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과 클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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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과 클로버
  • 남해타임즈
  • 승인 2022.03.25 10:07
  • 호수 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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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향, 나의 삶 130
碧松 감충효 시인 / 칼럼니스트
碧松 감 충 효 시인 / 칼럼니스트
碧松 감 충 효
시인 / 칼럼니스트

가끔씩 왔었지만 미동으로 끝나더니 
이 날은 기감 일어 검이 나를 끌고 가서 
벽공에 기를 뿌리고 검 날 홀로 우짖다  
 
 
 얼마 전 전국 태극권 대회를 앞두고 출전하는 필자를 포함한 선수 4명은 실내에서의 수련이 끝나면 별도로 야외에서 보충훈련에 들어갔는데 그야말로 무아지경에 빠져 배고픈 줄도 모르고 출전 종목의 초식에 열중하다가 다른 회원들이 먹을 것을 가지고 응원 차 올라왔을 때에야 몰입에서 빠져나오곤 했다. 대회에서의 좋은 성적이야 노력여하에 달려있는 것이고 더 큰 목적은 정신수양과 몸 전체가 살아나는 양생효과를 보기 위함이다. 높은 산을 오를 때 무릎의 통증이 사라졌고 마라톤 10km 지점에서 오는 다리 인대의 통증이 말끔히 가셨다. 며칠 전 보건소에서 측정 결과 복부의 지방과 내장지방이 4kg이 줄어들고 골 근육량이 3kg 늘어났다. 이외에도 청신호도 여럿 있다. 50대로 접어 들면서 젊은 시절 고생스럽게 만들어 놓은 복근의 임금 왕자(王字)가 허무하게 사라지는 일을 겪었는데 지금에 와서 다시 살아나는 것은 참 흥미로운 일이다. 모두가 태극권을 수련한 이후로 일어나는 변화여서 태극권을 그냥 둘 수 없을 것 같다. 맨손으로 수련하는 태극권과 검을 잡고 하는 태극검도 있는데 수련자들은 대개 권법과 검법을 같이 수련한다. 여러 초식을 펼치는 동안 모여진 그 에너지는 검의 첨단에서 파르르 떨면서 나아갈 곳을 찾는다. 이렇게 모여진 에너지는 점점 갈고 닦는 과정에서 축적이 되어 검심과 정기를 더욱 단련시키게 되며 점점 그 단계가 높아질 수밖에 없고 검집에서 나오자 마자 푸른빛을 쏘면서 주인과 함께 유현의 궤적을 남기며 창공을 가르는 것이다.


 오늘도 검법을 수련하다가 휴식시간에 발아래 네 잎 클로버를 발견하고는 잠간 어릴 적 추억에 잠겨본다. 자세히 보니 네 잎 위에 앙증맞게 생긴 작은 잎 하나가 더 솟아있다. 다시 검을 잡는다. 마음을 다스리는 검법 앞에서 좀 더 추상같이 맑은 마음으로 살아보리라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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