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민참여형 극단 `하모하모` 워크숍 현장 열기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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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민참여형 극단 `하모하모` 워크숍 현장 열기 가득
  • 김수연 기자
  • 승인 2019.12.06 12:10
  • 호수 6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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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이 직접 대본 쓰고 연기한 작품, 무대 올린다
이달 21일 [호랑이가 된 효자] 공연
남해 설화를 바탕으로 한 공동창작극 [호랑이가 된 효자]의 연습 장면.
남해 설화를 바탕으로 한 공동창작극 [호랑이가 된 효자]의 연습 장면.

11월 27일 수요일 저녁 7시, 남해국제탈공연예술촌(촌장 권혁기·사진) 1층 공연장에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여든다. 가벼운 안부인사에 이어 대본수정, 연습일정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이내 무대 위에서 몸풀기를 시작한다. 권혁기 촌장의 지도로 이들은 몸풀기 놀이와 발성연습을 하며 몸과 마음의 긴장을 조금씩 덜어낸다.

이들은 지난 8월 남해군이 모집한 군민참여형 극단 `하모하모` 1기 단원들이다. 초반 25명으로 시작해 이제 14명이 남아 워크숍 작품 대본을 쓰고 역할을 나눠 연극연습을 하고 있다.

1기 단원들은 오는 21일(토) 연극 <호랑이가 된 효자>를 탈공연예술촌 12월 정기무대 작품으로 올린다. 단원들은 4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인데다 읍면 각지 사는 곳도 다르지만 나이를 잊고 서로의 별칭을 부르며 수평적 관계를 유지한다. 3개월 함께 대본을 쓰고 연기 연습을 했는데 오래 봐온 동료들인 양 호흡이 잘 맞는다.

연극 연습 전 몸풀기 놀이로 몸과 마음의 긴장을 덜어내는 하모하모 1기 단원들.
연극 연습 전 몸풀기 놀이로 몸과 마음의 긴장을 덜어내는 하모하모 1기 단원들.

권혁기 촌장은 "시작 단계인 만큼 단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작품으로 연기와 연극을 즐길 수 있게 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밝혔다. 워크숍 기간 동안 김성철 전 유배문학관장이 엮은 「남해의 구전설화」(남해문화원)를 참조해 이야기 소재를 찾았다. 연극 <호랑이가 된 효자>는 고현면 포상마을 `김호랑이 굴` 설화에 바탕을 뒀다. 고현면 개상(포상)마을에 살던 김호동이라는 총각이 어머니의 병을 낫게 하려고 산신령이 일러준 방법으로 호랑이로 변해 개의 생간 100개를 구하려 하지만 뜻을 다 이루지 못하고 삼봉산 깊은 굴에서 호랑이로 살았다는 이야기를 단원들이 직접 각색해 연극 대본으로 만들었다.

남해 설화를 남해군민들이 직접 대본으로 만들어 무대에 올린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지역 문화사에서 주목할 만하다. 전문 연극인이 아닌 배우들이 생업에 종사하며 1주일에 한 번씩 모여 무대를 준비해온 정성과 성실함은 이 작품에 또 하나의 이야기를 더한다. 지역주민 임병훈 씨가 재능기부로 음향 파트를 맡았다. 단원들이 스스로 원하고 즐기며 참여하다 보니 전혀 생각지 못한 에너지와 기발한 아이디어가 속출한단다.

"연극 초보지만 단원들과 함께 하며 밤새 연극 대본도 써보고 내게 맞는 배역도 찾아 연습하니 즐겁고 보람 있습니다. 공연도 기대되고요." 하모하모 1기 단원 한 분의 말이다. 이날 연습장에는 수술 날짜를 받아둔 탓에 공연에 함께하지 못한다는 한 단원이 커피와 간식을 준비해와서 동료들을 격려했다. 연극을 통해 배우로서의 꿈도 실현하고,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재미도 느낄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권혁기 촌장은 "하모하모는 기본적으로 나누고 봉사하며 같이 가려고 합니다. 이 시스템이 안착되면 내년에는 성교육 인형극, 보이스피싱 예방교육 등 공익적인 내용으로 각 마을회관이나 학교에서 공연할 예정입니다"라고 밝혔다.

남해군이 처음 시도하는 군민극단 `하모하모`. 이들이 앞으로 남해 연극문화 확산에 어떤 바람을 일으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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