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순국공원은 문을 닫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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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순국공원은 문을 닫아야 한다
  • 남해타임즈
  • 승인 2022.01.07 10:11
  • 호수 7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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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원오 남해문화원 수석부원장
고 원 오남해문화원수석부원장
고 원 오
남해문화원
수석부원장

 우리 동네에는 이순신순국공원이 있다. 수만 평에 수백억 원을 투자해서 조성했다. 관광객이 별로 없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관광객을 오게 할 수 있을까? 간절함과 엉뚱함으로 고민해본다.


 성인들은 탄생을 기리고 평범한 사람들은 죽음을 기린다고 한다. 그래서 크리스마스나 부처님 오신 날은 종교를 떠나 축제가 되고 우리는 위대하지만 평범한 조상들 제사를 지낸다. 


 이순신 장군은 죽음을 기리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그럼에도 순국 공원이라는 간판을 달고 엄숙주의에 사로잡혀 죽음을 기억하게 하는 것은 이순신 장군에 대한 모독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이순신 장군은 탄생을 기리며 영원히 우리와 함께해야 하는 거룩한 영웅이다. 그래서 불멸의 이순신이라고 하지 않는가. 


 순국공원에 관광객이 적은 이유도 죽음보다 탄생을 좋아하고, 슬픔보다 기쁨을 좋아하는 인간 본성이 한 몫 한다고 볼 수 있다. 누구나 죽음은 불편해하고 꺼리기 때문이다.      


 이순신순국공원을 `이순신승리공원`으로 명칭을 바꾸자.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대담한 상상력과 도전정신이 필요하다. 전쟁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은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승리를 기념하라. 모든 사람들은 승리를 염원한다. 이순신 장군의 승리를 체험하게 하고 즐기게 하고 배우게 하자. 


 이제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홍보를 넘어 마케팅을 해야 한다. 나는 천만 명이 넘는 고객을 상대로 5년간 마케팅을 한 적이 있다. 기획하고 실행하고 성과를 분석했다. 어떤 것이 팔리고 안 팔리는지는 충분히 경험했다. `승리`는 정말 잘 팔 수 있는 소재고 아주 다양한 마케팅을 할 수 있다. 


 작은 예로 남해를 찾는 많은 스포츠팀이 있다. 승리를 원한다면 이순신승리공원에 가서 승리를 염원하게 하라. 이게 연계 마케팅이다. 승리공원을 방문해 승리했다고 입소문을 내라. 구전 마케팅이다.


 금산 꼭대기에 있은 보리암에는 연간 50만 명 이상이 몰린다. 전국에서 찾아와 주차비를 내고 셔틀 버스비를 내고 보리암 입장료를 내고 불전함에 돈을 내가며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빌러 온다.


 전쟁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은 이순신 승리공원에서 승리를 빌게 하라. 치열한 삶의 전쟁에서 승리를 원하는 사람, 승리라는 가치에 목숨 걸고 사는 사람 엄청나게 많다. 마케팅만 잘하면 연간 수백만 명이 올 수도 있다. 이곳을 찾을 사람들의 심리나 보리암을 찾는 사람들의 심리나 다를 바 없다. 수백억을 투자한 공간이라면 적어도 연간 수백만 명은 와야 살아있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각도에서 봐야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수 있다. 피카소는 고물 자전거 안장과 핸들로 수백억 원 짜리 `황소머리`라는 작품을 만들었다.


 세상을 바꾼 스티브 잡스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다르게 사고하라."
 남해군에서 가장 열악한 고현면에 있는 이순신순국공원, 이대로는 안 된다.


 어떻게 하든 살려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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