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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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창
  • 남해타임즈
  • 승인 2020.06.22 18:22
  • 호수 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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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국의 시대공감

어린 시절부터 총명했던 그는 좋은 대학을 졸업했고 대기업에 취직해 전도양양했다. 어려움을 모르고 살아가던 그가 급작스레 부모를 여의고 사랑에 실패한 후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출가했다. 깊은 산사에서 온갖 상념에 부딪힐 때마다 노승은 그를 바로 잡아줬다. 평소 말이 없는 노승은 번뇌의 답이 책에 있는 듯 많은 책을 그에게 구해줬다. 그는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독서를 했다. 오랜 시간 독서와 수행의 길을 걷던 그는 마음의 안정을 찾았지만 삶의 본질을 찾지는 못했다. 어느 날 노승에게 "스승님 어찌하면 번뇌에서 벗어나 평안을 찾을 수 있는지요"라고 질문했다. 노승은 "만물을 시각으로 보려 하지 말고 마음의 창으로 바라보는 것"이라 답했다. "책을 읽으면 마음의 창이 넓어지는 것인지요?"라고 그가 묻자 "책을 읽고 감명 깊은 이야기를 듣는 것은 잠시 창에 가까이 다가가 고개를 내밀고 밖을 보는 것에 불과할 뿐 마음의 창이 넓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노승이 답했다. "그럼 느끼고 다시 창에서 멀어지면 아무 의미 없는 것입니까" 다시 물었다. "누구나 만물을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창이 있다. 크기 차이는 있으나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창에 얼마나 가까이 있는가다. 타인은 경험을 책으로 보고 이야기로 듣는 것만으로는 머리에는 담기 쉬우나 가슴에 새기기는 어렵다. 뜨거운 물에 데이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져 크게 다쳐 본 경험처럼 본능에 각인되는 느낌만이 마음의 창에 가깝게 다가가게 하며 그 경험이 쌓여야만 비로소 창은 넓어지는 것이다. 책과 이야기로 배우면 본인의 지식으로 착각해 남에게 잘난 척 가르치려 하는 이들이 많은데 아무리 머리에 많은 것이 있어도 실천하지 못하면 모르느니만 못하다. 그대에게 많은 책을 준 것은 오늘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함이니 이제 책을 놓고 명상으로 그대 머릿속의 지식을 되새기다 보면 보고자 하는 것에  다가갈 것이다." 스승의 가르침을 가슴으로 받아들이려 노력한 그는 세월이 지난 후 큰 고승이 됐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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