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년 새해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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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인년 새해에 거는 기대
  • 남해타임즈
  • 승인 2022.02.04 11:41
  • 호수 7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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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관호 | 시인, 본지칼럼니스트
서 관 호시인본지 칼럼니스트
서 관 호
시인
본지 칼럼니스트

 일상의 하루는 어제나 오늘이나 별반 다르지 않은데도 삼동의 하루해는 짧다는 생각이 드시지요? 햇살을 가만히 손바닥에 받아보십시오. 얼마나 살갑고 따뜻하고 아늑한지! 순간, 더더욱 오래오래 햇살이 머물러 주기를 바라지만 이렇게 소중한 순간은 흐르고 흘러 달이 가고 해가 가서 또 새해가 되었고, 우리네 인생도 종점을 향해 달리는 기차여행에서 내려야 할 간이역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존경하는 군민 여러분! 임인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우리는 긴장된 2년여를 살아왔습니다. 온 인류가 다 겪는 재앙이라 나만 죽는 것도 아니니 무섭지가 않을 수도 있지만, 죽음이 반드시 내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거꾸로 뒤집어보면 그 사람이 나일 수 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 아닌가요? 그렇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의 일인 거지요. 그래서 우리는 조심을 해야 하고 인생의 소중함에 더욱 경건해지는 겁니다. 


 이렇게,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더 소중함을 느끼는 우리 인생에 있어서 남은 날은 어떻게 살 것인지, 더욱 햇살 환한 내일을 그림으로 그려보는 새해 아침이 되어보자고 제가 감히 펜을 들었습니다.  


 첫째, 주어진 행복을 찾아서 누리십시오. 세상에 행복을 갖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행한 사람이 많습니다. 그것은 행복은 마치 비눗방울이나 무지개와 같아서 순간에 사라지는 속성을 가졌으니까 스스로 찾아서 누리지 않으면 구경조차 못하니까요. 가령, 지압이나 스트레칭을 조금 하고나서 하늘 밑에 점 하나밖에 안 되는 자신을 위해서 생각해 보십시오. `아, 나를 위해서 좋은 일을 하니 몸이 좋아하구나!`하고 말입니다. 내가 나에게 한 일인데도 뭔가가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것이 행복입니다. 손가락 몇 번 움직인 수고, 생각을 잠시 스스로에게 돌려본 것뿐인데 어느새 나는 행복한 사람이 되어 있습니다. 한 톨의 씨앗을 심어서 잎이 피고 꽃이 피며 씨앗이 영그는 모습을 바라보는 행복, 구름 낀 누구에게 살가운 말 한마디 건네주어 엔돌핀을 돌려주는 행복 등등, 세상에 널려 있는 행복을 자기 것으로 만드십시오. 행복은 비눗방울입니다. 움켜쥐면 내 것이 되는 비눗방울!


 둘째, 욕심은 제발 내려놓으십시오. 목욕탕에 가서 발가벗은 몸으로 거울을 한 번 쳐다보십시오. 혹여 내 가슴에 검은 심장이 박혀있지나 않은지? 내 얼굴에 선(善)의 가면이 씌어있지나 않은지 말입니다. 세상에 잘난 사람은 참 많지만 깨끗한 사람은 매우 드뭅니다. 시꺼먼 먹물을 뒤집어쓰고 잘난 척을 하는 사람이 혹시 내가 아닌지 거울을 들여다보자는 겁니다. 조선시대의 한시「踏雪野中去 답설야중거」에는 "눈밭을 처음 걸어간 발자국은 다음 사람의 길이 된다"고 했습니다. 지금 내가 걸어간 발자국은 과연 내 자식의 길이 되고, 내 이웃의 길이 될 수 있을까요? 지난날 어려운 세상을 살아온 것은 참으로 위대하지만 죽을 때까지 욕심의 굴레를 쓰고 죽어간다면 그는 세상만 오염시킨 괴물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의 새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셋째, 올해는 `남해군 방문의 해`입니다. 내 자식이나 친지를 포함해서 우리 고장을 찾아오는 손님이 많기를 바라는 모든 군민의 소망을 실현하는 매우 큰 행사입니다. 예부터 손님을 맞을 적에는 청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상례였습니다. 작년에도 한 번 말씀드린 바 있지만, 이런 행사는 군민의 참여가 성패를 좌우합니다. 이미 새해가 한 달을 지나가고 있는데 손님맞이는 아직 준비가 덜 된 것 같습니다. 거리는 작년과 같고, 겉을 보면 속을 알듯이 자세도 달라지지 않았음이 훤히 보입니다. 저는 올해 세 번 정도 손님을 모셔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만, 여기를 안내한 뒤에 오셨던 분들이 과연 만족해할까, 너무너무 걱정이 되어 안내계획을 접을까말까 고민 중입니다. 청소를 했다, 옷을 갈아입었다, 음식을 내놓았다, 이런 느낌이 물씬 풍기는 `남해방문의해` 만들어보면 안 될까요? 나중에 "코로나 때문에 실패했다" 그런 핑계는 우리가 파는 우리의 무덤일 뿐일 테니까요. 


 넷째, 새해는 선거의 해입니다. 대통령을 뽑는 대선과 도지사, 군수 등을 뽑는 지방선거가 코앞입니다. 과거 우리 남해는 40세 전후의 젊은 일꾼을 여러 명 국회로 보낸 적이 있습니다. 그 시절 그 젊은 청년들이 무슨 돈이 있어서 우리에게 돈을 주어서 표를 찍었습니까? 한마디로 `인물`이었잖아요? 그래서 우리 남해는 인물의 고장이라고 불리었지요. 이번에도 우리는 그런 자부심의 선거, 인물선거를 해야 합니다. 지금이 어느 세월인데 아직도 누구 뒤에 서면 밥을 얻어먹을까, 누가 나에게 일당을 줄까?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지난번 선거에도 있었습니다. 우리는 최근에 실로 많은 일들을 경험했습니다. 나라를 경영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우리가 내 가정을 다스리는데도 `아뿔싸`를 거듭하지 않았던가요? 이제는 쌓아놓은 산을 더는 허물지 않도록 더욱 단단한 인물을 뽑아서 우리 군이 행복하고 나라가 살찌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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