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한 제삿밥과 소금장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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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한 제삿밥과 소금장수` 이야기
  • 남해타임즈
  • 승인 2020.05.12 09:42
  • 호수 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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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섬 마실이바구 10
제보자: 곽국지(여·80세)제보한 설화목록: [부정한 제삿밥과 소금장수]제보장소: 상주 대량마을회관제보일시: 2019. 10. 22조사자: 정경희, 최지현
제보자: 곽국지(여·80세)제보한 설화목록: [부정한 제삿밥과 소금장수]제보장소: 상주 대량마을회관제보일시: 2019. 10. 22조사자: 정경희, 최지현

 줄거리   
 한 소금장수가 산길을 가는데, 가던 길에 그만 날이 저물어버렸다. 잘 만한 곳을 여기저기 찾아보다 길가 어귀 시신을 가매장해 놓은 곳에서 하룻밤을 자기로 했다.

 밤이 되어 웬 귀신이 나타나서는 `오늘이 내 제삿날이니까 나와 같이 우리 집에 제삿밥을 먹으러 가자`고 건너편에 있는 무덤에 묻힌 동료를 불러, 그와 함께 자기 집으로 제삿밥을 먹으러 갔다. 그런데 잠시 후에 돌아온 귀신은 `집에 갔더니 제사상에 올라온 나물에 머리카락이 동강나 들어가 있기에 먹지도 않고 나왔다`며 투덜거렸다. 이 말을 엿들은 소금장수는 제사 지낸 저 집을 찾아가서 제사상에 올리고 남은 음식이나 얻어먹자고 생각하고 마을로 내려왔다.

 마을에 오니 과연, 간밤에 어느 큰 부잣집에서 제사를 지냈기에 그 마을 사람들이 제사 음식을 얻어먹겠다고 모여 있었다. 소금장수도 그 집에 들어가 밥을 얻어먹고 자신이 산길에서 보고들은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소금장수의 이야기를 들은 부잣집에서는 그것이 자기 집을 두고 한 이야기라는 것을 깨달아 망자를 위해 제사를 새로 지냈고, 그런 귀띔을 해준 소금장수도 극진히 대접하였다.

 그리 옛날에 인자 어느 사람이 소금장사를 가는… 허는데, 갔는데, 짊어지고, 가다가 고만 해가 졌어. 봉게 인자 갈 데가 엄서요. 긍게 인자 가만 찾아봉게, 산에 찾아봉게, 도로에 뭐이… 변을 해가(출변을 해서) 있거등, 날개강 덮어 갖고. 그기 잘 데가 엄승게, 소금장사가 그 날개 밑에서 잤어. 송장 그 밑에서. 옆에서. 누우 자는데, 인자 그날 저녁에 그 할배 제시라. 기일이라. 그리 인자 좀 누우싱게, 저 건네 메를 보고 "야 이 사람아. 야 이 사람아. 오늘 저녁 내 물 떠놓는 날이다. 가자. 저, 저… 기일인데 제삿밥 묵으로 가자" 쿠더라네. 저 건넷사람 보고. 그렁께네 "어, 가자" 하고 인자 갔는데, 고마 가서 밥을 묵을라고 봉게로 나물에 그마 머크래기가(머리카락이) 그마 동가리가 나갖고 있더라네. 그 인자 그래 농게. (조사자: 나물에? 제사 나물에?) 제사 나물. 멧나물에. 그렁게 구신이 묵도 안 하고 고마 그냥 가삣어. 인자 가 갖고, "오늘 저, 우리 집에 강게, 대맹이가 마, 나물에 동가리가 나가 있어서, 밥도 못 묵고 왔다"꼬, 그래 쿠더라네. 안 묵고 왔다꼬, 그 출변 밑에 가마 들응게 그래샀더라네. 글서 `옳다. 이 밑에 가모 인자, 그때는 밥도 걸 텡게, 밥이나 한 그릇 얻어 묵구로 저 집에 인자 찾아가 봐야 되겠다` 싶어서 걸어 동네 내려옹게, 하이구 부잿집에서 제시 들었다꼬 동네 사람이 가샀더라네. 글서 그 사램이, 소금장사가 인자 들어가서 밥을 한 그릇 묵고 "내가 이야기를 하나 해야 되것다" 쿠서, "뭔 이야기를?" 쿵게, "내가 오늘 저녁에 그 밑에, 출변 밑에서 장게노, 아 그리, 제사가 들었는데 제삿밥 묵으러 강게 대맹이가 마, 나물에 동가리가 나서, 못 묵고 왔다꼬 그러더라" 쿵게노 "아이구, 그럼 이, 우리 집이라." 즈그 집서 그렇다꼬. 제사를 그랬다꼬. 제사를 날로 인자 새로 받아 갖고, 새로 걸쿠이(거하게) 지내고, 그 사람은 그 소리 했다꼬 막 대집을 하고 그랬더래요. 그, 그런 것도 이야긴가? (조사자: 하모요. 근디 `출변`이 뭡니꺼?) 출변이라꼬, 옛날에 사람이 죽으모 차곡차곡 재놓고, 삼 년이 넘으면 장례를 쳐요. (조사자: 아…) 도로에다가 이리 딱 뉩히 놓고, 전에는 뭐 각이 있소 뭐가 있소 저, 저, 거적주이 갖다가 돌돌 몰아 갖고 옛날 사람은 묻는다요. (조사자: 예)
 

 (이 이야기는 남해문화원이 펴낸 구전설화집 [남해섬 마실이바구]에서 발췌·수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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