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하면 내 삶이 행복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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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하면 내 삶이 행복해져요"
  • 하혜경 서울주재기자
  • 승인 2021.08.27 13:02
  • 호수 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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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스타 | 칭찬시인 김 도 연 향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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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남매 모두 칭찬박사 받고 가족 더 화목해져

때로는 긴 대하소설보다 짧고 간결한 시 한편의 파장이 오래 갈 때가 있다. 바로 잘 정제된 언어의 힘 때문이다. 최근 인스타그램에 짧고 간결하지만 마음을 두드리는 시를 연재해 인기를 끌고 있는 향우가 있어 화제다. 지난해 인스타그램을 시작한 후 김도연(59·사진) 향우가 바로 그 주인공. 상주면 상주본동 출신인 김 향우는 인스타그램에 칭찬시인으로 유명하다. 그가 인스타에 올린 시는 수백편이 넘고 그의 시에 감동한 캘리그래피 작가들이 아름다운 시화작품으로 만들어 공유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캘리 작가님들이 제 시를 아름다운 작품으로 만들어서 인터넷으로 공유를 하고 있어요. 얼굴을 뵌 적도 없는 작가님들이 제 시로 작품을 만들어 영월과 거제, 부산등에서 전시회를 열었다고 해요. 너무 감사하죠."
김도연 향우의 이름에는 꼭 `칭찬시인`이라는 예명이 붙는다. 칭찬시인은 어떤 의미일까?
"제가 칭찬대학에서 `칭찬박사`학위를 받았어요"라며 활짝 웃는 김도연 향우. 그 과정을 유쾌하게 설명한다.
두 아이를 키우고 삶이 공허해질 즈음 김 향우는 내면에 숨은 자신을 찾아가기 위해 대학 최고경영자과정을 섭렵하고 다녔다.
"50대에 접어들자 `과연 내가 누굴까?`라는 고민이 생겼어요. 뭔가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싶은데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왔지만 딱히 주변에 나눠줄 수 있는 건 없더라구요. 그래서 무엇인가 채워보고 싶은 욕심에 최고경영자과정을 다녔어요. 그러다가 친언니가 `칭찬대학`을 권해줘서 다니기 시작했는데 딱 내가 찾는 바로 그런 교육이었어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칭찬의 효과를 체험하고 나자 김 향우가 칭찬운동 전도사가 되는 것은 필연적인 과정이었다.
"제가 4남매인데 언니와 오빠 두분이 모두 칭찬박사 과정을 듣고 칭찬박사가 됐죠. 덕분에 가장 행복하셨던 분은 바로 우리 엄마였어요. 구십이 넘은 엄마는 큰오빠와 함께 사셨는데 우리가 칭찬박사가 되면서 매일매일 엄마에게 칭찬세례를 쏟아 부었어요. 처음엔 쑥스러워하시고 피하셨지만 어느새 엄마도 같이 우리를 칭찬하며 생의 마지막 날까지 정말 행복하게 사셨어요."

칭찬대학은 `미인대칭(미소로 인사하고 대화로 칭찬하자)` 운동을 펼친 김기현 박사가 개설한 칭찬운동가 양성 과정이다. 칭찬의 중요성부터 칭찬하는 법, 칭찬을 받아들이는 법 등을 가르쳐 칭찬하는 사회로 만들자는 생활문화운동을 펼치는 곳이다.
"칭찬을 받아들이는 것부터 훈련부터 시작하죠. 그 과정에서 내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깨닫고 자존감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내 주변 사람들을 칭찬할 수 있어요. 칭찬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해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소통이 시작되죠. 저는 칭찬을 통해 제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고 주변 사람들과 관계가 정말 좋아졌어요."
김 향우가 시를 쓸 수 있었던 것도 칭찬을 통해 자존감이 회복되고 숨어있던 단어가 깨어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릴 때부터 글쓰기를 좋아했는데 잊고 살았어요. 칭찬박사를 받고 내 안에 잠들어있던 단어들이 깨어나는 걸 느꼈죠. 그렇게 쓰기 시작한 시를 인스타그램에 올리니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 주시더라구요. 수필가로 먼저 등단했지만 시집을 찾는 독자들이 많아서 내년에는 시집을 낼 계획이에요."

칭찬시인 김 향우에게는 또 다른 반전매력이 숨어있다. 바로 시간이 날 때마다 산에 올라 산삼을 캐는 `심마니`로 변하는 것이다. "전문 심마니는 아니고 산삼 캐시는 스승님 따라 다니고 있어요. 운 좋게 산삼을 발견하면 꼭 필요한 분에게 선물을 하죠. 삼을 캐면 꼭 떠오르는 사람이 있어요. 길도 없는 산을 헤매고 다니면 무섭기는 한데 산삼을 받고 기뻐하는 분 얼굴을 떠올리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 맛에 산에 갑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산에 갈 예정이라는 칭찬시인 김도연 향우. 미사여구 한 줄 없이 담담히 적어낸 그의 글과 긴 세월 인내의 시간을 지내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빨간 열매를 맺는 산삼의 향이 닮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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