서 나온 판량이 동시에 나왔는데 두 장소가 다른가 아니면 동일한 것으로 봐야 하는가.
 
 최영호 : 필사한 시점이냐 경판을 완성했을 때의 시점이냐의 문제인데 두 가지가 다 해당된다. 왜냐하면 간기 부분을 보면 상감기법으로 떨어진 것은 판각시기에 잘못해서 고친 거다. 필사와 교정을 했다는 거다. 종이 생산은 고려시대 지소가 있다. 종이 만드는 곳이 별도로 있기도 하고 사원 내 사가에 조직이 있기도 하다. 고려시대 출판인쇄의 중심틀의 하나가 사원이다. 판각장소가 쉽게 발견되지 않는 이유가 기존 사원 조직을 활용해서다. 지소뿐 아니라 먹소, 도구 만들고 나무 베기 등 모든 기술은 사원이 가지고 있었다. 조선 초기까지 존재했다. 해인사는 1954년까지 그런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문제보다는 사원의 기존 수공업 체제를 봐야 한다.
 
 정현옥 군의원 : 현실적인 이야기다. 현재까지 발굴조사가 고현면에 한정돼 있었다. 많은 토론과 심포지엄을 통해 이론적으로 완성됐다면 이 작업을 끝까지 해야 한다고 본다. 행정과 의회가 도와야 할 사항으로 발굴할 곳을 제시해 달라.
 
 김봉윤 : 대사에 있는 망덕사지는 시굴만 하고 발굴은 못했다. 이곳 발굴에 힘써 달라. 당시 남해읍성이던 성산성에 행정기관이 다 있었을 것이다. 성산성, 정안궁터, 서도마에서 가야시대 유물부터 기원전 1세기 석기까지 다 나오고 있다. 초석이 그대로 남아 있는데 농사 등으로 점차 훼손되고 있다. 훼손되기 전에 발굴해 달라.           정리 김수연 기자 nhs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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