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그림 김형득
청춘의 어느 날, 바닷가에 서 있던 당신
그 곁에 오래 머물 수 없었네요
꽃 피지 않는 봄날 같은 세월이었어요
그리움이라는 게 잠시 잊히기도 하지만
꼬박꼬박 하루에 두 번씩은 밀려드는 밀물처럼
이십 년 넘게 가슴을 적시고 갔지요
당신의 바다가 차오르면 나의 바다는 비어가고
당신의 바다가 비면 나의 바다는 넘치고
너무 먼 길을 돌아서 왔네요
물새가 둥지를 여러 번 바꿀 동안
겨우 당신을 찾았어요
지금, 나의 바다는 당신의 바다와
같은 시간에 해가 뜨고
같은 시간에 노을이 지네요
그 곁에 오래 머물 수 없었던 청춘
*소재 제공: 지족 시앤씨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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