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교를 남녀노소가 함께 어울리는 공간으로 만들어 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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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교를 남녀노소가 함께 어울리는 공간으로 만들어 갈 것"
  • 한중봉 기자
  • 승인 2022.04.04 14:05
  • 호수 7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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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김종철 남해향교 전교

향교는 고려와 조선시대의 지방에서 유학을 교육하기 위해 설립된 관학 교육기관이었다. 그런 탓으로 많은 사람들은 작금의 향교도 "공자 왈 맹자 왈"을 읊는 지역 유림들의 사랑방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향교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역사회 정신과 전통문화 계승의 산실 역할을 톡톡히 해 오고 있다.
남해향교가 어떤 일을 해 오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는 지난달 22일 유림회관에서 있었던 `2022 남해향교 정기총회`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남해향교는 이날 정기총회를 통해 2022년 주요 사업 계획으로 △전통혼례 주관 △청소년 및 군민대상 충효교실 개최 △전통문화 계승 위한 유림의 날 개최 △향교·서원 문화재 활용사업 실시 △유교 아카데미 개최 △`남해향교지` 증보판 발간 △남해읍 서변리 구 김의원 자택 개발사업 진행 △`제1회 전국 한시백일장` 추진 △지역 유림과 어른들을 위한 기로연 개최 등을 논의하고 가결했다.
이에 본지는 지난달 28일 유림회관내 전교실에서 김종철(79) 남해향교 전교를 만나 올해 남해향교의 중점사업과 남해향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지난해 6월 2년간의 임기를 시작한 김 전교는 2004년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마치고 남해군의회 의원, 남면노인대학장, 율곡사보존회장, 남해군사우협의회 회장, 중증장애인생활시설인 사랑의집 대표이사 등을 맡아 봉사 정신을 몸소 실천하는 지역사회의 어른이다.
"남해향교 전교를 맡고 나서부터 오히려 건강이 좋아지고 삶의 윤택함이 느껴진다"는 김 전교는 "앞으로 남해 향교를 남녀노소 모두의 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는 사랑방으로 만들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편집자 주〉

먼저 지난해 남해향교가 한 일이 궁금합니다 = 2021년 남해향교의 가장 큰 사업은 문화재청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향교·서원 문화재 활용사업입니다. 그 사업의 일환으로 일곱 가지 향교체험, 유림과 함께 떠나는 유교문화답사, 전통혼례, 봄과 가을밤의 열린 음악회를 개최했습니다. 그리고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로 성균관이 주관하는 유교아카데미를 20강좌 개설해 비대면으로 운영했습니다. 아울러 경상남도와 남해군의 보조사업으로 충효교실 인성교육, 전통문화 계승 유림의 날, 선비학당 유림학교를 운영했으며, 춘추기 석전대제를 봉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향교 기 제작, 역대 전교 현황판 설치, 향교 재산 일제 조사, 비품대장과 도서목록대장 비치 등 향교의 위상과 내실을 다지기 위한 일들을 했습니다.
 
올해 남해향교의 중점사업은 어떤 것으로 잡고 있는지요 = 올해로 3년째 행하고 있는 향교·서원 문화재 활용사업에 내실을 기해 많은 군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외부에서 남해를 찾는 관광객들이 향교에도 방문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자 합니다. 특히, 올해는 핀란드 국적의 신혼부부 한 쌍이 8월 24일 전통혼례를 신청해 대한민국의 전통문화가 세계적인 문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 가을께 서면의 한 젊은이가 전통혼례를 할 예정입니다. 코로나19 상황을 살펴 남해교육지원청과 협의해 인성교육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향교가 어른들의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젊은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중점 운영 방안을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지요 = 향교의 이미지 쇄신이 최우선 과제입니다. 그래서 조금씩 젊어져야 할 것입니다. 젊은 향교, 언제나 방문해 관람할 수 있는 열린 향교만이 앞으로 지향해야 할 남해향교의 나아갈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향교 장의들의 남다른 각오도 필요하고, 남해군청의 의지와 동참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노력만큼 젊은이들의 관심도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향교에 드나드는 사람들이 나이가 많고 고리타분하다는 편견을 깨뜨려야 하는데 참으로 어려운 문제입니다. 남해시대 같은 언론에서 자주 이런 문제를 다루어 주시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최근 남해향교의 활동 중 `전통혼례 재현 행사`가 지역주민들의 관심을 많이 끈 것 같습니다. 희망하는 사람이 있다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까요 = 저희 향교에는 2년 전 전통혼례 물품을 구입해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1년에 1~2회 이상 전통혼례를 진행해 왔습니다. 희망하는 사람이 있으면 전통혼례는 물론 결혼 40주년, 50주년, 60주년 기념 전통혼례 체험도 가능할 것입니다. 아울러 지역 어른들을 위한 기로연 행사도 지금보다 더 성대하게 갖도록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지역사회의 어른으로서 주민들과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유교문화는 고리타분한 문화가 아니라 참되고 바름을 지향하는 문화입니다. 유교문화가 확산되면 지역사회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도 편안하고 윤택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앞으로 남해 향교는 세대를 뛰어넘어 옛 선조들의 지혜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해 나갈 것입니다. 지역사회의 소중한 문화자산인 향교가 세대를 이어주는, 지역사회의 정신을 이어가는, 남녀노소가 함께 어울리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젊은이들을 비롯한 많은 군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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