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 칼럼니스트
필자는 본지의 <나의 고향, 나의 삶> 이야기(29)를 집필하는 도중 향토사학자 김우영 선생님의 글(2003년, 2월 14일자 남해신문 논단)에서 고향 역사서인 <남해군지>에 관한 서지 목록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이 글에서 선생은 `향당(香塘) 이청기(李淸基) 선생의 사향록(思鄕錄)은 관 주도가 아닌 개인의 애향심으로 향당 선생이 가슴으로 쓴 향토역사서`라고 하였고 필자는 사향록과 연대의 차이는 있지만 백천(白泉) 장대우(張大宇) 선생의 룗되돌아 본 남해 100년사룘를 같은 반열에 올려 살펴본 바 있다.
룗되돌아 본 남해 100년사룘는 룗사향록(思鄕錄)룘보다 35년이라는 한 세대 뒤에 나온 역사서라 많은 화보가 가미되고 양적으로 풍부하며 다양성이 확보됐다. 물론 관 주도로 2010년도에 발간된 최근의 룗남해군지룘는 더욱 세련되고 체계적이며 양적으로 풍부했음은 두 말 할 나위가 없다. 또한 누군가 기록해 두지 않으면 멸실 될 수밖에 없는 그 시대 남해인들의 숨결을 살려 후세에 전한 지사풍향토사학자들의 향토사 기록은 지방자치단체에서 발간한 역사서와 함께 상호보완적 관계로 우뚝 서 남해역사서의 양대 산맥을 이룬다.
요즘 고향에서 태동하여 세상에 나온 서적들이 필자의 서가에서 자주 내려와 필자와 마주 앉는다. 가장 오래된 책은 60여 년 전 단기 4288년(서기 1960년) 3월에 사진촬영 시작하여 4293년 5월로 편집후기를 쓴 룗한국의 소금강룘(남해문화연구회간, 이중문 제작)이라는 사진첩인데 60년 이전의 풍물을 사진으로 볼 수 있고 서두에 당시 `남해군의 개황`이 서술되어 있다.
1976년에 발간한 `꽃밭(7호)`은 44년 전의 책이고 가장 최근의 책은 남해문학회에서 1984년에 창간하여 2019까지 발간된 `남해문학(22집)`이다. 창간호부터 22집까지에는 남해문학회 36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러고 보니 향당(香塘) 이청기(李淸基) 선생의 `사향록(思鄕錄)`과 남해문학회에서 발간한 `남해문학` 창간호는 1984년도 같은 해에 세상에 나왔음을 알 수 있다. 한쪽은 역사책이요, 한쪽은 문학에 관한 책이다. 인문학의 총아인 역사와 문학의 또 다른 양대 기둥이다. 한쪽은 향당 이청기 선생 개인이 발간한 책이요, 한쪽은 문신수 선생을 포함한 12인의 향토문인들이 발간한 책이다.
필자는 고향을 떠나있기에 남해를 근간으로 하는 책자의 수집은 한계가 있어 남해유배문학과 향토문화와 역사를 연구하고 정립하여 세상에 알려온 김성철 전 남해유배문학관장님의 배려로 소중한 책자를 다소 확보할 수 있었고 향토사학자 고(故) 정의연 회장과 박성재 소장 등, 친분이 있는 분들께서 보내주신 책자 덕분에 고향의 향기를 타향에서 만날 수 있었다. 1982년에 남해군에서 발간한 룗남해의 얼룘과 2003, 2004년에 고(故) 정의연 회장님이 발간하여 보내주신 룗남해역사 테마기행룘, 룗남해문화의 작은 둥지룘는 역사와 문화를 집대성한 남해인의 큰 발자취다. 룗남해문화의 작은 둥지룘 뒤표지에 특별히 실려 있는 7·5조 사향편편십이수(思鄕片片十二首)는 곡을 붙여 애향가로 만들 계획이었으나 아직 미완으로 남아있다.
최근에 김봉윤 남해문화원 향토사 연구위원은 학술포럼에서 남해읍을 봉황의 고장, 봉황을 모티브로 디자인 하자고 제안하였는데 그 귀추가 주목된다. 임종욱 작가는 남해유배문학에 관한 수많은 책을 저술하였다. 최근에는 남해시대 신문에 장편소설 룗던져진 것이 돌만은 아니니룘를 연재하여 지난 2월 13일 그 대미를 장식하였는데 그 배경이 조선시대 남해여서 고향사람들에게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두 분의 활약상이 멀리까지 전해 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