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깨우는 시의 향기를 나누는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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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을 깨우는 시의 향기를 나누는 계절
  • 김종수 시민기자
  • 승인 2020.10.15 10:32
  • 호수 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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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도서관
이숙례 시인의 시낭송 강연

 남해도서관(관장 류지앵)은 지난 10일 3층 강좌실에서 `내 삶을 깨우는 시의 향기`를 세상과 나누는 시낭송법 강연을 마련했다.

 이날 강의에는 동서대학교사회교육원 시낭송 언어디자인학과 이숙례 지도교수가 초빙돼 `누가 시 한 편도 외워 읊지 못하는 것을 부끄럽지 않다 하는가`라는 주제로 시낭송을 잘 하는 방법을 공유했다.

 이숙례 교수는 전개가 쉽고 정서가 담긴 서정시로 공감대가 형성되는 시가 시낭송하기 좋은 시라며 너무 긴 시는 자칫 지루할 수도 있으므로 6~25행 정도의 길이(3분 이내)가 적당하며, 가능한 밝은 표정으로 할 때 아름다운 질감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시 낭송의 세 가지 기본요령으로 △명료할 것(시어 하나하나의 발음이 또렷해야 하고 그러자면 낱말의 첫 자음이 분명해야 한다) △자연스러울 것 △감동을 줄 것을 제시하며, 92세에 시를 쓰기 시작해 98세에 시집을 내 6개월 만에 150만부의 판매고를 올리며 베스트셀러가 된 할머니 시인 시바타 도요의 시 `약해지지 마`를 소개했다. 할머니의 시는 어려운 단어가 하나도 없지만 큰 힘과 용기를 주는 시로 자연스러운 감동이 넘쳐흘렀다.

 두 번째로는 삶과 죽음에 대한 초월적인 인식이 잘 드러나 있는 천상병 시인의 `귀천`을 소개했다. 동베를린사건에 연루되면서 모진 풍파를 겪었음에도 인생을 소풍에 비유하는 긍정적인 태도로 죽기 전에 `껄껄껄(해줄껄, 해볼걸, 용서할껄)`하는 우리에게 많은 성찰을 보여주는 시 같다며 시가 품은 의미 해설과 함께 어울리는 낭독법을 전했다.

 이외에도 자연을 통해서 절망적인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고난과 한계를 반드시 극복해내고 만다는 내용을 담은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라는 시도 소개하며, 담쟁이가 무성히 번지며 담벼락을 타고 넘는 과정을 통해 부정적인 현실의 벽 앞에서 좌절하는 이들에게 교훈을 주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살면서 애송시 한 편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나이가 들면서 마음이 허해지고 가슴이 메말라진다는데 이럴 때 시 한 편과 어울려 놀 수 있다면 그게 최고의 행복일 수 있고, 치매예방에도 좋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를 쉽게 외우는 방법은 일부러 시간 내서 외우는 것이 아니라 아무 생각 없이 길을 걸으면서 한 줄 보고 외우고, 운전대를 잡은 와중에 한 줄 보고 외우고 그러면 된다. 올가을에는 정말 아름다운 시 한편을 꼭 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삼동면 내동천이 고향인 이숙례 시인은 물건중학교 2회 졸업생으로 최근 룗들꽃 향기에 기대어 서다룘라는 시집을 발간했는데 이날 저녁 엘림마리나리조트에서 개최된 물미시낭송협회 창립을 기념한 시낭송회는 이숙례 시인의 시집발간을 축하하는 의미를 담아 출판기념식이 함께 진행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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