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절리 벗삼아 명상하듯 걸어보는 11코스 다랭이지겟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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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절리 벗삼아 명상하듯 걸어보는 11코스 다랭이지겟길
  • 남해타임즈
  • 승인 2021.12.27 11:03
  • 호수 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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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부경의 남해바래길 이야기 22 │ 11코스 다랭이지겟길

 가천다랭이마을에서 시작하는 남해바래길 11번이요 남파랑 43코스이다. 중거리인 13.6㎞이며 남면가천마을에서 빛담촌 지나 항촌, 선구, 사촌해수욕장, 유구, 평산마을까지 소요시간은 4시간 내외 난이도는 ★★★이다. 국가명승 제15호로 지정된 가천다랭이 마을은 남해의 대표적 관광명소, 암수바위, 다랭이논으로 유명한 남면 가천마을은 어머니가 아기를 안고 있는 모양을 한 남해섬의 출생 중심부에 정확하게 위치하고 있다. 새 생명을 탄생시킬 신성한 곳인 셈이다. 일명 삿갓논, 삿갓배미라고도 불리는 다랭이논은 남해인의 근면성을 보여주듯 층층이 108계단 680배미를 이루고 있다. 가천마을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경남도 민속자료 13호인 암수바위. 높이 5.9m의 수바위와 4.9m의 암바위로 이뤄진 암수바위는 남자의 모습과 애기를 밴 엄마의 형상을 하고 있으며, 전국에서도 가장 아름답기로 정평이 나 있다. 조선 영조27년 이 고을의 현령 꿈에 한 노인이 "가천에 묻혀있는 나를 일으켜 달라"고 부탁해 땅을 파보니 암수바위가 나타났다고 한다. 이 바위를 발견한 뒤로 매년 마을의 평안과 풍농,풍어를 바라는 제사를 지내오고 풍요로운 마을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가천다랭이 마을 뒤쪽에는 응봉산(472m)과 설흘산(482m)이 인접해 있으며 설흘산에서 내려다 보면 깊숙하게 들어온 앵강만이 한눈에 들어오면서 서포 김만중의 유배지인 노도가 아늑하게 보인다. 설흘산 정상 부근에는 급보를 주고 받았던 봉수대의 흔적이 남아있고 한려수도와 앵강만, 망망한 남쪽 대해를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일출의 장관이 유명하다. 남면 홍현의 무지개마을에서 오르면 가장 가깝지만 가천마을에서 북쪽으로 곧바로 오르거나 멀리 사촌에서 시작하면 칼바위 등줄기 능선 암릉은 통영 사량도와 더불어 경남최고의 등산코스이며 등산객들의 탄성을 자아내는 곳이다.
시작점은 암수바위 옆 바래길 안내판에서 남해 바래길앱을 켜고 시작한다. 리본을 따라 가천마을 서쪽 진입로까지 그리고 펜션사이로 500m이동하면 숲길 언덕으로 들어선다. 걷는 길에 차량의 간섭을 받지 않고 오로지 자연의 숲에 의존하여 명상과 묵언수행을 하면서 망망대해의 굽이굽이 주상절리 절경을 감상하노라면 2km을 걷는 이 길은 영혼이 맑아지고 일상생활의 잡념이 싹 사라진다. 2005년 관광특구로 지정된 빛담촌 출입구를 지날 때 시계바늘이 3km을 가르킨다. 항촌으로 냅다 달리면 어느새 몽돌해변 파도가 자갈을 싣고와 곱디고운 비단으로 깔아놓았다. 물가로 내려가 돌팔매라도 처 볼 심산이지만 가기 바쁜 나그네는 선구 마을로 접어들어 왼쪽언덕으로 휙 올라간다. 선구보건소를 지나 좌회전하여 100m 가면 왼쪽 당산나무 팽나무쉼터가 있다.  여기에 주차를 시키고 산 능선을 따라 등줄기로 오르면 설흘산 등산로 초입이 되고 우리는 왼쪽으로 사촌마을로 내려간다. 여름철 한더위를 식혀주는 가족단위 휴양지 적격인 은모래 사촌해수욕장이 유혹하고 그 위 솔나무 숲이 잘 조성되어 있다. 사촌해수욕장을 지나 언덕으로 진입하면 두명의 바위 수문장이 검문을 하고 있는 사촌검문소, 자격증인 바래길 앱만 보여주면 무난히 통과 시켜준다. 유구리, 일명 녹금(놋기미)마을의 혈정(穴井, 설징이) 모래언덕을 지나고 바다적조방제용 황토적재장을 지나 바위언덕을 기어 올라가니 앞에는 삼여도가 있다. 산속으로 들어가 소나무 숲과 까맣게 물든 오디가 반긴다. 유구포구를 지나고 펜션단지를 돌아서 평산2리 선착장을 통과하면 거의 4시간을 찾아 나선 평산포구이다. 평산포구에는 평산진성과 평산만호가 있었다. 여기에는 판옥선 병선 1척 협작선 1척 등 300 여명 수군들이 배치되어 있었고 왼쪽 망기산(320m) 에는 봉수대가 있었다. 바래길 작은미술관에 도착하여 화장실을 다녀온 후 앱을 종료하면 11번 다랭이지겟길은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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