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식 마늘 파종기, 인력 부족 극복 대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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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식 마늘 파종기, 인력 부족 극복 대안될까
  • 한중봉 기자
  • 승인 2021.10.08 09:55
  • 호수 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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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천마을 정남근 씨, 지난달 27일 1천㎡ 기계로 마늘파종
비닐대신 액상멀칭 후 기계수확 예정…결과 관심 쏠려

이제 기계로 마늘 파종하세요
 남해군농업기술센터(소장 이일옥)가 본격적인 마늘 파종을 앞두고 고령화된 농업현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농기계를 이용한 마늘 파종` 홍보에 나섰다.


 현재 남해뿐만 아니라 농촌 곳곳에서는 농업현장의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마늘 파종 시기가 되면 인력부족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남해군은 이 문제를 극복하고자 3년 전부터 농협과 협력해 마늘재배 영농인력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잦은 비로 인한 벼 수확이 늦어짐에 따라 분산되었던 마늘재배 시기가 집중되면서 인력부족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돼 마늘 농기계를 활용한 파종이 대안으로 부상되고 있다.


 최근 출시된 자주식 파종기는 6조식으로 스스로 동력을 가지고 있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이 파종기는 남해군 농기계임대사업소에서 임대해 사용하면 된다. 스스로 기계 운용이 어려울 경우 행정과 동남해·새남해농협이 협력해 보조지원(50%) 하는 마늘재배 농작업대행 지원사업을 이용하면 된다. 


 파종기계 이용 시 유의해야 할 점은 파종 전 종구소독을 실시하고, 소독 후 그늘에서 말려 물기를 제거한 후에 파종기를 이용해야 한다. 종구 크기가 너무 크거나 작으면 사용하는 데 있어 불편하기 때문에 미리 2등급 정도 크기로 종구를 선별해 사용해야 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된다.


 이일옥 소장은 "노동력 부족 현상을 두고 인력지원 확대를 요구하는 분들이 많지만, 이것도 곧 한계에 도달할 것으로 본다. 마늘인력 부족현상은 농업현장에서 직면하고 있는 공통적인 어려움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점차 농기계 이용 확대로 접근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 손보다는 못하겠지만 마늘 기계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농업인의 인식전환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세한 사항은 남해군농업기술센터 농업기술과 마늘팀(☎860-3941~2)으로 문의하면 된다.
 
 

기계로 마늘을 파종한 정남근 씨는 비닐대신 액상멀칭을 하고 내년에 기계로 수확할 예정이다. 사진은 올 6월 초 액상멀칭으로 키운 마늘을 수확했을 때의 모습이다.
기계로 마늘을 파종한 정남근 씨는 비닐대신 액상멀칭을 하고 내년에 기계로 수확할 예정이다. 사진은 올 6월 초 액상멀칭으로 키운 마늘을 수확했을 때의 모습이다.

누가 마늘파종기를 썼나
 지난달 27일 자주식 파종기로 마늘을 파종한 농가는 읍 심천마을에서 제법 많은 농사를 짓고 있는 정남근(53)씨다. 이 농부는 지난해 골 형성기(이른바 도깨비방망이)로 마늘 포장을 만든 후 손으로 직접 마늘을 심었는데, 올해는 자주식 마늘파종기로 1천㎡의 마늘을 파종했다.
 정 씨는 "갈수록 줄어드는 노동력을 감안해 올해 처음으로 기계식으로 마늘을 파종하기로 했는데, 1천㎡(300평)을 심는 데 1시간가량 걸렸다"며 "마늘이 100% 옆으로 누웠으나, 결국 굵은 마늘을 얼마만큼 많이 생산하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에 충분히 도전해 볼만 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씨가 파종한 마늘파종기(신화동력 마늘파종기)는 6조식이며 마늘 한 구당 파종폭 14.4cm이며, 6구 모두가 심기면 이랑당 파종폭은 720cm가 된다. 마늘 한 구당 앞뒤 간격은 80~160㎜로 조정이 가능하다. 또한 칸막이를 이용 1조에서 6조까지 선택 파종 가능한 점도 장점이다. 파종기 무게는 125kg이며, 엔진은 혼다 GX200(6.5마력)를 쓴다. 하루 1500~2000평 파종할 수 있다. 유튜브에서 신화정공, 신화파종기를 검색하면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신화파종기는 6조씩 외 다양한 종류가 있다.


 정 씨 논에 파종된 마늘 폭 사이 간격은 45cm가량 된다. 마늘파종 후 복토를 하면 옆 옆에 심긴 마늘까지 무난하게 덮일 수 있는 간격이다. 복토 후 이랑 폭은 30cm 가량 된다.  


 `한 줄에 마늘이 6쪽밖에 심기지 않고 고랑 폭까지 넓으면 전체 수량이 적지 않을까`라는 의구심에 대해 정남근 씨는 "눈으로 봐서는 그렇게 보일 수도 있지만 실제 들어가는 종자수를 계산하면 관행 방식에 비해 그렇지도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라며 "설사 수확되는 마늘 대수가 조금 적더라도 노동력이 줄어드는 점과 너른 고랑 폭으로 통풍과 채광이 잘 되어 마늘구 크기가 크고 일정한 점 등을 감안하면 손해라고 볼 수도 없을 것"이라 말했다.
 
수확기 결과가 관건 될 듯
 자주식 파종기로 마늘을 파종한 정남근 씨는 이 포장에 비닐멀칭 대신 액상멀칭을 하고 이후 기계로 마늘을 수확할 예정이다. 


 액상멀칭은 액체상태로 뿌리는 멀칭이다. 액상멀칭제를 개발한 한국아그로바이오텍에 따르면 토양 표면에 멀칭막을 형성, 잡초 발생을 억제하는 가운데 멀칭 비닐 사용에 따른 비용과 일손 감소, 폐비닐 잔존 오염 예방, 작물의 생육 촉진 등의 효과가 있다. 이러한 업체 측의 주장에 대해 선행농가에서도 그 장점을 대체로 인정하고 있다. 기존의 비닐멀칭이 마늘 기계 수확에 걸림돌이 됐으나 액상멀칭은 이러한 장애를 받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이다.


 그러나 비가 오는 날이나 액상멀칭제 살포 후 비가 많이 오는 경우는 멀칭이 잘 되지 않을 수가 있고 살포 방법(액상멀칭제를 토양표면에 2~3cm 침투시켜 사용)도 잘 지켜야 효용이 높기 때문에 전문가에게 문의 후 사용해야 한다. 액상멀칭제 관련 문의는 남해읍 산수화원 등 전문업체로 하면 된다. 


 마늘농사의 획기적인 기제로 작용할 수 있는 액상멀칭제는 기존 비닐멀칭에 비해 비용이 다소 많이 든다는 점이 확산의 걸림돌이었으나, 내년부터는 행정의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 도입 농가가 늘 것으로 기대된다.


 마늘파종기를 이용한 기계 파종, 액상멀칭, 그리고 마늘 기계 수확에 도전하는 농부 정남근.
 이 농부의 새로운 도전이 남해 마늘 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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