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읍은 봉황의 고장, 봉황을 모티브로 디자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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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읍은 봉황의 고장, 봉황을 모티브로 디자인하자"
  • 한중봉 기자
  • 승인 2019.12.05 17:03
  • 호수 6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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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윤 향토사연구위원 제안 지역사회 공론화 필요

봉강산(鳳降山)·봉영산(鳳影山)·봉황대(鳳凰臺)·봉천(鳳川)·오동(梧桐)·죽산(竹山)·봉현(鳳峴)·봉성(鳳城)

남해읍이 군청사 신축을 계기로 새로운 도시계획을 요구받고 있다. 여기에 `남해읍 도시재생`사업이 본격화 되면서 어떤 모습으로 재탄생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렇듯 남해읍은 변화를 요구받고 있으나 정체성을 표현할 구체적인 컨텐츠를 갖추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남해읍이 `봉황의 고장`이었으며, 이를 활용한 봉황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주인공은 김봉윤 남해문화원 향토사연구위원이다. 김 위원은 지난달 22일 남해문화원 향토사연구소 학술포럼에서 이와 관련한 내용을 발표했다. 김 위원의 발표내용을 발췌해 싣는다. 지역사회의 활발한 논의를 기대한다. <편집자 주>

남해병원 앞 회전로타리 부근에 서 있는 이순신 동상. 옆에 쓰인 글자를 보지 않고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동상은 건립 당시 표현기법과 조성위치를 두고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논란의 대상이 된 바 있다. 이 동상을 충무공 이순신 장군 관련 장소로 이전하고 남해읍을 상징하는 봉황 조형물을 세워두는 것은 어떨까.
남해병원 앞 회전로타리 부근에 서 있는 이순신 동상. 옆에 쓰인 글자를 보지 않고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동상은 건립 당시 표현기법과 조성위치를 두고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논란의 대상이 된 바 있다. 이 동상을 충무공 이순신 장군 관련 장소로 이전하고 남해읍을 상징하는 봉황 조형물을 세워두는 것은 어떨까.

치소(治所)의 이전
남해읍의 치소(治所, 어떤 지역의 행정 사무를 맡아보는 기관이 있는 곳)가 지금으로부터 580년 전인 1439년(세종 21년) 고현면에서 남해읍으로 옮겨왔다.
남해읍은 진산(鎭山)인 망운산이 주산(主山)인 봉강산으로 이어져 있으며, 남산을 안산(案山)으로 두고 있다. 남해읍의 풍수형국은 봉황을 주제로 하고 있다. 봉황이 진산인 망운산에서 남해읍으로 내려오는 비봉귀소형(飛鳳歸巢形) 형국으로 봉황이 머물도록 봉황과 관련된 지명을 작명하고 봉황이 깃들 수 있는 자연환경을 조성했다. 봉황은 서상(瑞祥, 길조)의 상징으로 성군의 출현과 태평성대의 징조로 여겼다.

봉황 관련 지명 수두룩
김봉윤 향토사연구위원은 "남해읍 일대에 봉황지명이 집중적으로 분포돼 있다. 봉황이 진산인 망운산에서 주산인 봉강산(鳳降山)으로 내려오며 봉영산(鳳影山)에서 맞이한다. 두 산 사이에 봉황이 앉는 봉황대(鳳凰臺)가 있으며, 망운산에서 남해읍을 휘감아 강진바다로 흘러가는 하천이 봉천(鳳川)이다. 봉황은 대나무 죽실(竹實)만 먹고 오동나무에만 깃든다고 했는데, 대나무 마을인 대뫼(죽산, 竹山)가 봉영산 앞에 있으며, 오동나무 마을인 오동뱅이(오동, 梧桐)가 봉강산의 뒤에 있다. 남해읍성 밖의 남동쪽 고개 갓곡(입현, 笠峴)을 봉황 고개인 봉현(鳳峴)이라고 불렀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봉강산 자락에 봉전(鳳田)마을과 `새방`이라 불리던 봉성(鳳城)마을이 있으며, 근자에 들어 봉천 옆 주공아파트가 들어선 봉내(鳳乃)마을이 있다. 봉내마을 이름은 봉천(鳳川)의 한글이름인 봉내(봉황냇가)를 한자로 옮긴 것이다.

봉황 스토리텔링과 디자인
조선 초기 치소를 화금현산성(고현성)에서 남해읍으로 이전할 때 남해읍은 봉황테마로 건설된 계획도시였다. 봉황이 봉강산을 내려와 봉황대에 앉는데 봉영산에서 맞이하고 죽산에서 죽실(竹實)을 먹고 봉천의 물을 마신 후 오동의 숲에 놀다가 망운산의 풍혈(風穴)에서 잠을 자며 봉성에서 몰래 숨어 지내는 이야기를 흥미롭고 아름답게 구성하고 그 이야기 현장에 `봉황테마공원`을 조성한다.
`새방`이라 불리는 봉성마을은 산으로 둘러싸여 그 모양이 봉황새의 방이다. 남해읍 사람들은 봉황이 머물던 오동과 봉성마을에 큰 저수지를 만들어 지금도 그 물을 먹고 사는데 이 물을 `봉황수(鳳凰水)`라고 하여 예천(醴川)의 단물과 같은 좋은 의미를 부여한다.
입현매립지와 봉강산, 봉영산의 봉황 테마공원과 용, 거북, 기린과 함께 사령(四靈, 전설속 신령한 네 가지 동물)을 테마로 하는 사령공원, 봉천 둑방과 입현 매립지에 봉황 테마로드를 조성하고, 봉황분수대, 봉황상, 오동마을의 오동나무 숲, 죽산과 봉천의 대숲, 유림(柳林)동의 버드나무 숲, 남산의 소나무 숲을 조성한다. 
신비롭고 재미있는 봉황의 스토리를 개발하고 남해읍의 가로수, 공원, 조형물 등의 경관조성과 공공건축물 디자인을 비롯해 관련 음식과 공예품, 문화상품, 캐릭터, 소설, 드라마, 영화,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김봉윤 위원은 "서상의 상징이자 전설의 길조인 봉황과 남해읍과 관련된 이야기를 의미있고 흥미롭게 만들고, 봉황과 벽오동, 대나무 등을 모티브로 남해읍을 새롭게 디자인한다면 남해읍이 가진 역사성과 부합되고 치소의 품격에 걸맞은 상징성을 갖춘 도시경관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남해는 현재 군청부지 확장과 군청사 신축, 남해읍 도시재생사업 추진, 청룡수(북변천)와 벽호수(봉천) 정비사업 등 중요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남해군의 중심부인 남해읍의 상징으로 봉황을 도입하고 봉황 스토리텔링과 디자인을 통해 남해군 치소(治所)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리 한중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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