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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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강하다
  • 남해타임즈
  • 승인 2020.03.19 16:28
  • 호수 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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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국의 시대공감

 1998년 IMF 외환위기의 절망 속에서 골프선수 박세리는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맨발로 물에 들어가 샷을 하는 투혼으로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보이며 위기의 국민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었다. 전 세계가 `코리아는 이제 끝났다`고 할 때 희망을 느낀 국민들은 돌 반지까지 모으는 마음으로 금융위기를 벗어나 일류국으로 거듭나는 저력을 보였다. 

 박세리의 우승 이후 불모지에 가까운 우리나라에는 골프바람이 불었고 `박세리 키즈`라고 불리는 후배들은 LPGA에서 맹위를 떨치며 지금은 골프 순위 상위권에 자리매김하는 세계 최고 골프 강국이 됐다. 너무 많은 한국 골프 여제들의 우승에 당황한 주최 측은 영어 인터뷰가 가능한 선수만 출전케 하는 규정을 넣고 대회규정까지 바꾸며 견제하는 일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귀족운동으로 여겨지던 골프가 대중화되어가더니 우리 지역에도 두 곳에 명문 골프장이 들어선 후 많은 동호인이 생겼다. 주변 많은 이들이 운동을 즐긴 후 식사나 술자리에서 경기내용이나 스윙에 대해 담소를 나누곤 하는데 자리를 파할 때까지 골프를 주제로 하는 걸 보면 정말 재밌는 운동이기 때문일 것이다. 

 한 홀에 끝나지 않고 18홀을 합한 기록이 한 플레이어의 경기 역량인데 핸디에 따라 대화내용이 많이 달라진다. 하수는 18홀 중 짜릿한 성적을 기록한 잘 친 홀 위주의 대화에 집중하고 실력자가 되어 갈수록 전체 내용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부족한 부분을 극복하려 많은 연습량을 가진다. 전체 경기 중 잘 친 홀만 기억하는 이들은 대체로 빠른 성장을 해 고수로서 오랜 시간 군림하지 못함을 스스로 겪어보았다. 

 코로나 19로 고통받는 지금, 위기에 강한 우리는 세계를 놀라게 하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골프가 18홀 중 한 홀만 잘 친다고 고수가 아니듯 위기극복의 순간만이 중요한 것이 아님을 다시 한 번 각인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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