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롯의 부활」 펴낸 김장실 전 차관
상태바
「트롯의 부활」 펴낸 김장실 전 차관
  • 하혜경 서울주재기자
  • 승인 2021.05.14 14:44
  • 호수 7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요를 통해 본 한국현대사 담아

우리나라 국회의원 최초로 미국 카네기홀에서 한국가요를 불러 화제가 된 김장실 전 차관(상주 출신) 이 인문학서적 「트롯의 부활 ·가요로 쓴 한국현대사」를 발간해 화제다.
이달 초 발간한 「트롯의 부활」은 1920~1980년대 가요계를 석권, 시대를 풍미한 트로트 히트곡들을 역사적 사건의 흐름과 결부시켜 분석한 책이다.
김 향우는 지난해 8월부터 집필을 시작해 3개월여간 작업한 이 책을 올 5월에 발간했다. 대학과 지자체에서 `대중가요와 정치사회학`이란 주제로 수백여 차례 강연했던 강의내용이 바탕이 됐다.
김 전 차관은 "이 책에는 노래를 좋아하게 된 개인사, 당시 대한민국의 역사, 노래의 역사 이 세 가지가 들어가 있다"며 "`이 노래가 어떻게 해서 히트했는가` 하는 이야기에는 당시 정치·경제·사회 상황이 포괄적으로 녹아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트롯의 부활은 발간 열흘 만에 교보문고 인문역사분야 베스트셀러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인기의 저변에서는 한반도 전역에 불어 닥친 트로트 열풍의 영향이 크다. 김 향우는 최근 우리사회의 트로트 열풍의 원인을 두고 크게 두 가지로 분석했다.
그는 "트로트장르는 70년대 중·후반 통기타 포크음악이 나오면서 나이 드신 분들만 좋아하는 장르가 됐다. 그 후 한 30~40년간 정체되고 사라진 것이 아니라 록, 포크, 발라드, 국악 등 다양한 장르의 리듬을 받아들이면서 강한 생명력을 가진 장르로 발전해 나갔다. 트로트의 강한 생명력과 변화 발전이 트로트 열풍의 가장 큰 원인이다. 여기에 중·장년층들이 문화 소비자로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트로트시장을 키웠다. 예전에는 젊은 아이들이나 CD 음반을 구매했지만 지금은 중장년층이 좋아하는 가수의 CD 구입은 물론 협찬하는 상품을 구입하고 콘서트장을 찾는다. 그 뿐만 아니라 팬클럽에 가입해 적극적인 홍보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런 현상이 트로트열풍을 낳고 있다"고 말한다.
대중가요와 한국현대사를 엮어 역사화 문화를 분석한 이 책은 읽기도 쉽고 역사적 지식까지 얻을 수 있어 발간과 동시에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김 향우가 분석한 대중가요는 총 18곡이다.
1920년대 식민지 시대 나라 잃은 민족의 슬픔을 노래한 `황성옛터`로 시작해 나라를 되찾는 희망은 사라지고 한국인의 만주 진출 붐이 불었던 1930년대의 `꽃마차`, 일제 하 기생 등 화류계 여인들의 삶과 사랑·이별을 다룬 `홍도야 울지 마라`를 소개한다.
이어 1940년대 광복 후에는 해방 조국의 희망을 담은 `귀국선`, 6·25전쟁으로 분단의 아픔을 겪은 1950년대는 `가거라 삼팔선`과 전쟁 중에 사라져간 수많은 청춘의 아픔을 노래한 `봄날은 간다`, 피난살이의 회한과 휴전으로 서울에 귀환하게 된 기대감을 녹인 `이별의 부산정거장`에 대한 해설을 담았다.
1960년대 중반 이후 월남전쟁·중동건설·해외유학 등으로 국제적 이산(離散)에 직면한 한국사회를 반영한 `기러기 아빠`, 1970년대 경제근대화로 `하면 된다`는 국민적 분위기가 표출된 `님과 함께`, 자유를 향한 열망에 빗대어 권위주의 정부가 조성한 경직된 정치사회 체제를 은유적으로 비판한 `고래사냥`, 1980년대 이산가족 찾기의 폭발적 반응을 담아낸 `잃어버린 30년`을 담았다.
이 책에 실린 노래들 중 김 향우가 가장 아끼는 노래는 `동백아가씨`다.
"상주해수욕장에 만들어진 가설극장에서 돌아가신 큰 형님과 봤던 `동백아가씨`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과 그 때 흘러나왔던 동백아가씨는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다"
1956년 상주면 금전마을에서 태어나 영남대 행정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한 김 전 차관은 1979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문공부·청와대에서 근무했다. 문화관광부 예술국장, 예술의전당 사장을 역임하며 문화예술인들과도 친분이 두텁다.
김 전 차관은 유튜브 조갑제 TV에 매주 2회 출연 대중가요와 얽힌 재밌는 에피소드들을 노래와 함께 전하고 있다.
김 전 차관은 "현재까지 한 60회 정도 방송했는데 다음에는 이 방송 내용을 엮어 책으로 출간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