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버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답답 방역도 되고 영업도 할 수 있는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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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버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답답 방역도 되고 영업도 할 수 있는 대책 필요"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1.01.28 10:54
  • 호수 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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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불황`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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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행사 기획이벤트사
일거리 `전무`
식당·카페·주점 매출
반토막도 부지기수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배달 주문방식도 일반화되고 있다. 읍 소재 패스트푸드점에서 한 소비자가 비대면 주문기를 이용해 주문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배달 주문방식도 일반화되고 있다. 읍 소재 패스트푸드점에서 한 소비자가 비대면 주문기를 이용해 주문하고 있다.

 지난해 1월 20일께 국내 최초로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나온 이후 만 1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지역사회는 물론 전국이 혼란에 빠지고 3차에 걸친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이 진행됐다. 다행히 비교적 성공적인 `K방역` 조치로 미국이나 유럽 등에 비해 코로나 확산세가 크진 않지만,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집합금지·영업제한 업종의 소상공인들의 피해는 일상화된 지 오래다. 예년이면 송년회와 신년회 등으로 문전성시를 이뤘을 식당이나 주점들의 매출은 반토막 이하로 떨어지고 `대목`이란 말은 사라져버렸다. 기획사 등 이벤트 업종과 관광업은 각종 축제와 행사 취소로 일거리가 `전무`한 상태다.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정지해버린 지금, 소상공인들에게선 "끝이 안 보이는 이 상황을 그저 버티는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한숨소리만 가득하다.      
 
관광업계, 폐업하거나 대출로 유지
 남해읍 소재 한 관광버스회사는 지난해 각종 행사와 관광·수학여행 예약 등이 취소되면서 예년에 비해 매출이 95% 급감했다. 이 회사의 김모 대표는 "문 닫을 수 없어 마지못해 담보대출을 받아 기사들 월급을 주고 있는 형편"이라며 "인근 하동의 학교 통학버스를 운행하는 것으로 간신히 버티지만 올해 입찰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남해에서 관광업으로 버티는 회사는 2군데 정도이고 나머지 개인사업자나 작은 여행사들은 거의 폐업한 상태다. 김 대표는 "진주나 김해처럼 지자체의 관광업체 지원 방안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벤트 업체의 상황은 더 나쁘다. 지난해 관급을 비롯한 거의 모든 축제나 행사가 취소돼 매출이 90% 이상 줄었다는 한 이벤트 기획사의 대표는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코로나가 종식돼야만 타개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역경제 위해 재난지원금은 지역화폐로
 김윤상 (사)한국외식업중앙회 남해군지부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됐다고 해도 5인 이상 집합금지와 매장 내 거리두기 지침, 밤 9시 이후 영업 금지로 인해 군내 750여 외식업소 회원들이 겪는 어려움은 여전하다고 말한다. 김 지부장은 "내가 운영하는 업소만 해도 지난해 1년 매출이 2200만원대로 떨어졌다"며 "그나마 인건비와 월세를 내지 않는 업소들은 형편이 낫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의 고통은 더 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카드 수수료가 인하되고 간이과세자 혜택이 매출 4800만원 이하에서 8천만원 이하로 화대됐으며 소규모 경영환경개선사업 등 지원책이 나왔지만 피부로 체감하는 데는 역부족이라고. 김 지부장은 "코로나19 상황이 언제 종식될지 보이지 않지만 회원 업소들이 방역수칙을 대체로 잘 지키고 어려움을 감내하고 있다"며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군민 재난지원금의 경우 지역화폐로 지급해 남해에서 쓰일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지난 18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연장되고 카페 등 일부 업종의 매장 영업이 허용됐지만 매출은 이미 예년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
지난 18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연장되고 카페 등 일부 업종의 매장 영업이 허용됐지만 매출은 이미 예년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

코로나 장기화, `금지`보단 영업 가능 정책을
 읍에서 PC방과 노래연습장, 당구장 등을 운영하고 있는 한 업주는 "말할 것도 없이 매출 급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PC방과 당구장의 매출은 전년에 비해 60~70%, 노래연습장은 90% 이상 줄었다고 밝혔다. 이 사업주는 PC방의 경우 칸막이도 설치하고 열감지기도 들여놨지만 방역수칙 때문에 학생들의 경우는 아예 발길을 끊었다고 한다. 그는 업종별로 방역도 되고 영업도 할 수 있는 맞춤형 지원정책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한다. 그는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되고 혹 종식된다 하더라도 또다른 감염병이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시대가 됐다. 무작정 `금지`, `안 된다`, `모이지 말라`고만 하지 말고 이제는 그런 시대를 살아갈 수 있는 장기적 대책,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정에서 칸막이나 열감지기 등을 일괄 구매해 업종별로 지원한다면 방역도 되고 영업도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읍 소재 한 주점의 업주는 "야간 영업이 중심이다 보니 저녁 6시부터 9시까지만 운영이 허용돼 매출이 예년에 비해 80% 이상 줄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초저녁에 손님이 안 들면 허탕을 치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이 업주는 "정부에서 2시간만이라도 영업허용 시간을 늘려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가 최근 매장 영업의 제한적 허용으로 한숨 돌렸다는 한 카페의 점장은 "예년에 비해 매출이 3분의 1로 떨어졌지만 직원들과 함께 가기 위해 근무시간을 줄이는 방법으로 버티고 있다. 테이블도 줄이고 칸막이 설치도 하고 자체 소독도 정기적으로 한다"며 "와주신 것만 해도 감사한 손님에게 마스크 착용 등 수칙 준수 부탁이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니다. 그런 점을 살펴서 업주에게 과도하게 부과되는 수칙 위반 과태료 등을 형평성 있게 조정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 치킨 매장 앞에 붙은 각종 방역수칙들. 치킨집 등 포장·배달이 가능한 업종은 매장영업 제한에도 그나마 타격이 덜한 편이다.
한 치킨 매장 앞에 붙은 각종 방역수칙들. 치킨집 등 포장·배달이 가능한 업종은 매장영업 제한에도 그나마 타격이 덜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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