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바래길, 올 가을 한번 걸어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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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바래길, 올 가을 한번 걸어보실래요?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1.10.15 11:04
  • 호수 7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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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바래길 완보자 이우신·이명희 부부

본지에 남해바래길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는 바래길지킴이 문부경 선생이 지난 3일 부부 완보자의 소식을 전해왔다. 남해바래길 제145호·146호 완보자인 이우신·이명희 부부다. 이들의 바래길 안내자로 함께 길을 걸었던 문부경 선생은 두 사람을 `걷기의 달인`으로 소개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우신·이명희 부부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800㎞를 무려 7회나 걸었으며, 동해안 해파랑길 750㎞, 남해안 남파랑길 1470㎞에 이어 이번에 남해바래길 231㎞ 완보를 마쳤다. 두 걷기의 달인들은 3일 바래길탐방센터에서 완보인증서와 기념배지를 받은 뒤 다시 홀홀히 길을 나섰다. 인생 후반기를 함께 걸으며 더할 나위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을 두 사람은 지금 제주도 올레길 450㎞ 어디쯤인가를 걷고 있다고 소식을 전해왔다. `걷기의 달인` 부부가 바래길 완보를 마치고 남긴 서면 인터뷰다. <편집자 주>

 

지난 3일 남해바래길 완보자 제145호·146호로 인증받은 `걷기의 달인` 이우신·이명희 부부.
지난 3일 남해바래길 완보자 제145호·146호로 인증받은 `걷기의 달인` 이우신·이명희 부부.

먼저 바래길 완보를 축하드린다. 간단히 자기소개해 달라 = 서울 사는 60대 후반의 부부 이우신·이명희라고 한다. 책읽기와 자연을 보며 길 걷는 것을 좋아하고 젊어서부터 여행하기를 즐기다보니 길 걷기 마니아가 되었다.


 산티아고 순례길, 남해바래길 등 수많은 길을 걸었는데 걷기의 매력이라면 = 2012년 스페인 산티아고 길을 순례하면서 그 길이 주는 에너지와 매력에 산티아고 프랑스길 4회, 북쪽 길, 은의길, 포르투갈 길, 프리미티브 길, 피니스테레를 다녀오고 제주 올레길, 서울 둘레길 등 매년 장거리 트래킹을 해왔다. 2020년에는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산티아고까지 걷기를 계획했는데 코로나로 인해 2020년 해파랑길, 2021년 남파랑길 등 장거리 트래킹을 이어왔고 이번에 남해바래길을 완보했다.


 길을 꾸준히 걷다보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고 자유로움과 단순함, 땅과 하늘이 주는 기운을 온전히 받아 몸과 마음이 충전되고 건강함도 선물로 받게 된다. 산과 바다, 숲, 마을 등 자연이 보여주는 풍광도 아름답지만 사람풍경과 정겨움이 배움을 주고 또 새로운 인연과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도 길이 안겨주는 선물이다.


바래길을 걷는 묘미는 무엇이고 또 어느 길이 가장 좋았는지 = 리아스식 해안으로 된 남해의 지형상 산지나 구릉지가 바다에 접한 곳이 많아 해안절벽이 아름답고 섬을 한 바퀴 돌면서 해안과 산과 마을을 두루 거칠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 남해바래길은 누구에게나 추천해주고 싶은 길이다. 바래길 코스는 어느 길이나 다 특색이 있고 아름답지만 개인적으로는 화전별곡길과 이순신 호국길이 좋았다. 길 이름도 참 아름답다.


걷기의 달인으로서 걸을 때 유의할 점을 말해준다면 = 장거리 트래킹을 계획했다면 출발 전부터 몸을 꾸준히 만들고, 평상시에 장거리 걷기를 자주 하지 않았다면 출발 초반 일주일에서 열흘 동안은 적응기간으로 정하고 하루에 20km 이내로 걷기를 권장한다. 장거리 트래킹을 실패하는 원인은 대부분 초반에 의욕을 제어하지 못하고 무리하게 걷는 데서 발생하는 것 같다. 신발은 중등산화를 권장하고 안전을 위해 스틱이 필수다.


문부경 해설사의 안내를 받았는 데 어땠나 = 남파랑길 37코스를 걸으려면 바래길 4코스 고사리밭길을 통과해야 한다. 마침 고사리 채취 기간이어서 안내자와 동행하게 돼 있었다. 온라인으로 사전예약을 하고 안내자로 문 선생을 처음 만났다. 자세하고 친절한 길 안내와 다른 출발점까지의 차편 제공에 다랭이마을에서 다시 만났을 때는 점심식사까지 각별하게 정을 나누어주셨다. 8코스를 끝내고 바래길 완주 마지막 구간인 금산 보리암길에서는 차편과 함께 동행을 해주며 보리암의 역사와 주변바위를 보며 자세하게 이야기를 들려주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바래길이 더욱더 정이 가고 기억이 남는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 바래길은 조성과 관리가 잘 되어 있다는 것을 걸으면서 느꼈다. 길 안내 표식 스티커와 리본이 아주 잘 되어 있고 외지고 우거진 산속 숲길도 길이 잘 관리되어 길 찾기에 조금도 불편함이 없었다. 특히 앱에 버스시간까지 상세하게 안내되어 좋았다.


 바래길을 돌기 위해서는 버스정류장 인근에 숙소를 정하는 것이 편리한데 코스를 마치고 숙소로 복귀할 때 끝나는 지점에서 버스 배차시간이 긴 점이 불편했다. 지선 보리암은 바래길 앱에 1시간 소요로 돼 있는데 길을 가보니 가파른 계단이 많아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고 해설자와 동행해 걷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바래길에서 좋은 기운과 추억을 가득 담아 간다. 길을 즐기며 걸을 수 있도록 바래길을 만들어가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고, 올 가을에는 바래길에서 자연과 사람의 정취를 느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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