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하게 된 계기는 = 권진영: 나는 시민·청년 코워킹스페이스(협업공간)와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는 일을, 준민 씨는 고용노동부 공무원으로 서울에서 일을 했다.
이준민: 2016년 귀농운동본부에서 청년학교 1기 과정을 6주 정도 이수하고 그때부터 귀촌에 관심을 이어갔다. 2019년에 회사를 그만두고 내려가기로 결정했다. 그 즈음 팜프라촌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1기 촌민을 모집한다고 공고를 했다. 운좋게 1기 촌민으로 뽑혔고 남해군에서 살 기회를 잡기로 했다.
그동안 뭘 하고 살았나 = 진영: 조직, 회사, 도시 생활에 회의를 가졌던 터라 남해에 와서는 일자리 찾기보다 시골에서 자급자족하는 생활을 하고 싶었다. 실제로 농사를 짓고 우리가 필요한 것을 스스로 생산하는 기술을 익히고 적게 벌고 적게 쓰며 살고 싶었다. 최소한의 경제활동을 해야 하니 아르바이트도 하고 「한겨레21」에 칼럼을 연재하고 잠시 팜프라 일도 했다. 두모마을 귀농인의 집에 1년 머물기도 했다.
자급자족하는 삶으로 하고 싶었던 일은 = 진영: 집에서 손수 밥을 해먹고 느리게 산책하고 가족과 같이 보내는 시간이 소중했다. 서울에서는 일상의 균형이 무너져버렸다. 그걸 되찾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준민: 남해에서는 경제적으로 불안정할 수 있으나 정서적으로 안정적인 느낌을 받는다. 우리가 원하는대로 살고 있는 것 같다.
지금 두 사람의 가장 주된 일은 = 진영: 2층을 수리해서 숙소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한 팀만 쓰는 독채 숙소다. 우리가 남해에서 일상을 되찾고 여유를 느끼듯이 찾아오는 이들과도 그런 것을 나누려고 한다. 2층 공간 가꾸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우리가 마을 산책길을 안내하거나 편하게 요리할 수 있게 구비해주고 싶다.
아쉬운 점은 = 준민: 교통이 불편하거나 일자리 없는 등의 문제도 있지만 서울에 지쳐 한적함을 찾아온 우리에게는 그 한적함 때문에 생기는 다른 불편들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다양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조금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남해가 더 풍요로운 곳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