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잎클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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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잎클로버
  • 남해타임즈
  • 승인 2020.07.06 12:10
  • 호수 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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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향, 나의 삶 46│ 碧松 감충효
碧松 감 충 효시인 / 칼럼니스트
碧松 감 충 효
시인 / 칼럼니스트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아파트 태극권 체육관 문을 잠글 무렵 관코원들은 출구를 찾기 시작했다. 아주 적절한 세 곳이 선정됐다. 두 곳은 아파트 밖이고 한 곳은 아파트 안이었다. 세 곳 모두 피톤치드가 넘쳐나는 송림과 잣나무 숲속이어서 바이러스는 얼씬 못하는 곳이고 저자거리에서 묻어 왔더라도 박멸되기 마련이다. 세 곳은 대회에 나가 우승한 다른 한 분과 권법을 주고받던 곳이었다.     
시중의 유명 약품회사에서는 중국 우한발 역질의 예방을 위해 피톤치드 성분의 스프레이 제품을 개발해 시판하고 있다. 아파트 뒤쪽의 삼림욕장에 위치한 너른 바위 전망대와 팔각정 두 곳 중 그 날의 일기에 따라 선택된다. 비 올 때는 팔각정에서 사범의 이론과 실기를 익혀 한 명씩 평가를 받고 비가 그치면 바로 앞의 넓은 목판 야외 원형 무대로 옮긴다.
날씨가 좋으면 왼쪽으로는 도봉산. 수락산, 불곡산, 북한산과 오른쪽으로는 저 멀리 감악산까지 한눈에 보이는 너른 바위 전망대가 호연지기를 키우면서 우슈를 익히는 최적의 장소다. 이곳 역시 노송으로 둘러싸여 피톤치드가 가득한 곳이다. 어떤 회원은 가져온 마스크를 소나무 가지에 걸어 일광 소독과 피톤치드 소독을 겸하기도 한다. 또 어떤 회원은 휴식시간에 뜨끈뜨끈한 너른 바위에 머리를 낮은 곳에 두고 큰 대자로 누워 일광욕과 힘찬 혈액순환을 시도하기도 한다.

아파트 안에서 수련할 때도 역시 소나무와 스트로브 잣나무가 울창해 피톤치드 효과는 마찬가지다. 이곳은 바로 앞에 10여 미터 높이 폭포가 있다. 필자는 이 폭포 아래 깃털의 색깔이 현란한 원앙새가 날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카메라에 담아보려고 운동이 시작되는 아침 9시 훨씬 전에 수십 번 접근을 시도했지만 성공못했다. 야생인 이 새는 물에서 날았다 하면 순식간에 폭포 위 협곡으로 빨려들듯 숨어버리기에 아직 촬영을 못했다.
오늘도 원앙새는 못 봤지만 휴식시간에 행운의 상징인 네잎클로버 두 잎을 만났다. 이 나이에 무슨 동심이 일어서일까? 고향으로 달려간다. 어머님이 봉천 큰 냇가 맑은 물에서 빨래를 하실 때 잔디밭 클로버밭에서 어린 동생들과 행운을 찾던 그런 시절로 돌아간 것이다. 청소년기에는 4―H 지덕노체(知德勞體)를 상징하는 노래를 부르며 당시 이재신 마을지도자의 밭이 있던 동뫼산에 마을 안 꽃길 조성을 위한 치자나무와 무궁화, 개나리를 삽목하던 그 시절도 떠오른다.
네잎클로버 따지 않고 촬영만 하고 왔다. 그대로 살아있어야 행운도 싱싱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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