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도마초 "작은 학교가 살아남는 방법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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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도마초 "작은 학교가 살아남는 방법 제시합니다"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0.04.20 17:06
  • 호수 6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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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전학 추천, 작은 학교 강점 홍보 당부
고현면 이장단·기관·단체장 협조 요청
백종필 고현초등학교 교장이 지난 8일 고현초 도서관에서 열린 고현면 이장단장 협의회에서 고현·도마초 홍보에 나서는 모습.
백종필 고현초등학교 교장이 지난 8일 고현초 도서관에서 열린 고현면 이장단장 협의회에서 고현·도마초 홍보에 나서는 모습.

 "작은 학교는 텃밭과 같고, 큰 학교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것을 전교생이 할 수 있다. 그래서 고현·도마초등학교가 좋다"고 강조하는 고현면 내 두 초등학교. 고현면 내 2개의 초등학교인 고현초등학교(교장 백종필)와 도마초등학교(교장 정금도)는 전입인구 유치와 작은 학교 살리기라는 주제 아래 노력을 모아 나가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지난달 4일에는 두 학교가 상생을 위한 공동교육과정 운영을 협약했고, 이후에는 고현면 내 이장단과 기관·단체장들에게 현 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호소했다.
 고현면이장단협의회의가 지난 8일 고현면행정복지센터가 아닌 고현초 도서관에서 열렸다. 모처럼 학교를 방문한 이장들은 "몇십 년 만에 학교를 방문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과 "학교 시설이 이렇게나 발전했는지 몰랐다"는 등 설레는 반응을 보였다.
 
고현·도마초 통폐합 오해와 진실
한 학교가 무너지면 사실상 두 학교가 폐교

 이날 백종필 고현초 교장은 고현·도마초의 학생과 학급 수, 연도별 취학 예정자 수를 소개하고 난 뒤 "고현면 학구의 몇몇 아이들은 남해읍으로 주소를 이전해 다니고 있다"면서 "면내 취학예정자 수 추세를 보면 고현·도마초 모두 계속해서 두 학년이 함께 운영되는 복식학급을 운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1면 2개교 소규모 학교들은 통폐합이 돼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는 데다 2022년 2월 28일 남해초등학교 신축 본·후관이 준공될 예정"이라며 "남해초 신축을 앞두고 고현·도마초의 통폐합을 언급하는 것은 두 학교 모두를 폐교시키자는 의미와 같다"고 말했다.
 즉, 두 학교를 시간의 흐름에 맡겨두면 학생 수 급감으로 인한 복식학급이 증가하고, 학부모는 복식학급 학교를 기피하게 되면서, 고현면 내 두 학교는 연차적으로 폐교가 된다는 의미다.
 나아가 젊은 인구를 유입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남해군 세수와 각종 복지혜택이 줄어들며 마을과 지자체가 사라지게 되는 시간을 앞당기는 것을 말한다.
 특히 백종필 교장은 "학교가 한 번 폐교되면 다시 학교를 세우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며 위기의 고현·도마초를 도와주기를 거듭 당부했다.

 

당장 머물 곳이 있어야
 고현·도마초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부분은 무엇일까? 실제 두 학교는 한 학교만 생존하기 위한 것이 아닌 두 학교 모두 유지될 수 있도록 교육과정과 복지정책, 교육공동체로서 학교에 관심과 참여를 원하고 있다.
 특히 외지에서 고현면으로 이사 올 것을 대비해 보금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이 가장 급선무로 논의됐다.
 실제로, 제주도(본지 4면 작은 학교 살리기 좌담회 내용 중 일부)가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와 협치에 나서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제주도는 남읍초(2013)·온평초(2015)·신산초(2016)·가마초(2017)를 지켜낸 경험이 있다. 이외에도 충북 괴산군 백봉초(2018), 전남 화순군(2019) 등 여러 지자체에서는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해 귀농·귀어·귀촌하는 사람 중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마을공동주택이나 다세대 주택을 적은 임대료로 제공해 인구 유치에 활용하고 있다.
 
빈집 소개와 집주인 설득 요청
 이러한 이유로 고현·도마초는 상주중학교 임시교사로 사용하던 컨테이너 교실을 주택으로 리모델링해 무상 혹은 적은 금액으로 임대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임시교사로 활용되는 컨테이너는 한 동에 보통 4천만원이 넘지만 기간이 다하면 온비드(한국자산관리공사가 지난 50년 동안 쌓아온 자산관리 노하우와 공신력을 바탕으로 구축·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공매 시스템)에 공매할 때는 단가가 최하 300만원까지 낮아지기 때문에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알고 있는 두 학교는 임시교사를 활용하길 원했지만 현행법상 컨테이너는 철판 두께가 얇아서 리모델링해서 주거용으로 쓰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두 학교는 고현면 이장들과 기관·단체장들에게 "면내 방치중이거나 관리가 안 되고 있는 빈집을 소개해달라"며 "낡은 빈집을 리모델링하거나 철거하는 데 비용이 많이 필요로 하는데, 이 또한 교육청과 군청에 협의해 재원을 마련해보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덧붙여 백종필 교장은 "고현면의 두 학교가 좋다고 적극적으로 추천해주시길 바란다"며 "아이를 면으로, 마을로 들이는 것은 학교와 마을, 고현면에 활력이 생기는 일"이라며 참여를 독려했다.
 설명회가 끝나자 참석한 이장들은 "학교와 지역은 유기적인 관계"라며 "올해가 골든타임이라고 해도 아직은 시간이 남아있으니 지금이라도 발 벗고 나서보겠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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