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화성으로 떠나자, 지구는 저절로 다시 젊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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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화성으로 떠나자, 지구는 저절로 다시 젊어졌다 …"
  • 남해타임즈
  • 승인 2021.06.25 10:54
  • 호수 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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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보물섬환경축전 환경 말하기·그리기 수상작 연재1

남해군에서는 지난 6월 1일부터 7일까지 2021보물섬환경축전이 열렸다.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남해문화원, 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등 여러 기관이 함께 주관한 이 축전에서는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환경의견 말하기`와 `환경그림 그리기`가 진행돼 그림 258점, 글 56편이 접수됐다. 많은 학생들이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했다. 그 가운데 환경의견 말하기 부문에서 강민주(남해초 6), 이 봄(상주중 1) 학생이, 환경그림 그리기 부문에서 이예지(지족초 6), 김기은(꽃내중 3), 길미루(남해고 2) 학생이 대상을 수상했다.    
조세윤 보물섬환경축전 추진위원장은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생명의 섬 보물섬 남해에서 어른들은 무슨 고민을 하고 있을까. 아이들의 작품을 보며 남해를 위해, 세상을 위해, 지구를 위해 무엇을 할지 깊이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환경의견 말하기 부문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김미숙 남해문화원 사무국장은 "기대했던 것보다 학생들의 작품 솜씨가 뛰어나고 그 생각의 깊이가 대단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고 심사소감을 밝혔다. 
본지에서는 2회에 걸쳐 대상작들을 소개한다. 첫 번째 순서로 이예지, 강민주 학생의 작품이다. <편집자 주>  

 

`환경그림 그리기` 초등부문 대상

이 예 지지족초 6학년
이 예 지지족초 6학년

아름다운 보물섬!
자연을 소중히 여길 때 만들어집니다

 "아름다운 보물섬! 자연을 소중히 여길 때 만들어집니다. 환경을 생각하면서 일본이 방사능 오염물질을 바다로 흘려보내려 한다는 뉴스를 보게 됐다. 남해는 4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 일본이 방사능 오염물질을 흘려보내게 된다면 남해의 바다와 땅이 오염되어 우리의 풍부한 특산물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우리가 먼저 자연을 소중히 여겨야 우리 특산물을 지킬 수 있다는 의미로 그림을 그렸다."

 

 

 

`환경의견 말하기` 초등부문 대상

강 민 주남해초 6학년
강 민 주
남해초 6학년

레인보우 워리어


 환경오염, 너무나도 발전을 중시한 탓에 일어난 지상 최대의 악몽, 화석연료 사용 때문에 공기는 시커맸고, 원자로 발전의 효율성을 추구하며 계속 사용하다가 여러 번 원전사고가 일어났다.
 땅은 쓰레기 매립 때문에 죽어갔고, 지구상에는 인간이 보호한 소수의 동물과 식물을 뺀 모든 생명체가 소멸했다. 태평양에 있던 쓰레기 섬은 이제 작은 땅을 가진 국가의 20배를 웃도는 크기를 가지게 되었다. 이곳에 더 이상은 머물 수 없다 생각한 인간과 AI들은 지구를 떠나야 한다는 결과를 냈다.
 인류 이전 계획은 빠르게 진행되었다. 화성에 인간이 살 수 있도록 거주공간을 만들고, 마지막 남은 깨끗한 공기를 털어 넣어 숨을 쉴 수 있게 해 두었다. 식물을 많이 심어 공기의 순환이 가능하게 했다. 그리고 지구를 떠났다, 그야말로 훌쩍 떠나버렸다. 지구에 아무런 미련도 남지 않았단 듯이. 하지만, 이런 소식을 전해 듣지 못한 대한민국의 작은 농촌마을, 결국 마을 사람들 빼고는 아무도 없는 지구에 남겨지게 되는데….
 
 "할아버지! 엄마! 아빠! 할머니! 저것 좀 봐요, 로켓이에요! 로켓 수십 대가 날아오르고 있어요!"
 한 꼬마가 소리쳤다. 꼬마의 부모와 조부모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요즘 텔레비전도 안 나오고, 외지에서 물건 팔러도 안 오고 하더니…."
 "잠깐만요, 아빠."
 아이의 엄마는 황급히 휴대폰을 뒤져 보았다.
 "사람들이 지구를 떠났대요. 이제 우리 마을 사람들 빼고는 지구에 아무도 없다고요!"
 "뭔 상관이대냐. 사람이 없다고 한들 원래 지구에 사람이 없었는디, 잘 살았잖냐. 우리만 남는다고 달라질 거 없다. 그냥 자연에서 얻어가고, 자연에게 돌려주며 잘 살면 되는 것이여. 게다가 지구는 스스로 회복할 수 있어. 자연을 해치는 사람들이 훨씬 적어졌으니, 이제 빠른 속도로 회복할 것이다. 우리는 그저 옆에서 쓰레기 주워주고, 쓰레기 안 내보내고, 아끼며 살아가면, 그러면 되는기라."
 할머니는 태연하게 말했다. 곧 이런 일이 벌어질 줄 알았다는 듯이, 다른 사람들도 다 마찬가지였다. 그냥 원래처럼 잘 살면 되는 거라고 말했다.
 지구상에 마을 사람들밖에 남지 않은 첫 밤이, 그렇게 깊어갔다.
 아이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머릿속에 계속 생각이 맴돌았다.
 `왜, 정화할 생각은, 아껴줄 생각은 하지 않고 그냥 떠나버린 거야? 아직 기회가 있었어. 망쳐놓기만 했으면 고쳐놓고 가든가 해야지…. 아직 고칠 기회가 있었는데 왜? 지구가 불쌍하잖아, 원래는 말 못할 정도로 예뻤는데, 고작 몇 몇백 년 사이에 재투성이가 돼버린 게.`
 아이는 지구를 재투성이로 만들어두고는 떠나버린 사람들을 원망했다. 아직 기회가 있었는데, 있었는데…. 그 기회를 잡을 생각은 하지 않고 그냥 훌쩍 떠나버렸다. 아니, 어쩌면 그 기회가 있었던 것을 몰랐을지도.
 
 맨날같이 그런 생각을 하며 지냈다. 작은 아이였던 애가 어른이 되어서 일을 하고,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고, 서서히 늙어갔다. 그렇게 아이였던 어른이 서서히 늙어가는 동안 지구는 점점 젊어졌다. 재투성이였는데 다시 원래의 예쁜이가 되어가고 있었다.
 지구가 젊어져갈 동안, 지구를 떠난 사람들은 화성을 재투성이로 만들고 있었다. 원래는 화성도 깨끗했는데, 지구처럼 재투성이로 만들어버렸다. 사람들은 말했다.
 "아아, 지구를 정화하진 못할망정, 또 다른 행성 하나를 재투성이로 만들다니! 이제는 살 곳도 없는데 어쩌면 좋을꼬?"
 이번에는 화성에서 로켓들이 날아왔다. 아이였던 할아버지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아, 80년 세월 동안 못 보았던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는구나!"
 화성에 갔던 사람들은 굉장히 놀랐다. 지구가 다시 깨끗해져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사람의 흔적도 발견했다. 얼떨결에 마을의 최고령자가 아이였던 그 할아버지였단 걸 알게 되었고, 많은 언론사에서 인터뷰를 요청했다.
 "어떻게 지구를 깨끗하게 만드셨나요? 마을 사람들뿐인 이곳에서 사람을 그리워하지는 않으셨나요?"
 아이였던 할아버지는 말한다.
 "우리가 지구를 깨끗하게 만든 게 아니오. 지구 스스로 그렇게 만든 것이지. 우리가 한 것은 쓰레기를 줍고, 나무를 심고,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한 것뿐이오. 작은 실천만으로도 지구는 건강해졌어요,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행동에 동참한다면 지구는 재투성이가 되지 않고, 언제까지나 생물들의 아름다운 터전으로 남아 있을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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