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부른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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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부른 소리
  • 남해타임즈
  • 승인 2022.03.18 16:36
  • 호수 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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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국의 시대공감

 뭐 먹을래? 어느 순간부터 점심시간이 되면 지인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많은 이들이 딴 지역은 맛난 것이 많은데 우리 지역은 먹거리가 없어 매일 고민되기에 하는 말이라 한다. 그래서 어느 지역의 먹거리가 그렇게 맛나고 좋은지 어느 날 논쟁을 해보았다. 대부분 전남의 음식이 좋고 대도시는 퓨전요리와 다양성이 좋다고 이구동성 입을 모았다. 논쟁 끝에 그럼 그 지역에 주민들은 식사 시간에 "뭐 먹을까?" 하고 고민하는 말은 하지 않을까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사업이나 개인용무에 나가본, 우리가 부러워하는 맛집들이 즐비하다고 믿는 그 지역의 주민도 대부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고 끼니때마다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오히려 그들이 남해의 해산물과 회를 부러워하고 바쁜 시간을 쪼개어서라도 꼭 찾아와 먹겠다는 다짐을 들으며 사람 사는 게 지역 상관없이 모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보면 언제부터 손님의 취향을 물어보든 "뭐 먹을까?" 의 고민이 마땅히 먹고픈 걸 못 찾아서 하는 말로 바뀌었을까?
 필자의 유년기만 회상해보아도 도시락 반찬에 달걀만 들었어도 부러움의 대상이었고 지금은 흔해 빠진 짜장면과 돈가스는 특별한 날에만 먹는 별식이었기에 매일 먹는 것을 고민하는 요즘이 지난날을 낮추어 보는 듯 느껴져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모든 것이 풍요로운 요즘 끼니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맛난 것을 찾는 마음에 하는 "뭐 먹을래?"란 말속에 긍정보다는 항상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의 성토가 느껴지기에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쉽게 행복을 찾지 못하는 게 아닌가 고민해본다. 세상이 변한 게 아니라 짜장면 한 그릇에도 행복해하던 내가 변한 것을 인정할 때 행복은 가까워지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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