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극복… 위생팀도 업주도 사명감으로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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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극복… 위생팀도 업주도 사명감으로 버틴다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0.12.31 10:41
  • 호수 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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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취재기 | 밤을 잊은 남해군보건소 위생안전팀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남해군에도 지난 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됐다. 이에 지난 8일부터 2021년 1월 3일 자정까지 `일반음식점 밤 9시부터 오전 5시까지 포장·배달만 허용` 행정명령이 내려졌고, 23일부터는 `5인 이상 집합금지`와 숙박업소 `객실 수의 절반 이상 예약과 숙박 금지`가 추가됐다. 

이러한 가운데 남해군보건소 위생안전팀이 담당하는 위생업소 수는 일반식당, 휴게음식점, 유흥주점, 숙박업소를 포함해 1300개가 넘는다. 현장점검을 할 수 있는 인원은 단 4명. 이들은 지난 8일 내려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로 인해 휴일도 없이 2021년 1월 3일까지 매일 밤낮으로 현장점검을 한다.

불 꺼진 남해군 사회적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고 있는지 실제 현장을 살펴보기 위해 남해군보건소 위생안전팀에 동행취재를 요청했다. 이에 남해군보건소 위생안전팀 정현포 팀장, 박준영·김현도 주무관과 함께 지난 29일 밤 7시부터 11시까지 코로나19 특별방역 기간 위생업소 점검현장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남해군보건소 위생안전팀이 코로나19 방역수칙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따른 위생업소를 점검하고 있다. 지난 29일 창선면 모 실비집에 남해군보건소 위생안전팀 김현도(왼쪽)·박준영(가운데) 주무관, 정현포(오른쪽) 팀장이 실비집 사장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남해군보건소 위생안전팀이 코로나19 방역수칙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따른 위생업소를 점검하고 있다. 지난 29일 창선면 모 실비집에 남해군보건소 위생안전팀 김현도(왼쪽)·박준영(가운데) 주무관, 정현포(오른쪽) 팀장이 실비집 사장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추적추적 비 내리는 밤 7시. 불 꺼진 남해군보건소 위생안전팀은 배달음식으로 저녁식사를 마친 뒤 현장점검 준비에 분주하다. 12월 29일을 기준으로 22일째다. 현장점검이 가능한 인원은 4명. 2인 1조로 이틀씩 돌아가며 점검을 하고 있다. 밤 8시 남해군보건소 조끼를 입고 차에 올라탄다. 삼동면, 창선면, 남해읍 순으로 돌아볼 예정이다. 

 "군민들은 방역수칙과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주시기 때문에 별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하는 정현포 팀장. 그렇게 창선면까지 가는 길 정현포 팀장과 주무관들은 이동면의 식당이나 주점, 실비집 등을 살핀다. 점검 첫 주에 비하면 능숙해진 모습이다.

 밤 8시 30분 지족구거리에 도착하자 불 켜진 식당이 보인다. 손님은 2명. 일단 5인 이상이 아니고, 주위에 주차된 자가용도 보이지 않는다. 9시도 아니니 돌아오는 길에 한 번 더 살펴볼 예정이다. 그렇게 삼동면의 식당들을 둘러본 후 창선면으로 향한다. 이 시간대에는 주점이나 배달을 주로 하는 치킨이나 피자, 족발집 등이 활개를 치는 시간이다. 그런데 지족구거리에는 영혼이 없는 것처럼 굵어진 빗소리만 점점 크게 들릴 뿐이다.

 밤 8시 55분 창선면에 들어서자 영업 중인 식당이 보인다. 창선면은 땅도 넓어서 그런지 점검할 범위가 넓게 느껴졌다. 밤 9시 10분 모 실비집이 영업을 하고 있다.

 위생안전팀이 가게 문을 열려고 하자 손님 3명이 먼저 위생안전팀을 향해 "밤늦게 수고 많으십니다. 가게 주인과 얘기 좀 하다가 10분 정도 늦었다"며 미소를 띠며 퇴장한다.

지난 17일 남해군보건소 위생안전팀이 영업주들에게 보낸 문자 내용이다. 다른 안전 문자 보다 따뜻함이 느껴진다.
지난 17일 남해군보건소 위생안전팀이 영업주들에게 보낸 문자 내용이다. 다른 안전 문자 보다 따뜻함이 느껴진다.

 가게에 들어서자 주인은 위생안전팀을 자주 봐서 익숙한지 오히려 반겨준다. 가게 주인은 "오늘 15000원어치 팔았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지금 좀 힘들어도 코로나19가 종식돼야 마음 놓고 장사를 할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하고 심경을 밝혔다. 매일하는 점검이지만 이런 말을 듣고 있는 위생안전팀의 마음이 불편해 보인다.

 점검을 마치고 읍으로 향하는 차에서 박준영 주무관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 엄청나게 높은 수익을 내는 가게들도 아니고 그야말로 소상공인들인데, 이분들에게 밤 9시가 되고 5인 이상 모이지 말라고 계도하는 우리도 맘이 아프다"며 "그래도 방역수칙에 협조를 잘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나타냈다. 밤 9시 20분, 읍으로 향하는 길에 앞서 기록한 가게들을 둘러보자 모두 영업을 마쳤다. 

 갑자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읍의 한 실비집이 밤 9시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이 많고 영업을 한다는 신고 전화다. 현장에 도착하자 실비집은 영업을 마치기 위해 정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가게 주인도 위생안전팀의 계도에 협조하는 내용의 대화를 주고받는다. 

 그렇게 위생안전팀은 읍까지 살펴본 후 밤 10시가 돼서야 남해군보건소로 복귀한다. 사무실에 도착하자 이들은 각 읍면행정복지센터에서 낮에 점검한 내용과 위생안전팀에서 하루 동안 현장에 출동하고 점검한 내용을 취합해 보고서를 작성한다. 이 작업 또한 만만치 않아 보인다. 보고서를 작성하고 퇴근할 준비를 하는데, 시곗바늘은 밤 11시를 가리키고 있다.

지난 25일 남해군보건소 위생안전팀이 영업주들에게 행정명령 정보와 코로나19 방역과 사회적 거리두기 협조에 감사하다는 내용을 담은 문자 내용이다.
지난 25일 남해군보건소 위생안전팀이 영업주들에게 행정명령 정보와 코로나19 방역과 사회적 거리두기 협조에 감사하다는 내용을 담은 문자 내용이다.

 정현포 팀장은 "점검을 갈 때마다 밤까지 고생한다고 격려해주는 사장님들의 말씀을 들으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또한 "한편으로는 오늘 동행취재가 우리 군민들 스스로가 코로나19 방역수칙과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는 걸 알릴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끝으로 "코로나19 방역수칙과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주시는 사람들이 지키지 않는 사람보다 손해를 본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며 "이러한 심리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보다 친절하고 세심하게 임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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