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본 그 옛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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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본 그 옛날
  • 남해타임즈
  • 승인 2021.12.17 16:37
  • 호수 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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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김종도 수필가


 우리들은 지나간 일들 중에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지나간 일을 돌이켜서 생각하고, 때로는 오래 기억한다. 특히, 자기가 태어난 곳은 `고향`이라는 단어로 찾아보고 그리워 한다. 어딘지 잘 모르다가 출세한 경우나 선거 때 입후보하게 되면 꼭 찾아보고 `내가 태어난 곳`이라고 강조하면서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한다. 
 여우가 죽을 때 제가 살던 언덕 쪽으로 머리를 향한다는 뜻으로, 자기의 근본을 잊지 않거나, 혹은 죽어서라도 고향땅에 묻히고 싶어 하는 마음을 비유한 말로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는 단어가 생긴 것을 보면 지나간 일 중에서 한번쯤은 다시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것이 사람의 도리가 아닌가 생각된다. 
 내가 태어나고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초등학교 1학년 중간까지 다닌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기에 한번쯤 가 보고 싶었던 것도 사실이다(물론 일본을 좋아하거나 그리워하는 생각은 조금도 없다). 
 내가 태어난 곳은 일본 복강현(福岡縣) 팔반시(八幡市) 지광항정(枝光港町) 2정목(二丁目) 92번지(九二番地)이며, 다녔던 학교는 히라바라소학교(平原小學校)였다.
 내가 기억하는 후쿠오카는 북규슈(北九州)에 있는 공업도시로 세계2차대전 때 미국의 공습을 매일 매일 받던 곳이었기에 민방공훈련이 아니라 실전 실행을 하였고, 견디다 못해 해방 1주일 전 어머님과 함께 귀국하게 되었다.
 두 번째 가 본 곳은 약관에 초등학교 교사가 되어 그야말로 멋모르고 글만 가르치면 다 교사인 줄 알았던 `삼남초등학교`였다. 생활하던 하숙집 누님댁도 없어졌고, 그렇게도 귀여워 해 주던 이웃집 사람들도 흔적조차 찾기 어려워 세월의 무상함을 또 한 번 느끼게 하였다. 
 자가용 승용차로 운암, 사촌, 선구, 항촌 등 여러 마을을 지나면서 잠시 멈춰 구경만 하고, 홍현, 숙호를 거쳐 돌아왔다.
 세 번째는 군대생활을 처음 했던 강원도 화천에 가 보고 싶었다. 우선 서울로 가 친구들과 청량리에서 한 잔 하고 춘천행 청춘열차를 탔다. 물론 막차였기에 캄캄한 밤이 되어 옛날에 휴가나 서울 출장 오가면서 본 강변과 농촌의 풍경은 볼 수 없었지만 그 때의 재미와 낭만은 어디로 갔는지 영 떠오르지 않는다. 
 남춘천역에 내려 그 유명한 `춘천닭갈비와 막국수`를 먹고 숙소를 정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남춘천버스종합터미널`에서 아침을 먹고 화천행 첫 버스에 올랐다. 그 옛날 1시간 반이나 걸리던 길이 터널이 뚫리고 포장되어 50분도 채 걸리지 않은 듯하였다. 물론 많이 달라졌지만 101보충대를 지나면서 일등병의 위세와 그 때 없었던 `소양강처녀`가 잘 다녀 오라는 듯 손짓을 한다. 
 화천군청 문화관광과에서 간단한 안내를 받고 택시로 `구만리발전소` 구경을 하고 올라와 `평화의 댐` 선착장까지 갔으나 인원이 모자라 운행하지 않는다기에 올라와 지나가는 승용차를 이용하여 옛날에 근무했던 간동면 오음리로 갔다(군사기밀이 되는지 몰라도 물론 다른 부대이고, 용도도 다르기에 생략함).
 너무나 많이 변한 졸병 때와 육군 하사시절을 보낸 여러 곳을 구경하고 되돌아 나오는 택시를 타고 춘천까지 직행하였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라는 말과 같이 나온 김에 춘천에서 강릉으로 가 동해의 아름다운 바다와 함께 1박을 한 후 부산을 거쳐 남해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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