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적인 일 하는 마음으로 양봉 이어나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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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적인 일 하는 마음으로 양봉 이어나갈 것"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1.06.25 10:23
  • 호수 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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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시대가 만난 사람 삼봉산꿀벌농장 신동섭·고연자 부부

말벌과의 사투, 꿀벌·여왕벌 철저한 관리 필요
남해 주력 농업은 아니지만 가치 있어
신동섭(오른쪽)·고연자(왼쪽) 부부가 지난 13일 채취한 남해표 밤꿀(왼쪽), 유자꿀(가운데), 아카시아꿀(오른쪽)을 들고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신동섭(오른쪽)·고연자(왼쪽) 부부가 지난 13일 채취한 남해표 밤꿀(왼쪽), 유자꿀(가운데), 아카시아꿀(오른쪽)을 들고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지난 13일 이른 아침, 서면 연죽마을과 동정마을 사이를 지나다, 두 사람이 그물 옷을 입고 날벌레들 속에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또 많은 상자들과 작은 연기도 꾸준히 피어올랐다. 호기심이 생겨 가까이 가보기로 했다. "위이이잉~ 윙~~"하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 온다. 알고 보니 날벌레로 착각했던 친구들은 꿀벌로 확인됐고, 양봉작업을 하고 있던 사람은 삼봉산꿀벌농장을 운영하는 신동섭(67)·고연자(65) 부부였다.
신동섭 씨는 서면 우물마을의 이장이자, 서면 이장단장 등을 겸직하는 등 서면의 유명인사이지만 양봉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은근 많다고 한다. 작업을 마치고 이 부부를 만나 꿀 떨어지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남해에서는 생소할 수 있는 양봉,
무슨 매력에 빠져 시작하게 됐을까

 농협중앙회경남본부와 경남의 여러 지역농협에서 지점장으로 활동하다 2012년 은퇴하고 고향 서면으로 귀촌한 신동섭 씨는 원래 소를 키울까도 고민했었다. 은퇴를 앞둔 상황에서 여러 농사를 고민하는 찰나에 의형제와 같은 지인이 양봉을 하고 있었고, 그 지인으로부터 4통의 벌통을 만난 것이 양봉 농부로 첫 발을 딛게 만들었다. 


 신동섭 씨는 "벌통을 열어보면 매일 매일이 달랐다. 통마다 벌들의 움직임과 변화되는 모습에 흥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인 고연자 씨에게도 양봉을 해야겠다고 제안했지만 양봉이 쉽지 않은 길인 것을 잘 알았기에 몇 차례 거절했다고 한다. 서면 우물마을 출신인 고연자 씨는 이미 할아버지 고행순 씨와 아버지 고창렬 씨가 양봉업을 했기 때문에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이었다. 


 신동섭 농부의 계속된 설득에 고연자 씨의 마음도 열리게 됐고 양봉실습, 여러 지역의 전문가를 찾아가 자문을 구하고 공부하는 시간을 거쳐 2016년부터 본격적인 삼봉산꿀벌농장을 운영하면서 양봉 농사에 출사표를 던지게 됐다.
 
 

신동섭·고연자 부부가 새벽부터 벌집을 정리하고 있는 모습이다.
신동섭·고연자 부부가 새벽부터 벌집을 정리하고 있는 모습이다.

 

꿀을 채취하는 과정
 새벽부터하고 있던 작업은 무엇이었을까? 신동섭 씨는 "벌집(소비)을 가져와 정리하는 작업으로, 이 작업을 해야 꿀을 채취하기가 수월하다"며 "연기는 쑥으로 내는 거라 사람이나 벌에게도 무해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벌들이 활동하지 않는 이른 새벽에 해야 비교적 적은 벌들이 날아다닌다"고 덧붙였다.


 초기 작업을 마치면 꿀을 뜨는 채밀(採蜜) 작업을 해야 한다. 직접 벌집을 잡고 칼로 뜨는 1단계 채밀을 마치면, 벌집을 채밀기에 넣어 꿀로 추출한다. 


 취급하는 꽃의 종류는 아카시아와 야생화, 밤꽃이 많은데 최근에는 유자꽃 꿀까지 생산하고 있어 달달하면서도 상큼함이 더한 그야말로 `남해표 꿀`로 개발하고 있다. 


 꿀을 채취하는 시기는 꽃의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아카시아가 피는 4월부터 6월까지 2개월 정도라고 보면 된다.


 채취 시기 이외에는 가을에는 월동준비, 겨울은 휴식기를 가진다. 신동섭 씨는 "특히 6월 말부터 7~11월까지는 꿀벌을 잡아먹는 말벌이 활동하는 시기"라며 "벌들이 피해를 받지 않게 말벌을 쫓아내는 일이 사실상 많은 시간을 들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각 벌통에 있는 여왕벌이 한 마리씩 있어야 하는데, 두 마리가 있는 경우도 있다. 여왕벌이 알을 못 낳거나 통솔력이 없으면 꿀벌들에게 압사당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또 여러 이유로 여왕벌이 죽기 때문에 벌통을 매일 같이 열어보고 여왕벌을 잘 관리하는 것도 큰 일 중 하나다"라고 설명했다.
 고연자 씨는 "남해에는 아카시아나 밤나무가 적어서 전체적으로 밀원이 적다고 보면 된다"며 "큰돈을 벌고자하는 것도 아니고 다른 지역에 비해 남해가 깨끗한 환경을 갖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동섭 씨는 "흥미를 느껴 시작한 양봉이지만 이 또한 업이 되니 정말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야 된다"며 "단순히 때가 되면 벌들이 꿀을 갖다 주는 것이 절대 아니기 때문에 꿀벌과 여왕벌을 항상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5년째 양봉을 하고 있지만 지금도 공부를 계속하고 다른 사례를 접해 삼봉산꿀벌농장(m.010-3337-3172)만의 방법으로 만들고 있다"며 "세계적인 천재 과학자 아이슈타인의 발언으로 알려진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4년 내 멸망한다`는 말처럼, 공익적인 일을 하고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앞으로도 양봉을 이어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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