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 숲 가꾸기 희망을 담은 `이름표 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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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 숲 가꾸기 희망을 담은 `이름표 달기`
  • 하혜경 서울주재기자 기자
  • 승인 2020.04.17 15:22
  • 호수 6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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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나무심기에 다녀와서

 지난 3일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잠시 멈추고 고향에 다녀왔다. 여성협의회가 준비한 고향 백년 숲 가꾸기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올해로 7년째 이어지는 고향 백 년 숲 가꾸기라 해마다 의미가 크지만 올해는 더 의미 깊고 소중한 식목행사가 됐다.

 재경 여성협의회 주최 재경 남해향우회 후원 그리고 향우들의 동참으로 성산 앞바다 해안 도로에 심은 왕 벚꽃 나무 80그루를 심고 동참한 향우들의 이름표를 나무에게 달았기 때문이다.

 집 근처 양재천의 나무들은 대부분 개인이 동참하고 식재한 나무에 개인이나 가족의 이름표를 달고 양재천 식구가 되어 해마다 무성해지는 걸 보면서 우리 고향의 나무 심기도 양재천처럼 되기를 소망했던 것이 올해 처음으로 이루어지니 더 의미가 깊을 수밖에 없다.

 나무 심은 날은 날씨도 좋았는데 이름표를 달던 이튿날은 아침부터 해안도로의 바람이 세찼다. 아직 지주목을 하지 않아 몇 그루 나무들이 쓰러져 있었고 구덕순 향우회장님과 함께 나무를 다시 세워주고 이름표를 달기 시작했다.

 나무에 이름표를 다는 걸 한 번도 해보지 않았기에 서툴고 엉성했지만 찬바람과 맞대응하며 이름표 달고 사진 두 장씩 찍어 향우님들께 일일이 전달하고 서울로 올라왔다.

 아마 이번 벚꽃 나무는 향우님들이 고향을 방문하며 이름표 달린 나무를 찾고 관심을 가져준다면 다른 어떤 나무보다 더 잘 자라리라 본다.

 올해의 나무 심기는 고향이나 가족 그리고 나에게 특별한 선물이고 희망이다.

오 행 순재경남해군향우회여성협의회 명예회장
오 행 순
재경남해군향우회
여성협의회 명예회장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권하지만 고향의 백 년 숲 가꾸기는 멈출 수 없어 나무 심기를 하러 내려온 것은 참 잘한 선택임을 확신한다. 한 번 꽃만 보는 나무보다 경제성이 있고 고향에 도움이 되는 나무를 선택해 심었으면 더 좋겠다. 아름다운 숲이 된 물건 방조어부림처럼 미세먼지 차단이나 바람을 막아주는 숲 조성을 위해 남해군에서 나무 심을 장소나 수목을 정해 향우나 군민들에게 알려 수시로 접수해 봄철 나무 심기 좋은 날을 택해  심고 이름표를 달아주고 위치를 알려주면 고향과 향우에게 소중한 희망이 되고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을 길러주는 일일 것이다.

 나무 심기는 코앞의 내일을 바라보는 희망이 아니고 먼 훗날의 크나큰 희망이다. 희망의 숲이나 길이 조성되어 자식이나 손자 세대에서 부모님을 생각하는 희망나무여서 많은 참여를 할 수 있게 지혜를 모았으면 좋겠다.

 고향 해안도로에 벚꽃나무가 꽃피워 보물섬 화관을 씌웠다면 바닷가에 떨어진 도로에는 바닷가에 떨어진 도로에는 후박나무나 편백나무를 심어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인 담양의 메타세쿼이아 길보다 더 멋진 힐링 로드가 될 수 있는 편백나무 길을 조성하면 좋겠다.

 숨은 땅이나 자투리땅, 버려진 공터 등을 찾아 수종을 정하고 나무를 심어 보물섬 어느 동네를 가더라도 숲을 이루는 동네가 있다면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척박한 땅에도 잘 자라면서 경제성도 있는 나무들이면 좋겠다. 각 마을 어귀마다 마을 지킴이가 된 노거수들을 보며 훗날 우리가 심은 희망나무가 그 지역을 알리는 명품 나무가 되리라고 확신한다.

 명품 힐링 길과 숲에서 휴식과 여유 공간을 가질 수 있고 또 찾아올 수 있게 자식 세대나 그 아래 세대에서 자랑스럽게 찾아올 수 있는 고향의 백 년 희망의 숲이 되는 나무의 이름표 달기는 고향을 다시 찾고 머무르는 작은 사랑의 실천이고 디딤돌이 될 것이다.

 내 이름표를 단 나무라는 생명체가 있다는 건 소중한 책임감을 갖는 일이다. 보물섬 남해의 옛 지명인 화전처럼 사계절 내내 꽃이 지지 않는 고향이면 더 좋겠다.

 겨울 동백꽃 이후 핀 매화, 산수유, 벚꽃, 살구 꽃, 조팝나무, 라일락, 배꽃, 복사꽃, 이팝나무, 배롱나무, 무궁화 등 나무와 계절마다 피고 지는 꽃들을 식재한다면 분명 고향 남해는 꽃밭이 되고 방문객들의 눈과 코와 발길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재경남해군여성협의회의 고향의 백년 숲 가꾸기는 마중물 같고 밑불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

 나무 심기에 도움을 주신 여성협의회 회원들과 향우님들 그리고 군수님 이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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