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에서 받은 사랑 먼저 다가가 갚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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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에서 받은 사랑 먼저 다가가 갚겠습니다"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1.02.04 10:39
  • 호수 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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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권혁기 전 남해국제탈공연예술촌 촌장

탈촌의 다양한 문화공연 관객 점유율 85.9% 달성
전문가로서 공부하고 학문도 계속 이어갈 것

2018년 11월, 남해국제탈공연예술촌 초대 고(故)김흥우 촌장에 이어 신선한 바람으로  우리 곁으로 다가온 권혁기 촌장. 권혁기 전 촌장은 여성국극, 창극, 민요, 마술쇼, 풍자극, 코믹공포스릴러극 등 다양한 연극을 군민들에게 선사했다. 또, 아시아 탈의 신비를 통해 평소 접하기 힘든 방상시탈을 전시했으며, 군민 극단 `하모하모`를 창단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마늘축제&한우잔치 추진위원으로 위촉돼 예술가로서 의견을 개진하는 등 2020년 11월 8일까지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그런 그가 지난 2년간 활동을 마쳤지만 서울로 떠나지 않고 남해군에서 다음 막을 준비하고 있다. 연극계에서 저명한 그가 남해에 남아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 여전히 남해가 좋아 탈촌이 위치한 이동면에서 거주하고 있는 권혁기 촌장의 집을 방문해봤다. <편집자 주>
 

권혁기 전 남해국제탈공연예술촌 촌장이 지난달 25일 자신의 집 옆에 있는 텃밭에서 괭이를 들고 환한 미소를 보이고 있다.
권혁기 전 남해국제탈공연예술촌 촌장이 지난달 25일 자신의 집 옆에 있는 텃밭에서 괭이를 들고 환한 미소를 보이고 있다.

 권혁기 전 남해국제탈공연예술촌 촌장을 만났고 반가움과 궁금함에 약 3개월간 어떻게 지냈는지 물었다.

 권 촌장은 미소를 띠며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허술하게 해왔던 연구를 탄탄히 하고 있다"며 "책도 읽고, 영상도 보며, 논문도 쓰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살아가는 자세에 대한 철학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이나 대도시가 아닌 남해에 남아있는 이유에 대해 묻자, 권 촌장은 "남해행을 결심했을 때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화 불모지인 지역에 일을 찾는 것이 사명이라 생각했다"며 "2년 넘게 남해에 있으면서 많은 분에게 은혜를 받았다. 아울러 이동면민들이 외지인인 제게 베풀어주신 사랑과 관심은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초양마을에 둥지를 틀고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있는 권 촌장.

 그가 촌장직에서 물러나고 가진 송별회만 해도 20회에 이른다. 권 촌장은 "많은 분이 남해의 문화예술에 기여해달라는 말씀을 들었다"며 "한편으로는 공직자인 촌장일 때보다는 좀 더 편하게 예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에 그가 남해에 남아있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아울러, 권 촌장은 "좀 더 열심히 했었어야 했다"며 "코로나19 때문에 공연을 열지 못하는 시기에 전시체계에 대한 변화를 잘 준비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반대로 "기존 남해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내용의 연극과 다양한 장르의 공연문화를 알리는 데 작게나마 기여했다고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공연·교육·전시
 권 촌장은 임용된 후 공연·교육·전시 세 가지 분야로 구분해 자신의 역량을 펼칠 계획이었다. 

 공연에 대해 권 촌장은 "코로나19가 오기 전 2019년도 탈촌에서 열린 모든 공연의 평균 관객 점유율은 85.9%로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앞서 소회에서도 밝혔듯이 실험적이고 다채로운 공연을 준비했고, 준비한 공연을 통해 군민들께서 재밌고 색다른 공연을 즐겼다는 평가를 해주실 때 보람을 느꼈다"고 밝혔다. 

 교육 분야에 대해서는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교육연극을 시도했고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았다"며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이동초등학교를 비롯한 여러 학교에서도 요청이 들어왔었다. 또 어린이집에서도 인형극에 대한 수요가 있었는데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모두 무산된 점이 정말 아쉽다"고 회상했다.

 전시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교육 분야보다 더 큰 아쉬움이 남는 눈치다. 권 촌장은 "남해국제탈공연예술촌이라는 이름처럼, 탈 하나하나에 대한 정보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연구가 부족했다"며 "탈에 대한 성격들을 연구한 후에 스토리텔링이 있는 탈 전시를 기획했으나, 구체화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남해인생 2막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탓에 사실상 예술·공연·전시분야는 마비된 것과 같았다. 코로나19는 권 촌장의 활동에도 제약을 걸었다. 

 권 촌장은 "직관적으로 말하자면,제가 남해에 남은 이유 중 하나는 남해가 예쁘다는 것"이라며 "이렇게 예쁜 남해가 자연에 걸 맞는 문화예술의 꽃을 피우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계획을 묻자 권 촌장은 "코로나19가 끝날 때까지는 그동안 하지 못했던 공부를 계속할 것"이라며 "허락할 요건들 안에서는 책에 집중하고, 출간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남해에서 받은 사랑과 관심에 대한 은혜를 갚는 일은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며 "촌장으로 재직하면서 다하지 못했던 연극, 인형극 등 다양한 예술 활동으로 먼저 다가가 펼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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