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남해 위한 작은 실천부터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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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남해 위한 작은 실천부터 시작하자"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0.04.23 15:54
  • 호수 69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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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용품 자제·쓰레기 줄이기 운동
비치코밍 등 관광자원화도 필요

그랬더니 나 같은 주부의 경우에는 택배 포장이 문제더라. 비닐봉지 안 쓰기도 시도해봤는데 마트에서 이미 포장을 해서 판다. 이런 부분들은 내가 줄이고 싶어도 줄일 수 없다. 생협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건데 우유팩을 수거해서 가져다주면 휴지로 바꿔준다. 그런데 면사무소에 가져다주면 된다는 말을 듣고 전화했더니 양이 얼마 되지 않으니 재활용 쓰레기로 내놓으라고 하더라. 그래서 삼천포 한살림까지 가져다줬다. 이런 부분에서 주민과 행정의 손발이 아직 잘 맞지는 않는다는 걸 경험했다.        
 
 김추종 ^ 포장재는 뜯는 순간 쓰레기다. 다른 지역에서는 시범적으로 포장재 없는 가게 사업을 한다. 통만 들고 가면 내용물 무게만 재서 판다. 이런 사업들을 시범적으로 해보면 좋을 것 같다. 이것을 이슈화하면 관광과도 연결된다. 보물섬 남해에 포장재 없이 통만 가져가서 사는 가게가 있다는 것도 좋은 화젯거리가 될 수 있다. 

 민순우 남해군지역사회보장협의체 사무국장 ^ 다들 쓰레기 문제는 알고 있지만 이걸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행사장 현수막을 깨끗한 상태로 걷어서 주면 장바구니 같은 걸 만드는 활동도 할 수 있다. 그래서 건의했는데 잘 안 된다. 만약 효율적인 지출을 한다면 아예 현수막을 비싸더라도 천연잉크로 제작하면 재활용할 수 있다. 

 청실회와 함께 카부츠(개인이 필요 없는 집안 물품을 차 트렁크에 놓고 파는 벼룩시장)를 운영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이런 걸 준비해서 서로 물건을 나눠쓰면 좋을 것 같다. 돈이 없어서 못한다 말고 돈 없이도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면 좋겠다. 

 장경아 남해군자원봉사센터 코디네이터 ^ 나는 평범한 워킹맘이다. 도시에서 살 때부터 포장음식 먹고 택배 사용하고 별 생각없이 쓰레기를 배출하며 생활했다. 아이가 둘이다 보니 우리 아이들이 살 세상이 과연 괜찮을까 걱정돼 환경문제를 생각하게 됐다. 

 자원봉사센터에서 근무하면서 얼마 전에 남해안에 떠내려온 죽은 물고기의 뱃속에서 쓰레기가 가득 나왔다는 기사를 접하고 환경문제에 접근해보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경남도에 가족봉사단 사업계획서를 냈다. 쓰레기를 줄이고 환경을 생각하는 활동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의도였다. 가족봉사단은 단순히 쓰레기 분리배출을 잘하자는 차원은 아니다. 가족봉사단에게 이 활동이 지구를 살리는 일이라고 말한다. 지금 6가족 정도 모였다. 이분들과 함께 쓰레기를 줄이고 버리는 법, 재활용법 등을 함께 고민하는 모임을 만들어가려고 한다. SNS로 소통하면서 이런 움직임들을 문화로 만들어나가면 좋을 것 같다.

 조 영 ^ 쓰레기를 줄이자는 모임이 관이나 센터에서 주도하는 것도 좋지만 마을마다 자발적으로 일어나면 좋겠다. 쓰레기 문제는 생각보다 나름의 노하우나 인식을 가진 분들이 꽤 많은데 안 드러날 뿐이다. 이런 분들이 모이도록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이런 모임들이 많아져서 센터를 만드는 게 더 바람직한 것 같다.

 장경아 ^ 주민주도성, 자발성을 높이고 자생력을 갖출 때까지는 계속 공부모임과 교육이 필요하다. 이런 좌담회처럼 자꾸 모여서 논의하고 공론화시키면 자발성과 자생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거다. 시작은 작지만 자꾸 모이면 힘이 생길 거다. 
 
분리배출·재활용을 넘어
 김추종 ^ 예전에는 버리면 치우고 재활용하는 게 다였지만 이제는 새사용, 업사이클링 등을 고민하고 있다. 쓰레기 자원순환이 지역을 살리는 일과 연결이 된다고 본다. 마을에 거점을 설치해놓고 요일별로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재활용품을 모으고 거기에 사람이 나와서 재활용법을 잘 설명해주면 환경교육도 되고 분리배출도 잘할 수 있게 된다. 이 방법만이 옳다는 것은 아니지만 남해에 맞는 쓰레기 줄이기와 재활용법을 찾아야 한다. 

 최정민 ^ 쓰레기 문제도 관광자원화시키면 좋겠다. 이번에 애벌레를 이용해 쓰레기를 처리하는 업체를 알게 됐다. 왁스웜은 플라스틱을 먹는 애벌레다. `등애등에`는 음식물을 엄청나게 잘 처리한다. 여름에 음식물 쓰레기가 폭발적으로 나오니 희망하는 농가와 함께 해보면 좋을 것 같다. `등애등에`는 나중에 사료로도 쓸 수 있다고 한다. 이게 정착되면 아이들 교육, 견학 등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번에 UN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를 여수와 남해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197개국 정상들이 여수와 남해에 올 거다. 이것을 계기로 지역발전 유발효과가 3천억 정도 된다고 한다. 우리가 남해군에서 환경문제를 더 많이 신경 쓰고 있다는 이미지를 브랜드화 시키고 같이 해나가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이주혜 ^ 쓰레기배출과 관련해 마을교육을 요구하면 군에서 해주는데 작은 마을에서는 잘 안 되는 것 같다. 또 분리수거할 때 재활용 쓰레기 담는 봉투가 투명 비닐봉지로 정해져 있다. 투명비닐이 늘어나는 건 좀 그렇다. 군수님과의 대화에서 우유팩 이야기를 했더니 읍면 행정복지센터로 가져가면 1㎏당 휴지 한 개를 준다는 답변을 들었다. 실제로 1㎏이면 엄청난 양이다. 서울 같은 데는 1000밀리 우유팩 10장 가져가면 화장지 한 개로 바꿔준다. 그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 아이들 데리고 쉬엄쉬엄 모으면 10개는 금방 나온다. 그 정도 주고 화장지로 받으면 교육도 되고 좋을 것 같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간이나 선소 바닷가 길쪽에서 시범삼아 리버마켓 등을 열면 좋겠다. 놀이·축제처럼 하면서 재활용도 하고 좋은 환경을 물려줄 실천도 몸소 보여주면 좋겠다.

 김추종 ^ 요즘은 주민들의 환경의식이 높아져서 주민들 스스로 쓰레기 줄이기 이벤트 활동도 많이 한다. 예를 들어 비치코밍, 해안가의 쓰레기를 치우고 예술활동으로 연결한다. 부산 가덕도에서는 예술단체가 주민들과 함께 쓰레기를 치운다. 그 중간에 공연도 하고 이 도시가 어떤 도시인지 해설도 해준다. 관광상품화해서 마을을 알리고 사람들이 찾아오게 만든다. 막 쓰고 버리는 게 아니라 쓰레기를 치우면서 남해를 찾아오게 만드는 거다. 남해군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과 주민들이 함께 쓰레기를 모으고 비치코밍을 하고 작품을 만드는 거다.
 
1회용품 없는 남해축제 만들자
 김수연 ^ 남해에는 사계절 축제라고 해서 축제가 많다. 축제 시작할 때 홍보영상, 교육영상 같은 걸 틀어주면 어떨까. `보물섬남해, 청정남해` 이런 캐치프레이즈면 충분히 많은 사람들이 보고 배우는 효과가 있을 거다. 

 김추종 ^ 축제가 전국적으로 많다. 그런데 축제는 1회용품 쓰레기의 온상이다. 축제가 많지만 청정도시로 가려면 1회용품 안 쓰는 축제여야 한다. 통영 한산대첩축제에서 실제로 1회용품 쓰레기를 90% 이상 줄였다고 한다.

 조 영 ^ 축제를 할 때 군이나 단체에서 사용하는 물건이 친환경제품이라면 사람들이 더 안심하고 쓸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축제에서 1회용품보다는 개인 텀블러 등을 쓰고 생수병이 아니라 냉온수기를 갖다놓으면 좋을 것이다. 

 이주혜 ^ 남해에 카페가 많다. 테이크아웃 용기에 빨대까지 꽂아서 준다. 다회용 도구를 써야 하는데 1회용기가 엄청나게 배출된다. 

 조 영 ^ 빨대 안 쓰면 50원 깎아주는데 이것을 시스템화시켜서 포인트로 적립해준다든가 쓰레기봉투 등을 주면 좋을 것 같다. 

 이주혜 ^ 관광지에서는 쓰레기를 가져오면 특산물과 교환해주는 활동을 하는 곳도 많다고 한다. 비치코밍 형태로 바래길을 걷는 분도 많은데 쓰레기봉투나 특산물, 화전화폐 등 눈에 바로 보이는 걸로 줘도 효과가 좋을 것 같다. 

 남해에 장례식장이 3곳인데 1회용 쓰레기가 엄청나다. 군립 장례식장부터 1회용품 줄이기를 시범적으로 하면 좋겠다. 
 
끝으로 한마디
 김추종 ^ 쓰레기 문제를 사람들이 심각하게 느끼는 건 이게 안 치워질 수도 있어서 엄청난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새가 먹고 죽기도 하고, 플라스틱이 잘게 쪼개져서 인체에도 들어온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이런 걸 느낄 때 자기가 있는 곳에서 할 수 있는 실천들을 작은 것부터 찾아봐야 한다. 나는 이 활동을 10년 넘게 하면서 거의 매일 좌절한다. 뭘 하나 해결하면 쓰레기도 새로운 게 나온다. 1회용 앞치마가 나오는 걸 보고 놀란 지 얼마 안 되어 1회용 불판이 나오더라. 남해 쓰레기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려면 지친다. 하나하나 만들어가면 된다. 그러다보면 지속가능한 청정남해가 될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 

 하홍태 ^ 당장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먼저 소모임, 주민모임을 활성화하는 일이다. 폐기물들을 재활용, 재사용하려고 해도 페기물에 대한 주민정서가 나쁘면 무슨 사업을 해도 주민반대로 어렵다.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지금은 청소차량과 인력을 민간위탁 없이 군청에서만 운영하고 있다. 이를 면에서 운영하면 주민과 지역사정을 잘 아니까 더 탄력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오전, 오후로 세분화할 수 있고 서비스가 주민 편의 쪽으로 더 다가갈 수 있다. 차량과 인력을 면에 배치하는 방안을 생각해봐야 한다. 대형폐기물은 민간위탁 재활용업자가 직접 수거하도록 해서 쓸 수 있는 것은 판매하는 것도 좋다. 이런 부분의 적자 비용은 지원해줄 수도 있다.        

 폐기물 발생량부터 미화원 업무량, 주민 만족도, 폐기물 처리시설의 허용성 등에 대해 원포인트 용역을 맡겨 놨다. 그 결과가 나오면 같이 토론할 자리를 마련해보겠다. 

 재활용포인트와 관련해 캔이나 페트병 수거자판기를 시범설치하려고 한다. 사업을 하게 되면 자판기 설치장소나 운영방법 등을 같이 논의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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