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공감대 넓히고 자생적 공동체 만들 대안 찾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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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공감대 넓히고 자생적 공동체 만들 대안 찾겠다"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2.02.04 09:49
  • 호수 7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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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박봉환 남해기후위기군민행동 대표

1월 19일 창립총회를 연 남해기후위기군민행동(이하 남해기후행동)은 탄소중립사회, 에너지 자립, 생태도시 남해를 위한 정의로운 전환을 선언하고 박봉환 대표 체제의 출범을 알렸다. 지난 1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이제 막 힘찬 첫발을 내디딘 남해기후행동의 박봉환 대표를 만나 조직의 방향성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상주에서 나고 자란 박 대표는 지난 23일 솔숲 우거진 상주의 바닷가를 찾았고, "이 아름다운 솔바람 숲과 바다가 오래도록 지켜지길 바란다"며 입을 뗐다. <편집자 주>

 

먼저 1·19남해기후행동 출범과 초대대표 선출을 축하드린다. 남해기후행동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지 말씀해 달라 = 한마디로 자생적 공동체를 추구하는 거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는 자생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자본가들이 지구촌 거의 모든 자원을 독점하고 있다. 우리 농어촌만 하더라도 생산주체인 농부와 어부들이 생산주권을 갖지 못하고 아무리 힘들게 일해도 자립하지 못한다. 자기 농사에 대한 자긍심, 책임감도 갖기 어려운 구조다. 농부가 농지를 오염시키는 것 같지만 그 이면에는 단위면적당 생산물을 더 많이 내야 하는 생산경쟁 체제가 견고하게 자리하고 있다. 농민 스스로 땅을 보호하고 관리하고 자연을 지속가능하게 유지하려고 해도 안 된다. 기후위기행동은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인식하고 자기 땅을 건강하게 지키고 우리 먹거리를 스스로 생산하고 에너지 자립을 이룸으로써 자생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를 지향한다. 
 
현재도 광양만권 대기오염 문제, 석탄화력발전소 가동 문제 등 남해와 관련한 환경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이런 문제들에 어떻게 접근해 나갈 것인가 = 우리가 아무리 땅과 물과 공기를 건강하고 깨끗하게 유지하면서 지속가능한 생태환경을 만들어도 주변지역에서 일어나는 대기오염, 해양오염 등의 문제와 무관할 수는 없다. 여수산단, 광양제철소, 삼천포·하동 화력발전소 등 대기오염원들이 남해를 에워싸고 있다. 우리가 꿈꾸는 자생적 공동체를 만드는 데 방해요소가 된다면 철저히 대응하고 연대하고 행동해 나갈 것이다. 
 
지난 1년 기후위기비상행동(준) 형태로 여러 활동을 벌였다. 창립총회 때 발기인이 67명이었는데 회원수가 늘고 있다. 남해기후행동 첫 사업으로 군민 참여를 통해 3월 1일 기후위기대응 군민선언 발표라고 밝혔다 = 우리의 목표는 생태환경 공동체, 건강한 생태환경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걸 잘 만들어갈 사람들을 중심으로 운영위원회를 꾸리고 해나갈 것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는 곳에서 자생적인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합의가 필요하다. 그게 바로 기후위기대응 군민선언이다. 남해군 내 다양한 형태의 단체, 분야, 전문가, 일반인들을 아울러서 역할도 나누고 자생공동체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공동선언을 하고자 한다. 그렇게 해야 군민행동이 하려는 일이 가능해진다. 
 
올해 대통령 선거에 이어 지자체장 선거를 앞두고 있다. 환경 의제나 공약과 관련해 각 후보들에게 질의할 생각인가 = 우리는 각 후보들에게 환경 공약을 하도록 질의보다 더 강력한 요구안을 보낼 것이다. 우리도 군민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의 뜻과 방향을 같이 하는 사람을 지지하게 될 것이다. 물론 우리 조직 안에는 정치적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있지만 당연히 남해기후행동의 이름으로 우리 뜻을 밝힐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신다면 = 일단 군민선언을 하고 나면 그들과 함께 자생적 공동체 만들기를 위한 구체적인 작업을 해나갈 것이다. 예를 들어 상주는 해수욕장 관광객이 주 수입원이다. 그런데 만약 현재 기후위기를 막지 못해 1~2년 후 바다 수온이 올라가면 해파리가 몰려와 아무도 못 들어간다. 물에 못 들어갈 정도로 바다가 변할 것이다. 그러면 이 지역의 주 수입원이 끊겨 생존의 문제와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곧 다가올 이 심각한 상황을 이 지역 사람들과 함께 인식하면서 기후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일을 해야 한다. 지역별로 해나갈 것이다. 협동조합, 번영회, 청년회, 어촌계 등 지역의 다양한 사람들과 먼저 공유하는 일이 중요하다. 남해기후행동의 가장 중요사업이다. 
 
끝으로 하실 말씀은 = 기후위기는 이제 절대로 개인 소비자들의 재활용, 분리수거 등과 관계된 문제가 아니라 우리 인류가 죽느냐 살아남느냐 하는 문제다. 따라서 지금의 기후위기는 우리 군민들 모두가 주인이 되어 우리의 땅과 공기와 물을 지켜내야만 하는 절박한 문제다. 남해기후행동은 우리 군민들이 이 땅과 물과 공기를 지켜내어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삶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도울 뿐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우리 이웃인 군민들을 적극 찾아가 이야기를 듣고 그들이 나아갈 바를 정하면 함께 그 길을 걸어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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