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선택의 고민을 되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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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선택의 고민을 되뇌며
  • 남해타임즈
  • 승인 2020.12.07 12:10
  • 호수 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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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정해인 남해정보고 학생
지난달 30일 남해정보산업고등학교 정문 앞에는 다양한 자격증 취득 현황과 프로그램 진행 홍보물들이 부착돼 있다.
지난달 30일 남해정보산업고등학교 정문 앞에는 다양한 자격증 취득 현황과 프로그램 진행 홍보물들이 부착돼 있다.
정 해 인 남해정보산업고등학교정보처리과 1학년 학생
정 해 인
남해정보산업고등학교
정보처리과 1학년 학생

때는 바야흐로 1년 전.
"고등학교 진학 어디로 해야 할까?"
나는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엄청나게 많은 고민을 했다.
중학생 시절 진학상담도 많이 하고, 체험활동도 많이 하고, 친구들과 이야기도 쉼 없이 나눴지만 하루는 남해제일고등학교, 다음날은 남해고등학교로 진학한다는 등 변덕이 심했다. 하루의 반 이상을 어느 고등학교로 진학할 것인가를 고민했고 제비뽑기, 사다리타기까지도 시도해봤다. 그 결과, 남해정보산업고등학교가 연속 두 번 나오기도 했다.
친구들이 많아 가는 학교에 가면 적응은 쉽겠지만 나의 적성과 흥미 등을 모르는 상황에서는 쉽사리 내리기 어려운 결정이었다. 원서접수 마감일이 다가올수록 마음은 초조해지고, 인문계를 종용하는 부모님과의 갈등도 알 수 없는 두려움과 공포감으로 내 마음의 한곳에 자리잡았다. 제일고, 남해고, 정보고, 창선고를 다니는 모습들을 그려보고, 각 학교를 졸업한 뒤 변해있을 미래의 모습을 번갈아가며 밤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빠른 취업, 그래서 남해정보산업고등학교"
하고 싶은 것도 뚜렷이 없었고 대학 갈 생각도 없이, 단지 `취업`이라는 단어 하나가 나의 주된 관심사이자 목표이기도 했기 때문에 내가 선택한 곳은 남해정보산업고등학교였다.
고교입시 자료, 홍보물에서 봤던 `선취업 후진학`, 특성화고 재(졸)학생을 위한 `지역인재 9급 공무원 특채`, `취업연계장려금`, `청년내일채움공제` 등 취업난에 시달리는 대졸자들의 현실 모습과 극명하게 대비돼 보였다.
또, 특성화고 졸업생으로 재학 중 자격증을 많이 따서 취업해 인생을 빨리 시작하는 것이 더 괜찮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친구들과 선생님, 부모님의 반대가 끊임없이 이어졌지만 길고 긴 진학의 고민을 접고 선취업의 목표를 향해 정보고 원서접수 마지막 날에 원서를 넣었다.

나의 비전을 그리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개학을 먼저 했고, 6월 3일 처음으로 학교에 등교한 첫인상은 파란 잔디운동장과 잘 조성된 정원의 수목, 녹두봉을 배경으로 한 학교의 정경이 어느 호텔의 입구에 들어서는 듯 정서적 안정감을 주었다. 학교 시설에 채색된 밝은 색상의 디자인은 건물을 비추는 조명과 함께 어우러져 편안하고 온화한 느낌을 주었다.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여러 강연 프로그램들은 꿈이 없었던 나에게 `내 꿈`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줬다. 미래가 막막해 고민이 많았을 당시에도 상담 선생님이나 진로지도선생님, 취업지원관 선생님이 매일 같이 상담해주시고 앞날의 설계에 대한 아낌없는 조언으로 나의 인생 비전을 갖게 해줬으며 그 자신감으로 모든 학습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
나의 재학 중 학습계획은 3가지로 정리했다. <플랜1> 정규교육과정에 충실하게 임하고, 방과후학교를 통해 매년 2~3개의 자격증을 취득하고 취업. <플랜2> 학교에서 제공하는 `인터넷강의 수강티켓`을 활용하여 재학 중 `지역인재 9급공무원 특채`에 응시 합격. <플랜3> 플랜 1, 2가 성립되지 않으면 잘 관리된 내신 성적으로 내 꿈에 맞는 대학교 진학을 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특성화고등학교는 진학보다는 취업이나 창업을 위한 교육과정을 운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학교에서는 자격증 취득을 위한 실습위주의 학습이 많고, 또 자격증 취득을 위한 일체의 경비를 학교에서 우선지원하고 있다. 또한 자격증 취득을 위한 개인별 지도교사가 배치돼 자격증시험을 신청하는 학생 수만큼이나 자격증을 취득한 학생도 최근에 부쩍 많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 학교를 단순히 소문이 안 좋아서", "남들이 잘 안 가니까" 관심을 안 가질 수도 있지만 입학하기 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장점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성적이 안 나와 고민인 학생들, 취업을 지향하는 학생들, 공무원시험 준비를 생각하는 학생들, 꿈이 없는 학생들 모두가 노력만 한다면 자신이 필요한 것을 찾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메리트 있는 학교라고 생각한다.
반드시 "남해정보산업고등학교에 오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괜찮은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선입견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어 실제 재학생 입장에서 너무나 안타까웠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중학생들이나 학부모님들도 진정 나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학교가 어디일지 고민하고 선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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