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랭이마을` 브랜드로 다랑이논 지키며 명품 관광지 만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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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랭이마을` 브랜드로 다랑이논 지키며 명품 관광지 만들 겁니다"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2.01.24 11:27
  • 호수 7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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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김효용 다랭이마을 이장

2022년부터 남면 가천`다랭이`마을의 공식 이름이 `가천마을`에서 `다랭이마을`로 바뀐다. 새해 첫 날인 지난 1일, 마을주민들은 장충남 군수 등 내빈이 참석한 가운데 다랭이마을 표지석 제막식을 가졌다. 다랭이마을은 동명변경을 완료함으로써 다랑이논 보존지역으로서의 특성과 남해군 대표 관광지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마을의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김효용 이장을 만나 다랭이마을이 지금까지 기울인 노력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김효용 이장은 현재 사단법인 다랑이논보존회 대표이기도 하다. <편집자 주>

 

지난해 되살린 다랑이논밭을 뒤로 하고 김효용 다랭이마을 이장이 웃고 있다. 올해 초 마을이름을 다랭이마을로 변경한 김 이장은 올해도 많은 일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되살린 다랑이논밭을 뒤로 하고 김효용 다랭이마을 이장이 웃고 있다. 올해 초 마을이름을 다랭이마을로 변경한 김 이장은 올해도 많은 일을 계획하고 있다.

올 초에 마을이름이 가천마을에서 다랭이마을로 바뀌었다. 오랫동안 사용해온 마을이름을 바꾼다는 게 쉽지 않은데 어떤 계기로 이 일을 추진하게 되었나 = 조선시대부터 내려온 마을 명칭이지만 가천마을보다는 다랭이마을로 더 많이 알려지면서 2017년에 마을이름을 변경하자는 이야기가 처음 나왔다. 우리 마을에서 다랑이논의 생태적 가치와 전통농업의 소중함을 잊지 않고 보존하고 이어가자는 취지였다. 다랭이마을은 2000년 초에 남해군과 우리 마을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만들어나간 하나의 브랜드이기도 하다. 다른 지역에서 이 명칭을 자꾸 쓰려고 하니 그런 면에서도 변경하는 게 시급하다고 봤다. 전체 주민 80% 이상의 동의를 얻어 명칭변경을 진행했다.
 
다랭이마을의 보존가치를 지키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선택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목표들로 나아가기 위해 세워둔 계획과 사업은 어떤 것들이 있나 = 올해 다랑이논에 대해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 신청을 다시 할 계획이다. 현재 우리 마을 다랑이논은 100여층의 곡선 형태 계단식 논으로 2005년 국가명승 제15호로 지정돼 있다. 다랑이논을 제대로 보존하고 이어가려면 타이틀이 필요하다. 준비가 부족해 작년에 떨어졌는데 군 농업정책팀과 협력해 다시 도전할 거다. 국가농업유산에 지정되면 남해는 지족 죽방렴과 함께 국가어업유산과 농업유산 둘 다를 보유한 지자체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농림부의 농업 환경보존 프로그램이 있다. 5년차 사업인데 준비해서 도전하려고 한다. 올해 명칭을 바꾼 지 얼마 안 돼 간판부터 시작해 바꿔나갈 게 많다. 
 
이런 준비를 해나가려면 마을주민들의 참여가 중요할 텐데 어떤가 = 우리 마을에 다랑이논보존회, 노인회, 부녀회, 청년회 등이 있는데 작년에 논 살리기를 하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 농사 안 짓던 논에 물을 대고 경작과 수확을 하면서 경작논을 늘리고 무너진 석축을 복원하고 유채를 심어 경관을 꾸며나갔다. 농사지을 인원은 예전에 비해 많이 줄었지만 대신 기계화를 했다. 그 동안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지금은 매뉴얼을 마련해 농사를 체계적으로 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다랑이논이 많지만 논을 잘 관리하고 보존하면 가치를 높이고 훌륭한 경관자원이 될 수 있다는 걸 확인해준 곳이 대표적으로 우리 마을이다. 
 

다랭이마을 대표 행사로 자리잡고 있는 달빛걷기는 특히 도시민들에게 인기가 많다.
다랭이마을 대표 행사로 자리잡고 있는 달빛걷기는 특히 도시민들에게 인기가 많다.

다랭이마을은 생태적 보존가치뿐 아니라 빼어난 자연경관으로 남해 대표 관광지이기도 하다. 코로나로 침체된 분위기를 되살리고 그 명성을 이어나갈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나 = 체험팀이 코로나 때문에 2년 동안 활동을 못했다. 새롭게 출발하는 의미로 체험팀을 강화할 계획이다. 단체 모내기 체험, 농업 관련 게임도 많이 했는데 이제는 코로나 시대라 가족 단위의 만들기, 꽃차 체험 중심으로 가려고 한다. 그 외에 특산품 위주 판매를 할 예정이다. 코로나 때문에 방문객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연간 80만명이 마을을 방문하고 있다. 특히 20~40대 젊은이들이 경관 핫플레이스를 찾아 많이 온다. 
 
올해가 남해군 방문의 해이기도 해서 다랭이마을이 남해군 홍보에 큰 역할을 하리라 기대되는데 얼마 전부터 달빛걷기 행사가 부쩍 유명해졌다 = 사실 우리 마을에는 큰 규모의 축제나 이벤트는 없다. 2018년부터 4년 동안 달빛 걷기 행사를 해왔는데 이 행사의 반응이 사실 폭발적이다. 변변한 홍보나 마케팅을 한 것도 아닌데 입소문을 듣고 외지인들, 특히 도시민들이 많이 참가한다. 해가 거듭되면서 시낭송회, 밴드 공연, 풍등 날리기 등 이벤트를 함께하기도 했지만 사실 달빛걷기는 걷는 게 주목적이다. 캄캄한 밤 환하게 달이 있든 없든 다랭이마을과 논밭을 돌아보며 해안산책길을 걷고 마을 이야기, 농사 이야기를 들려주면 참가자들이 마음이 정화되고 큰 감동을 받는다고 한다. 달빛걷기를 하러 찾아온 프랑스 노부부의 이야기도 그렇고, 피곤에 찌든 가장이 아이 손을 잡고 밤길을 걸은 후에 `우리 아이 손이 이렇게 커졌나`를 느끼고 마음의 평화를 찾았다며 감사를 전했을 때는 정말 보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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