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원하는 것은 특별함이 아닌 기본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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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원하는 것은 특별함이 아닌 기본권이다"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0.08.20 10:47
  • 호수 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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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취재 | 남해군 교통약자의 두 발을 편하게 ⑤

교통약자콜택시 지원할 바우처택시 도입 필요
남해군 교통약자콜택시 이용률 증가
대기시간 기본 1시간, 야간 이용은 더 어려워
경남 군 단위 지역 중 운행 수 가장 많아
남해군 교통약자콜택시를 이용하는 모습.
남해군 교통약자콜택시를 이용하는 모습.

걸을 수 있는 것. 달릴 수 있는 것. 어떤 장소에서 장소로 이동할 수 있는 것. 운송수단을 이용하는 것. 쉽게 말해, 이동할 권리 즉 `이동권`이라 부른다. 두 다리가 튼튼하고 자유로운 보통 사람들에게는 너무 당연하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를 동반한 자, 어린이 등 생활을 영위함에 있어 이동에 불편을 느끼는 자를 일컫는 교통약자에게 있어서 이동권이란 간절한 소망이자 필수 조건이다.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으면 그 어떤 활동도 제약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남해시대는 지난 705호부터 매주 교통약자와 그들이 이용하는 운송수단인 교통약자콜택시를 기반으로 남해군과 경상남도를 짚어보고, 국내에서 교통약자 지원 선진지로 손꼽히는 대전광역시와 경기도 성남시를 살펴봤다. 아울러, 이번 호에는 남해군 교통약자들이 겪는 어려움과 개선점, 경험담 등을 통해 남해군 교통약자들의 두 발이 편할 수 있도록 살펴본다. <편집자 주>

남해군 교통약자 이용률 상승세
 남해군 교통약자콜택시 이용률은 경남도 10개 군 단위 지역에서 가장 많이 운행되고 있다. 2017년, 2018년은 1만회를 훌쩍 넘겼고 2019년에도 1만회를 넘겼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운행 횟수가 줄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4천회에 육박하는 운행횟수를 자랑한다. 물론 남해군이 다른 군 단위 지역과 비교했을 때, 공식적으로 콜택시 수와 운전기사 수도 가장 많다.

 그러나 남해군 다음으로 교통약자콜택시를 많이 이용하는 지역은 합천군(평균 7천여회)과 함안군(평균 6천여회)인데 운행횟수를 비교해보면 2배 가까이 차이난다. 그만큼 남해군에는 많은 교통약자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교통약자콜택시 이용자 목소리
 2012년 4월 남해군에서 처음으로 교통약자콜택시가 운행될 때부터 지금까지 이용하고 있는 박권철 씨는 "교통약자콜택시가 운행되면서 목적지까지 적은 비용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과 버스를 환승하거나 도보가 힘든 사람들에게는 가뭄에 단비같은 존재"라고 칭찬했다. 이와 함께 "상대적으로 경남도 군 단위 지역보다 콜택시가 많은 것은 칭찬받을 만한 일이지만, 실제로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기시간에 대한 불만이 많다"며 "예를 들어, 운전기사가 휴가를 가거나 교육을 가고, 몸이 안 좋아 쉬게 되면 실질적으로 운행될 수 있는 7대의 절반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보통 한 시간을 기다리는 건 일도 아니다"라며 "여러 이유로 운전기사가 적을 경우, 남해군이 아닌 외지로 다녀오면 또 그 한 대는 사실상 이용이 제한된다. 저 같은 경우는 결국 일반택시를 이용하게 된다. 1시간 대기는 보통이고 3시간씩 기다리는 이용자들도 있다"고 호소했다.

 주남식 척수장애인협회 남해군지회장은 "아침에 출퇴근을 하거나 병원을 가야 하는 교통약자들은 전날 밤 예약을 위해 필사적이다. 밤 9시부터 다음날 콜택시 예약을 받는데 이마저도 치열하다보니 연결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 남해군에서는 콜택시 1대가 야간운행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오전이나 오후에 창원 이용자가 남해로 와서 업무를 마치고 저녁 7시나 돼서 복귀하면 그날 야간에는 콜택시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경남 군 단위 지역에서는 콜택시(7대) 수와 운전기사(7명) 수가 많다고는 하지만 운전기사도 법적으로 지켜야 할 노동시간이 있기에 7대가 항상 운행될 수 없는 구조다. 또, 한 번 구입하는 데 5천만원 정도 하는 콜택시를 계속 구입하기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대신, 운전기사라도 증원해야 몇 시간씩 기다리는 불편함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여러 교통약자콜택시 이용자들을 만났지만 앞서 소개한 내용과 비슷한 의견들을 전했다.
 
대안은 바우처택시
 장홍이 남해군장애인연합회 상임대표는 "무조건적으로 콜택시를 사고 운전기사를 채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갈수록 콜택시 이용자는 증가하고 있고, 휠체어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특별운송차량인 교통약자콜택시에 비휠체어 이용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며"또한, 운전기사의 복지, 예산의 한계성 등을 고려했을 때 바우처택시(택시요금 지원제)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아울러 "바우처택시를 도입하게 되면 군내 택시업체들과 개인택시 등 택시업계 등에도 지역경제활성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남에서는 5개 지자체가 바우처택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경남뿐만 아니라 서울, 부산, 대전, 성남 등 여러 지자체에서는 이미 바우처택시를 도입해 교통약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남해군이 교통약자를 위한 모범 지역이 되지 말란 법은 없다"고 말했다.

 끝으로 "우리는 특별함을 원하는 게 아니라 기본권을 원한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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