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경계 없어진 보이스피싱 피해… 대면편취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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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경계 없어진 보이스피싱 피해… 대면편취 주의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1.01.21 15:05
  • 호수 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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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층 더 진화하는 보이스피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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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대출빙자 사기, 자녀 신변 안전 위협 사기
경찰·검찰·금융감독원 사칭

신축년 새해 들어 지난 11일부터 19일까지 8일간 기자에게 3건의 보이스피싱 관련 제보가 들어왔다. 이를 제보는 어르신들이 현금인출을 유도당해 대면편취(對面騙取)당할 뻔한 사연으로 금융기관이나 가족, 지인 등으로 인해 다행히 피해를 당하지는 않았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신종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남해경찰서에 보이스피싱과 관련된 내용을 취재한 결과, 올해 들어서는 보이스피싱 관련 직접적인 신고나 피해가 접수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각종 언론에 따르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보이스피싱 수법이 점차 진화해 20~60대 초반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남해경찰서의 도움을 받아 점점 진화하는 보이스피싱의 유형과 함께 예방법을 알아봤다. 〈편집자 주〉

 

 통신매체를 이용한 금융사기를 뜻하는 보이스피싱이 처음 등장한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피해자는 주로 어르신들이었다. 그러나 2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흐른 가운데 유선전화에서 스마트폰, PC 등 통신매체가 발전함에 따라 보이스피싱 수법도 점차 진화해왔고, 최근에는 피해자 연령의 경계가 없어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와 함께 계좌를 통해 큰 금액을 이체할 때는 해당 금융기관에서 확인하고, 금융감독원 등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기 때문에 계좌를 활용하는 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등장한 수법이 `대면편취(對面騙取)` 방식인데, 이는 제3금융권에서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았거나 신용도가 낮은 피해자에게 저금리 신용대출을 해주겠다고 전화나 문자로 속이거나 아니면 애플리케이션을 깔게 만든다. 이후 피의자는 수수료와 기존의 채무 상환이 필요해 돈이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피해자를 직접 만나서 돈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특히 대면편취 방식은 금융계좌 추적을 피할 수 있고, 코로나19로 인해 누구나 마스크를 끼고 다녀 얼굴 식별이 어렵게 되자 최근에 많이 퍼지고 있는 수법이다.
 남해경찰서 지능수사팀장 김평길 경감은 "최근 대면편취 피해자는 스마트폰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할 수 있는 40대부터 60대 초반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에서 피해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면편취의 현장에서 돈을 받는 사람이라 불리는 `수거책`에는 20~30대의 청년들이 많다"며 "문제는 수거책들이 자신이 이용당하고 범행을 방조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청년들이 수거책이 되기까지
 청년들은 왜 수거책, 공범자로 전락할까?
 김평길 경감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피의자는 온라인에 고액 임시직원(아르바이트) 구인광고를 낸다. 구인광고를 보고 지원하는 사람들은 주로 구직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고액의 돈을 벌고 싶어하는 청년들이 지원을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면접은 하지 않고 이력서나 가족관계증명서, 신원조회서 등의 서류를 제출하고 채용이 된다. 결국 이 청년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신원을 피의자에게 넘겨주는 꼴이 된다. 이 청년은 출근할 때마다 그날의 복장을 피의자에게 보고하고 피해자를 만날 시간과 장소를 알려주고 돈을 받아 오는 일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현장에서 검거돼도 자신이 왜 범죄자인지 모르며 황당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김평길 경감은 "일이 편하면서 고액을 벌 수 있는 아르바이트 자리가 있다면 의심해야 한다"며 "편한 고액 아르바이트라면 고용할 것이 아니라 피의자 그들이 직접 할 것"이라며 경고했다.
 아울러 "어떤 금융기관도 신용도가 낮은 사람에게 대출을 권하는 경우는 없다"며 "대출금 변제라면서 현금을 받으러 사람을 보내 만나게 하는 경우도 없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투자형사기도 종종 발생하는데, 적은 금액으로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서로 모르는 사람인데 왜 나에게 권하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결국 투자형사기는 대가 없이 바라는 욕심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또한 김평길 경감은 "직접 대면해서 돈을 주는 방식에 왜 당하는지 의아해 하시겠지만, 당장 높은 금리의 대출을 받은 사람은 유혹 문자나 전화에 빠져든다"며 "보이스피싱은 대면편취까지 진화하며 저금리 대출빙자 사기, 자녀의 신변 안전에 위험이 있다고 속이는 사기, 경찰·검찰·금융감독원을 사칭하며 대포통장 사기 등 다양한 형태로 피해자들을 유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보이스피싱은 갈수록 진화하고 있고 어느 순간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고, `수거책`과 같이 이용당할 수도 있다"며 "보이스피싱 피해에 연령은 문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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