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령 200년 줄사철나무, 남해금산에 기대어 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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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령 200년 줄사철나무, 남해금산에 기대어 살다
  • 남해타임즈
  • 승인 2020.08.14 10:40
  • 호수 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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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군 기록이야기 26 │ 여창현 남해군 학예연구사
금산 줄사철 나무 전경.
금산 줄사철 나무 전경.
바위 명문.
바위 명문.
여  창  현남해군 학예연구사
여 창 현
남해군 학예연구사

 남해 금산 정상 근처(해발 680m)에는 줄사철나무(학명: Euonymus fortunei var. radicans Rehder)가 바위에 붙어 자라고 있다. 바위에는 을측년에 막하(幕下: 지휘관이나 책임자가 거느리는 사람들), 현령, 찰방 등이 남해 금산을 방문하고 남긴 명문이 음각돼 있다. 

 줄사철나무는 사철나무와 닮은 모양이지만 줄기에 뿌리가 내리고 덩굴처럼 자라기 때문에 앞에 `줄`이라는 접두어가 붙어 덩굴성 사철나무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줄사철나무는 사철나무와 달리 줄기에서 공기 뿌리가 나와서 바위·나무 위를 올라 흡착해 뻗어가는 특징이 있다. 진안 마이산 줄사철나무는 군락을 이루고 있는 반면 남해 금산의 줄사철나무는 1주가 단독으로 자라고 있다. 진안 마이산 줄사철나무 군락지는 근원 직경이 다소 크고 집단으로 자라고 있는 등의 사유로 1993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금산 줄사철나무의 근원 둘레는 28㎝, 근원 직경은 약 8.5㎝이다. 줄사철나무의 고사지를 샘플로 직경 6.09㎜ 내외의 가지를 잘라 메틸렌 블루(Methylene blue)로 1분간 염색 후 현미경으로 나이테의 개수를 측정한 결과 15~17개가 확인됐다.((주)월송나무병원 김철응 교수 의견) 측정 결과를 토대로 비율 환산하면 180년 내외의 수령이 산출된다. 일반적으로 나무가 초기 생장이 후기 생장보다 빠른 점을 감안하면 수령은 더 높아질 수 있다. 줄사철나무가 단독으로 자라면서 200년 내외의 수령을 이루는 사례는 전국적으로 드물다. 

 지난 7월 남해군은 금산 줄사철나무의 경관적·생물학적 가치를 높이 평가해 경상남도 문화재로 지정 신청했다. 금산 줄사철나무가 금산의 명물로 남해 보물로 자라길 바라며, 우리는 후세에 물려 줄 책임이 있다.

측정을 위한 가지 크기.
측정을 위한 가지 크기.
염색 후 나이테 현황.
염색 후 나이테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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