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기 축조된 남해 임진성 집수지, 최대 40톤 물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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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기 축조된 남해 임진성 집수지, 최대 40톤 물 담다
  • 남해타임즈
  • 승인 2020.04.17 15:26
  • 호수 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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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군 기록이야기 20 │ 여창현 남해군 학예연구사
임진성 집수지 모습.
임진성 집수지 모습.
집수지 내부 모습.
집수지 내부 모습.
집수지 바닥부 모습.
집수지 바닥부 모습.
집수지 내 출토유물.
집수지 내 출토유물.
여 창 현남해군 학예연구사
여 창 현
남해군 학예연구사

 남해군에서 삼국시대 및 통일신라시대에 쌓은 것으로 추정되는 성곽은 노량산성(露梁山城), 대국산성(大局山城), 성산토성(城山土城), 임진성(壬辰城), 성고개성(城古介城), 비자당산성(榧子堂山城) 등 6개소이다. 이 중 노량산성, 대국산성, 성산토성은 남해도 북서쪽에 서로 인접해 위치하는 데 반해 임진성은 남서쪽으로 위치해 전방으로 여수지역이 조망된다. 남해군에 있는 삼국시대 및 통일신라시대에 축성된 성들은 늦어도 통일신라시대까지 창선도를 제외한 남해군을 둘러싸는 형태로 배치되어 있어 남해군 내해와 외해의 해로를 감시, 통제했음을 알 수 있다. 

 임진성은 남해도의 남서쪽인 기왕산 제2봉(해발 108.1m)의 정상부에 축조되어 조선시대 진성(鎭城)이 있던 평산진(平山鎭)과 평산만(平山灣)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남해 남서쪽의 외해의 해로를 감시, 통제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지정학적 이유로 인해 임진성은 처음 축조된 이후 조선시대까지 성곽으로 운영되었으므로 성벽과 부속시설은 지속적인 수·개축이 이루어졌거나 후대에 개축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임진성 내 건물지는 기록상 성루(城樓)를 비롯한 훈병사(訓兵舍), 삼시사(三試舍), 망대(望臺), 서당, 우물 등이 있었다고 하지만 발굴조사 이전에는 그 흔적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발굴조사 전 집수지가 있던 자리는 수풀이 우거져 있고 철쭉 등의 나무가 식재되어 있었다. 집수지는 평지에 가까운 지역으로 성내 북쪽 중앙의 구릉 정상부에서 동쪽을 완만하게 내려오는 해발 105.5m 상에 위치한다. 인근 주민의 말에 따르면, 이 지역은 과거 고구마 등 밭작물을 경작하였던 곳으로 집수지와 연접한 축대는 밭 조성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발굴조사된 집수지의 평면 형태는 원형이며, 규모는 직경 9m, 깊이 2.6m 정도이다. 임진성의 집수지는 평면 형태가 원형이고 단면은 계단식으로 전형적인 신라산성에서 확인되는 집수지와 동일한 구조이다. 이 형태는 청원 양성산성과 파주 덕진산성 집수지의 축조시기를 감안할 때 5세기 후반에서 9세기 전반까지 조성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임진성 집수지의 축조공정은 크게 5단계로 나눌 있다. 순차적으로 ①입지 선정, ②굴착, ③굴착면 정지 및 보강, ④호안석축과 누수방지층의 축조, ⑤지표면 포장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마지막 단계는 상부가 유실되어 정확한 양상은 알 수 없다. 집수지의 굴착면과 석축 및 바닥을 에워싸고 있는 점토층은 집수된 물이 빠져나가지 않게 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명 누수방지층으로 볼 수 있는데 남해에 거주하시는 분들은 이 흙을 `질흙`이라 표현했고 바닷가 근처에서 구할 수 있다. 호안석축은 바른층쌓기와 허튼층쌓기로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더하여 성벽과의 축조방법과 동일한 것과 동일하지 않는 것으로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즉 축성은 당대의 토목기술과 정치·사회·경제적 배경 및 국가 간의 관계 등 관념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동 시기에 축성된 성곽들의 축조방법은 유사하였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호안석축은 대체적으로 성벽과 유사한 길이 30~50㎝, 높이 10㎝ 내외의 장대석으로 바른층쌓기를 했으며, 면석 사이의 빈틈은 잔돌을 끼워 견고성을 높였다. 이러한 양상은 임진성의 북벽 하단부와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따라서 집수지는 처음 축조된 성벽과 동시기에 축조되었거나 성 내부에서 조사된 주거지와 출토유물 등을 감안할 때 7세기 정도로 소급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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