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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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합시다
  • 김태웅 기자
  • 승인 2020.10.08 10:51
  • 호수 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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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번은 관광객들이 많이 오가는 군내의 한 편의점에 필요한 물건을 사러 들어갔다. 처음 가본 편의점이었다. "안녕하세요" 먼저 인사를 하고 "00 하나 주세요" 했더니 편의점 주인으로 보이는 50대 아저씨가 "00?"하고 묻고 물건을 내려놓으며 "여기, 4천원" 이라고 말했다.

 당시 편의점 주인으로 보이는 아저씨의 반말도 아니고 존대도 아닌 말투는 퉁명스럽기 짝이 없어 손님으로서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남해의 불친절함`을 느낀 곳은 이 편의점뿐만이 아니다. 40년 가까이 남해에서 살아오면서 무수히 많은 불친절을 봐왔고 겪어 왔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경우를 들자면, 음식점이나 일반 상가를 방문했을 때 손님이 먼저 인사를 하는 것이다.

 점포 상가에 들어갔는데 주인이 손님을 말도 없이 멀뚱멀뚱 쳐다보고만 있다.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말없이 서로 보고만 있기가 어색해 손님인 내가 인사를 먼저 하게 된다.

 인사야 누가 먼저 했든 뭐 그렇다 치고 넘어가겠는데, 황당한 것은 손님이 인사를 먼저 했는데도 대꾸도 않고 시선을 돌려버리거나 자기 할 일을 해버리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불친절은 편의점, 음식점, 일반 상가, 서비스업 종사자 등 일부의 문제일 수 있다. 그런데 분명 그런 경우를 적지 않게 경험했고 지금도 여전하다.

 (그래도 남해는 `인맥장사`가 먹히는 곳이기에 최소한 불친절 때문에 문을 닫았다는 가게는 아직 보지 못했다.) 

 일부의 불친절이라 할지라도 그 일부의 불친절이 지금까지 꾸준히 남해군 전체의 이미지를 많이 떨어뜨려 왔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불친절한 점포`라는 관념은 결국 `불친절한 남해`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불친절한 곳에는 아무리 음식이 맛있다 한들, 아무리 제품이 저렴하고 좋다 한들 대부분 다시 가지 않는 게 인지상정이다. 

 `사람 사는 곳은 어디든지 다 똑같다`는 말이 있다. 어디를 가도 불친절한 사람은 있다. 하지만 (정말 눈에 불을 켜고 찾아보면 없지는 않겠지만)지금까지 대한민국에서 남해군과 같은 곳을 본 적이 없다.

 점포뿐이겠는가. 남해 출신의 공무원도 마찬가지다. 어떤 귀촌인에게는 "남해에는 세 가지 종류의 사람이 있다. 남자, 여자, 그리고 공무원"이라는 말도 들어본 적이 있다.

 불친절은 기본이고 안하무인격의 일부 공무원을 뜻한다. 반박을 할 수가 없었다.

 기자도 뭘 물어보기가 미안할 정도로 퉁명스럽게 말을 툭툭 던지는 공무원을 제법 겪었다. 기자에게 개인적인 감정이 있나 싶어 주위에 왜 그러는지 물어보면 원래 말투가 그렇다고. 그런 공무원들이 일반 민원인들은 어떻게 대할지는 시쳇말로 `안 봐도 비디오, 안 들어도 오디오`다.

 남해군의 불친절은 남해로 오려는 관광객, 귀농귀촌인도 쫓고 남해군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마저 밖으로 내쫓는다. 관광산업을 지향하는 남해에서 친절은 관광인프라보다 더 중요하고 반드시 필요한 덕목임을 절실히 느끼고 조금씩이라도 바꿔 나가야 한다.  

 불친절한 남해 사람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불친절과 친절의 중간 정도만이라도 해서, `친절한 남해`를 만들고 있는 공무원, 음식점, 점포, 택시기사, 버스기사 등 대다수 친절한 남해 사람들의 노력에 초를 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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