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남해에서 주는 문학상, 외로운 글쓰기에 큰 격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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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남해에서 주는 문학상, 외로운 글쓰기에 큰 격려"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1.11.12 10:03
  • 호수 7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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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김만중문학상 시상식·문학제 열려
황정은 소설가·맹문재 시인 대상 수상
신인상 이수경·이세화, 특별상 이처기
지난 6일 남해유배문학관에서 열린 제12회 김만중문학상 시상식에서 대상, 신인상, 특별상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류경완 도의원, 황정은 작가, 맹문재 시인, 장충남 군수, 이처기 시인, 이세화 시인, 정현옥 군의원. [사진제공: 남해군청 홍보팀 하철환]
지난 6일 남해유배문학관에서 열린 제12회 김만중문학상 시상식에서 대상, 신인상, 특별상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류경완 도의원, 황정은 작가, 맹문재 시인, 장충남 군수, 이처기 시인, 이세화 시인, 정현옥 군의원. [사진제공: 남해군청 홍보팀 하철환]

 제12회 김만중문학상 시상식이 지난 6일 남해유배문학관에서 문학제와 함께 성대하게 열렸다. 남해군이 주최하고 김만중문학상운영위원회가 주관하는 이번 시상식에는 김만중문학상 수상자와 수상자 가족을 비롯해 장충남 군수, 류경완 도의원, 정현옥 군의원, 김만중문학상 운영위원, 남해기관단체장과 군민 80여 명이 참석해 수상자들을 격려하고 축하했다. 


 제12회 김만중문학상 대상 소설 부문은 『연년세세』의 황정은 작가가, 시·시조 부문은 시집 『사북 골목에서』를 낸 맹문재 시인이 수상했다. 신인상 소설 부문은 『자연사박물관』의 이수경 작가가, 시·시조 부문은 『허물어지는 마음이 어디론가 흐르듯』의 이세화 시인이 받았으며, 유배문학특별상은 이처기 시인이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심사위원회를 대표해 소설가 백시종 심사부위원장이 심사평을 발표했다. 백 부위원장은 소설 부문 심사평에서 "황정은의 『연년세세』는 구어체와 문어체의 경계를 너무도 자연스럽게 허물어 말이 곧 소설 속 인물의 삶인 경지로 이끌어가는 아름다운 소설이며, 이수경의 『자연사박물관』은 단편소설 쓰기의 한 모범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또 시·시조 부문 심사평으로 "맹문재의 『사북 골목에서』는 사북항쟁 40주년을 기념하는 시집으로 노동의 역사를 증언하면서 동시에 오늘의 삶을 성찰케 하는 특별한 작품이며, 이세화의 『허물어지는 마음이 어디론가 흐르듯』은 유연한 어조의 예민한 감성이 달빛처럼 빛나는 시"라고 전했다.


 끝으로 유배문학특별상은 "남해유배문학 발굴과 연구, 후진 양성에 기여한 이처기 시인의 공로를 평가해 선정했다"고 밝혔다.


 수상소감 발표에서 이처기 시인은 "남해는 유배문학의 고향이고 김만중 선생의 효심, 문학성이 발현된 곳이다. 앞으로 후배들과 함께, 향우들과 함께 남해와 남해문학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시·시조 부문 신인상의 이세화 시인은 "시를 쓴다는 건 먼 곳 어딘가로 편지를 쓰는 것과 같다. 이렇게 먼 곳 어딘가로 마음 한쪽을 보내고도 막연할 때가 많은데 그 먼 곳 어딘가와 잘 맞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소설 부문 신인상 수상자인 이수경 작가는 참석하지 못했다.


 소설 부문 대상을 받은 황정은 작가는 "올해로 읽고 쓰는 일을 한 지 17년째가 됐다. 글쓰기는 현실 앞에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하는 일로 오해받곤 한다. 작가는 가장 간단하고 건조한 문장에 작가의 시선을 담아 세계에 개입한다고 생각한다. 무력감과 세상에 대한 낙담을 겪으면서도 글쓰기의 그런 면이 좋아 꾸준히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있었고 덕분에 이렇게 아름다운 도시에서 주는 문학상을 받게 됐다. 힘들고 외로운 글쓰기지만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격려가 되었다"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시·시조 부문 대상을 받은 맹문재 시인은 사북에 사셨던 돌아가신 부친과 가족, 광부들, 남해군과 심사위원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몇 해 전에 유배문학관에 온 적이 있다. 유배문학관에서 김만중 선생과 훌륭한 분들의 삶의 발자취를 보며 지식인의 운명이란 무엇인가, 시대의 역할은 무엇인가 생각했다. 김만중 선생의 삶과 문학세계를 새기고 이 문학상의 권위를 위해 앞으로 좋은 시를 쓰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12회 김만중문학상은 등단한 지 5년 이상 된 작가와 시인, 등단 5년 미만 작가와 시인의 2019년과 2020년 사이에 출간한 작품을 대상으로 추천을 받았다. 지난 6월 1일부터 7월 30일까지 대상 후보 작품으로 소설 12편, 시·시조는 24편, 신인상 후보 작품으로 소설 9편, 시·시조 12편 등 총 57편의 추천을 받았다. 심사위원은 소설 부문은 백시종, 이순원 작가가, 시·시조 부문은 김준태, 손택수 시인이 맡았다. 유배문학특별상은 8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추천접수를 받아 2명이 추천받았으며 10월 19일 운영위원회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부문별 대상 수상자에게는 2천만원씩, 신인상 및 특별상 수상자에게는 500만원씩 상금이 수여됐다.


 시상식에 앞서 이현승 시인과 서율밴드가 시낭송과 노래 연주로 꾸미는 문학콘서트가 열렸다. 서율밴드는 남해의 시인 고두현의 「물미해안에서 보내는 편지」, 「늦게 온 소포」를 낭송하고 뱃노래와 쑥대머리, 아리랑 메들리 등 우리에게 친숙한 국악을 선보여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서율밴드는 시와 소설 등 문학작품을 음악에 담아 노래하는 밴드로 900여 회에 이르는 북콘서트를 진행하고 책과 시를 노래한 앨범을 꾸준히 발표해왔다. 콘서트 후에는 `위로가 되고 용기가 되는 시`라는 주제로 이현승 시인의 짧은 강연이 이어졌다. 이현승 시인은 1996년 전남일보 신춘문예, 2002년 『문예중앙』으로 등단해 시집 『아이스크림과 늑대』(2007), 『친애하는 사물들』(2012), 『생활이라는 생각』(2015)을 냈으며 현재 계간 『시작』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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