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식단 제정으로 학생건강 챙기고 농가소득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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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식단 제정으로 학생건강 챙기고 농가소득 높인다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0.12.24 17:03
  • 호수 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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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남해교육지원청 보건급식팀 이영민 팀장·이부용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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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교육지원청 12개교 시범운영
내년 군내 전 학교 표준식단으로
전국 최초의 표준식단 제정에 주도적 역할을 한 남해교육지원청 보건급식팀 이영민 팀장(왼쪽), 이부용 주무관(오른쪽), 이명주 교육지원과장(가운데).
전국 최초의 표준식단 제정에 주도적 역할을 한 남해교육지원청 보건급식팀 이영민 팀장(왼쪽), 이부용 주무관(오른쪽), 이명주 교육지원과장(가운데).

올 9월 초 남해군 먹거리통합지원센터가 설립됐다. 남해에서 생산한 신선하고 품질 좋은 농수산물을 지역 각급학교에 급식 식재료로 제공하고 이를 통해 학생 건강 증진과 안정적인 농가수익을 보장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하기까지 남해교육지원청 보건급식팀의 역할이 컸다. 보건급식팀은 먹거리통합지원센터 설립 1년 반 전부터 관내 학교 영양사들과 머리를 맞대고 식재료 품질 규격화와 표준식단을 마련하는 데 주력해왔다. 올 9월 12개교(초5·중4·고3)부터 전국 최초로 표준식단을 시범실시하고 내년에는 관내 29개 전 학교에 실시할 예정이다. 학생 건강 증진과 농가 살리기의 성과를 가져올 표준식단 제정에 대해 남해교육지원청 보건급식팀 이영민 팀장과 이부용 주무관을 만나 들어봤다.<편집자 주>


표준식단을 제정하게 된 배경은 = 이영민 팀장 : 식단은 여러 민원이 들어온다. 육류가 많다거나 채소가 많다, 기호도가 떨어진다, 건강식이 아니다 등 늘 의견이 분분하다. 여기에 마침 남해군먹거리통합지원센터가 만들어지면서 표준식단의 필요성이 더 높아졌다. 생산자가 직접 공급하는 형태인데 학교마다 요일마다 식단이 다 다르면 식재료의 공급과 처리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렵다. 먹거리통합지원센터 설립을 계기로 표준식단을 준비하기로 결정하고 1년 반 전부터 표준식단 안을 계속 만들고 있었다.   
 
표준식단 안은 어떻게 만들었나 = 이부용 주무관 : 교육청 급식팀에서 먼저 추진하고 관내 영양교사 25명이 모여 보물섬건강표준식단학습공동체를 구성했다. 지금은 식단팀과 표준규격팀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세분화해서 식단개발팀, 레시피팀, 표준규격팀, 식단팀, 홍보팀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영양교사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었다. 
 
표준식단을 운용하면 어떤 점이 좋은가 = 이영민 팀장 : 표준식단을 운용하면 식재료 품질을 규격화시켜서 시스템 통계가 나오고 체계적으로 돌아가게 된다. 식재료 표준화 작업을 밑바탕으로 하고 표준식단 작업도 같이 하게 됐다. 큰 장점은 식재료가 통일적으로 들어가면 공급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농가의 안정적인 생산과 소득에도 도움이 된다. 

12개 학교 시범사업 반응은 어땠나 = 이부용 주무관 : 대체로 좋은 편이다. 검수할 때 같은 규격의 식재료를 동일하게 사용하므로 학교와 공급자 간 갈등의 소지가 줄었다. 다만 식단 기호도에서 중고등학교는 학생들이 극명하게 자기 의견을 내기 때문에 초등학교보다는 기호를 더 반영할 수밖에 없다. 표준식단은 건강식단을 지향하므로 기호도가 떨어졌다는 반응도 있다. 그 부분은 보완해야 할 점인데 좋은 제품을 새로운 식단에 어떻게 활용할지 연구해나갈 계획이다.   
 
식재료는 군내 농수산물이고 친환경, 유기농, GAP 등 단계가 있을 텐데 선정 우선순위는 = 이영민 팀장 : 경남도교육청에서 친환경 쌀, 우수식재료비를 지원하므로 가능한 친환경 식재료를 쓰려고 하지만 모든 학교의 급식비가 동일하지는 않다. 예산이 인원수에 따라 달라서 동일한 식재료에 대해 동일한 식단을 할 수 없다. 각 식단가에 맞도록 최대한 친환경 식재료를 사용할 것이다. 
 
표준식단을 다른 지역에서도 하나 = 이영민 팀장 : 지원센터를 통해 식재료를 공급받는 지역들은 있지만 우리 군처럼 식재료 품목 규격화 통일을 하고 표준식단을 운용하는 곳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국에서 처음일 것이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급식지원프로그램으로 수주와 발주를 하는 곳도 남해교육지원청과 먹거리통합지원센터가 최초다. 이 시스템을 쓰려면 먼저 품질에 대한 규격화가 이뤄져야 한다. 남해군밖에 없어 타 시도에서 배우러 온다. 
 
직접 당사자인 학생들의 반응이 중요할 텐데 = 이부용 주무관 : 표준식단은 고정된 게 아니라 계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보완하게 된다. 영양교사들이 급식 모습을 보고 피드백하고 공개 설명회를 통해 토론도 하고 교사들이 식단팀에서 계속 업그레이드 보완작업을 할 것이다. 조리방법, 식단개발팀에서 식단을 개발하면 시연도 할 것이다.
 
전국 최초로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 이영민 팀장 : 필요성을 알고는 있었지만 예산이나 농업인이나 학교 등의 협조가 있어야 해 시작할 계기가 없었다. 마침 작년에 계기가 생겼고 지자체와의 협력도 잘 이루어졌다. 일선 학교와 교육지원청과 지자체 기관이 협력하고 농민 생산자도 함께하니 좋은 사례인 것 같다. 
 먹거리통합지원센터는 장기적으로 농업인을 살리기 위한 목적이 크기 때문에 학교급식 식재료를 공급할 수 있는 농산물을 계획 재배하고 권장 품목을 연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게 정착돼서 데이터화되면 안정적인 수요공급이 이뤄질 거라 생각한다. 
 
표준식단에 대한 홍보계획은 = 이부용 주무관 : 사실 식단은 전문 영양사들이 짜지만 학생, 교직원 등 수혜자와 소통해야 신뢰성과 공감을 얻고 정착이 된다. 내년 1월에는 학부모, 영양교사, 교직원, 학생이 패널로 참여하는 표준식단 설명회를 가질 계획이다.  

표준식단안은 남해교육지원청과 관내 영양교사들이 1년 반 넘게 꾸준히 모임을 갖고 연구해온 결과다.
표준식단안은 남해교육지원청과 관내 영양교사들이 1년 반 넘게 꾸준히 모임을 갖고 연구해온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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